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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에서 보여진 내 모습

by 일본의 케이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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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저녁 하기 귀찮다는 내 말에 

밖으로 나와 뭘 먹을까 두리번거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서는 걸 지겨워하지 않는데

가끔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 요즘 많이 피곤한 것 같아 ]

[ 응,, 조금,, 잠을 못 자서..]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불면증이 생겼는데

약을 복용하고 많이 좋아져 

깨지 않고 푹 잘 잤는데 웬일인지

일주일 전부터  다시 잠을 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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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깨달음이 여행사 얘길  꺼냈다.

[ 한국은 지금 완전 가을 날씨라던데? ]

[ 아니, 한국도 낮엔 덥대. 여기처럼 ]

[ 그럼, 우리 옷을 어떻게 입고 가지? ]

[ 그냥 재킷 입고 가면 될 것 같아 ]

한국행 티켓을 예약해 놓고 우린 행여나

이번에도 결항이 되지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했는데 여행사 전화를 받고

안심하고 스케줄을 짜기 시작했다.

깨달음은 이번에 한국에서

신발을 하나 사고 싶다고 했다.

[ 사, 사줄게, 얼마든지 사 ]

[ 그리고 핸드폰 줄은 홍대에서 살 거야 ]

[ 그래,,, 근데 한국은 아직 일본처럼 핸드폰을

줄로 매고 다니지 않는 것 같던데..

그래서 없을지 몰라 ]

[ 아니야,, 분명 있을 거야 ]

 

[ 현대백화점이랑 아모레퍼시픽 갈 거야,

3년동안,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생겼을 것

같으니까 여기 저기 찾아가 볼 거야 ]

[ 그래 ]

[ 그리고 성수동 카페도 갈 생각이야 ]

[ 그래 ]

[  근데,,당신은 한국에 가면 내가 말하는 거

뭐든지 다 들어주고 사고 싶어 하는 것도

다 사주잖아, 왜 그래? 여기서는 안 그러잖아 ]

[ 한국에서 당신은 외국인이잖아.

말도 못 하고, 익숙하지 않으니까 모든 걸

케어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거야 ]

[ 비싼 것도 그냥 막 사주잖아 ]

[ 그냥,, 기분 좋아라고..]

여기서는 제지하는 것도 많고 못 사게 

말리면서 한국에만 가면 완전 천사처럼

뭐든지 들어주는 게 신기하단다.

한국에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체류기간도 늘 3. 4일뿐인데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깨달음이 원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모두 들어주려고 했다.

그래 봤자 3박인데 사면 뭘 얼마나 사고

먹으면 얼마나 먹겠냐 싶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편인데 깨달음은

한국에 갈 때마다 내 모습이 천사처럼

보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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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깨달음, 이번에는 칼국수나 만두는

한 번씩만 먹자..]

[ 나, 문대통령이 갔던 삼청동 수제비도 먹고

명동 칼국수도 갈 건데..]

[ 아니..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른다면서 왜 같은 걸 

자주 먹으려 하냐는 거지..]

[ 그러긴 하는데.. 칼국수하고 수제비는

맛이 다르니까 꼭 먹어야 돼 ]

[............................... ]

이번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거냐고 다시 묻는 깨달음.

[ 응,,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 ]

[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한국에만 가면 천사인데 일본에서도

그 모습을 좀 보여주면 안 돼?

일본에 입국하는 순간, 그 천사 모습이

사라져 버린단 말이야..]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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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달라? ]

[ 응,,한국에서는 당신이 꼭 엄마처럼

너무 잘 챙겨주고 다 해주잖아..]

[ 여기서도 챙겨주잖아,,]

[ 그러긴한데..여기서는 무서운 엄마라고나

할까..한국처럼 인자한 모습이 아니야]

[ ................................... ]

내가 뭘 얼마나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지 정작 난 잘 모르겠지만 깨달음

눈에는 많이 다르게 느껴진 모양이다.

 

한국에서 한달살기를 하는 의미

아침을 먹고 세탁기를 돌리고 있는데  깨달음이 날도 좋으니 바람 쐬러 가자고 했다. [ 느닷없이 웬 바람쐬러야? ] [ 바다 보고 싶다면서, 가자, 옷 입어 ]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난 외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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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여기서는 당신이 나한테 잘하잖아.

내가 외국인이니까. 그거랑 같은 거야 ]

[ 아,, 그런 거야..]

뭔가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자기도 잘할 테니 한국에서 

잘 부탁한다며  음식 리스트를 저장해 둔

메모장을 내밀었다. 

 

갑자기 한국 이름을 만든 깨서방

5년 전 사서 딱 한번 사용했던 재봉틀을 버리기엔 약간의 미련이 남았지만 그냥 스티커를 붙였다. 여름용 좌식의자도 너무 멀쩡한 상태이지만 버리기로 했다. 깨달음은 오전 내내 자기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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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히로시마, 그리고 오사카까지...

아침 7시, 집을 나와 히로시마(広島)행 신칸센(新幹線)을 탔다. 좌석에 앉자 바로 깨달음은 도면을 꺼냈고 난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약 4시간을 달려야 한다. 나고야(名古屋)를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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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북엇국, 육개장, 마약김밥,

다섯 가지 맛 치킨, 파불고기, 연포탕,

꽃게찜, 마카롱, 인절미 떡..,,

갈 때마다 먹었던  메뉴들로 가득 적혀있는 걸

보니 이번에도 깨달음은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원래부터 좋아하는 것들을

즐길 생각 같은데 옆에서 난 맛있게

먹는 방법만 알려주면 될 것 같다. 

인자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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