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짐이라고 해봐야 별 게 없지만 옷 몇가지 넣고,,,선물도 몇 개 넣고,,,,
깨달음은 며칠 전에 미리 다 챙겼다고 자기 책상에서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뭐 적냐고, 먹고 싶은 것 적냐고 물었더니 실실 웃기만 한다.
짐을 다 챙기고 한 번 보여달라고 그랬더니 주저없이 보여준다.
스케쥴란에 회사관련 미팅만 적혀있고, 뒷 페이지 메모란에 목록이 적혀 있었다.
한국에서 먹을 것,
짜장면, 간장게장, 낙지볶음. 호떡, 탕수육, 갈비, 홍어.
약간 빈칸을 두고 적은 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통장정리, 돌솥, 인삼환 ,한국무용.
저번에 꼭 먹겠다고 했던 떡갈비, 보리밥은 왜 안 적었냐고 물었더니
광주하면 홍어밖에 생각이 안 나서 깜빡 잊였다고 목록을 다시 짜야겠단다.
그리고 통장정리 빼놓고는 뭔소린지 잘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돌솥은 돌솥비빔밥 셋트(받침, 집게포함)를 하나 사오고 싶다는 뜻이고
인삼환(정관장)은 친구들에게 한 병씩 주려고 사야한단다.
한국무용은 혹 시간이 나면 판소리와 함께 부채춤 같은 걸 볼 수 있을까해서 적었단다.
[ ................... ]
이번에 한국에 가는 건 아빠 추도 2주기여서 가는 거라고 놀러가는 게 아니라고 그랬더니
알고 있다고 그럼 한국무용은 지우겠단다.
아무튼, 저걸 다 먹고 올지, 사고 싶은 것도 빠짐없이 사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속이 있는 듯하면서 속이 없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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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님들, 한국에 잠시 다녀 오겠습니다.
잠시나마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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