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착, 동생집에 짐을 풀었다.
옷을 갈아 입기도 전에 태현이는 깨달음에게 햄스터를 보여주며 만져보라고 권하고,
좀 주저하더니 햄스터집에 손을 넣는다.
햄스터랑 놀다가 지친 태현이가 만화책을 깨달음 무릎에 대놓고 읽고 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말도 안 통하는데 둘은 찰떡 궁합인 것 같다.
저녁은 언니네 조카들도 합류, 임용고시 합격한 큰조카에게 깨달음이 신중하게 골랐던 선물을 건네주자
이니셜도 새겨져 있어 너무 맘에 든다고 고맙단다.
태현이는 또 그틈을 타서 깨달음 어깨를 주물러 주고,,,
동생이 다른 이모부들 옆엔 가려고도 하지 않는데 일본이모부한테만 저런다고
자기가 봐도 신기하단다. 옆에 있던 형부가 나도 좀 주물러 주라고 그래도 못 들은 척한다.
언니집에서 축하케익을 불고, 때늦은 새배를 한다고 그래서 얼떨결에 새배를 받고,,,
일어가 안 되는 조카들이 새해인사 대신에 [ 아이시테루-사랑해요 ]라고 하자 깨달음 입이 귀에 걸렸다.
둘째 조카가 [혼토니 아이시테루-진짜 사랑해요]라고 크게 하트까지 날려주자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고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면서 좋아하는 깨달음...
언니집에 나와 동생 가족들과 우린 신당동 떡볶기 골목을 산책하다가
신당동 떡볶기 안 먹어 봤다는 깨달음을 위해 간단하게 시켜 소주도 한 잔씩 나눴다.
다음날도 오리고기 좋아하는 깨달음은 훈제 오리통구이를 실컷 먹고,,,
난 별로 안 좋아해서 몇 점 먹다 말고,,,,
제일 압권이였던 건 국수가 나오자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신김치를 올려 돌돌 말아 먹는 깨달음을 보고 온 가족들이 고개를 저었다.
먹는 건 완전 한국 아저씨라고,,,어찌 일본사람이 저렇게 먹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그렇게 배불리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가야하지 않겠냐고
동생이 시켜준 짜장면, 탕수육, 우동, 짬뽕,,, 배부르다면서 짜장을 섞기 시작하는 깨달음..
참 대단한 식욕이다...
공항 라운지에서 한국에서의 3박4일 어땠냐고 물었더니 대만족이였다고
3월 초 자기 생일 축하와 선물도 미리 듬뿍 받아 기분 좋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서 최고였단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들이 자기를 변함없이 귀하게 대해주셔서 많이 고마웠다고
그래서도 더더욱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조카들도 자길 좋아해 줘서 행복했단다.
한국 들어오면 먹을려고 목록까지 적어놓았는데 못 먹은 게 몇 개 있지 않냐고 그랬더니
괜찮다고 그 대신 자긴 가족의 [사랑]을 많이 먹어서 배부르단다.
[ .................. ]
아무튼 다행이다, 깨달음이 만족했다니...
그리고 말도 안 통하는 깨달음을 편하게 대해주고
배려해 준 우리 조카들에게도 고맙다고 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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