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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한국 마스크를 쓰고 나간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20.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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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소포를 보내왔다.

영문으로 주소와 내 이름이 들어가 있는 걸 보고

내용물이 무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한국산 마스크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스크로도 충분한데

한국 마스크를 보낸 이유는 한국 게 

기능면에서 훨씬? 좋은 것도 있고 

해외 거주하는 가족, 형제에게 마스크를

보낼 수 있게 되어서라고 했다.

동생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더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마스크를 좀 더 넣어서

보내려고 했는데 우체국에서 말려서 많이

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깨달음은 패키지가 아이용처럼 귀엽다면서

어떻게 일본까지 보내졌는지 아주 신기해했다.

한국 정부에서 해외 거주자에게 보낼 수 있도록

허가가 나서 보낸 거라고 했더니

[ 문 재인 대통령이 보낸 준 거야? ]란다.

[ 아니,,허가를 해줬다는 거지, 보내도록,,]

[ 그게 그거지,,역시,,한국 대단해..진짜 멋져..

해외 거주자까지 챙길 여유가 생겼다는 건데..

일본은 도대체 뭘 하는지..,,]

 

깨달음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인인게

부끄러웠단다. 뉴스에서 아베가 작디 작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걸 볼 때마다 화가 

나다못해 할 말을 잃게 되고 그저 부끄러운 

생각만 든다고 했다.

[ 동생이 나도 나지만 당신에게 꼭 챙겨서

쓰게 하라고 했어 ]

[ 정말,,나도 주는 거야? ]

[ 그러지, 8장이니까 4장은 당신 거야 ]

 이렇게 

귀한 것을 자기까지 챙겨준다는 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갑자기 나갈 일이 생겼다며 

한국 마스크를 쓰고 처제에게

보내라며 인증포즈를 취하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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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몇시쯤 끝날 것 같아? ]

[ 몰라,,오늘은 그냥 회의만 하고 저녁식사는

없을 거야, 상황이 상황인만큼..]

[ 그래,,조심히 다녀와 ]

일정에 없던 회의에 급하게 참석하게 된 것은 

요즘 건설현장이 여기저기서 중단되는 사태가 

생겼고 그로 인해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파산, 고용문제가 가시화되면서

회장단들이 모여 의논을 나눈다고 했다.

실제로 깨달음 현장도 두 곳이 중단된 상태여서

걱정하고 있던 참인데 오늘 미팅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갈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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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나간지 4시간 후 깨달음은 돌아왔고

깨달음 회사에서 준공한 호텔이 오픈식을

 앞두고 있었는데 정부의 요청에 의해

코로나 경증환자를 받기로 했단다.

[ 우리 시박하기로 했던 아사쿠사의 그 호텔? ]

[ 응,,,벌써 환자 맞을 준비를 끝냈대 ]

[ 그래...]  

그리고 거래처였던 몇개의 사무실이 문을 닫고

파산신청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단다.

주된 내용은 앞으로 장기화 될듯한 이 코로나 사태를

대비해서 경영자들이 해야할 일들을 논의했다고 한다.

회의하는 2시간동안 창문을 다 열어놓고 해서

추워 죽는 줄 알았다며 쉬는 시간에 자신의 

마스크를 보고 사람들이 어디서 그렇게 비싸게

 보이는 마스크를 구입했냐며 물어서 

한국에서 문대통령이 보내준거라고

좀 오바해서 말했더니 한국의 코로나

대처방식을 다들 입을 모아 칭찬하며 

꽤나 부러워했단다.

 

특히, 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깨달음 선배는

역시 이번 코로나에 대응하는 걸 보고 

한국사람들의 영특함과 결단력이 제대로 보였다며

 드라이브 스루를 생각하는 센스는 절대로

일본인 머리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라고

혹시 남은 마스크가 있으면 자기도 한장 

줄 수 있냐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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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일본 아저씨

깨달음 선배와 뒤늦은 신년회를 하기로 했다. 깨달음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셨던 그 선배님.. 신년회라 하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린 3월의 중턱이지만 그냥 그런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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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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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준다고 그랬어? ]

[ 아니, 절대로 못 준다고 그랬지 ]

 그 대신 

아베 마스크가 도착하면 그걸 주겠다고

그랬더니 선배가 필요없다며 째려봤단다.

깨달음은 왠지 이 마스크가 쓰고 나가니까

갑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 들어

 아주 든든했단다.

한국은 코로나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일본은 아직도 출구를 찾지 못해 

헤매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마스크가 갑옷처럼 코로나를 막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황당한 생각을 하며

한국 마스크를 쓴 것 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어 참 다행이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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