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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4

나를 위해 남편이 한 기도 올해도 도리노이치(酉の市)를 다녀왔다.도리노이치는 11월 유일에 각지의 절이나 신사불각에서 열리는 개운초복과 사업번창을 기원하는축제로 애도시대부터 이어져왔다.한해의 무사함에 감사, 오는 해의 개운, 수복, 풍요와 다산, 재해를 막고 사업번창을 기원하는 축제의 하나이다.이 날은 복과 부를 긁어모으기 위해대나무로 만든 갈쿠리 모양의 구마노테(熊手)를 사서 회사나 집안에걸어 놓기 때문에 사업자들 뿐만 아니라가정내 안정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해년마다 온 가족, 연인들이 함께 나와각양각색의 갈퀴를 산다.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각종 포장마차에서는추위를 달래기 위해 오뎅과 따끈한 정종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깨달음은 내게 가방을 맡기고신사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 줄을 섰다.늦은 밤까지 방문객들의 행렬이 끊이지 .. 2017. 12. 5.
시아버님이 보여주신 배려와 사랑 깨달음이 잠긴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정막감이 맴돌았다.아무도 안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안방, 부엌, 이층, 그리고 마당까지 그 어디에서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었고냉냉하고 차분한 공기만이 맴돌았다.방문들을 열어 먼저 환기를 시키고 깨달음은 마당에 나가 아버님이 애지중지 키우시던 화초들에 물을 주었다.시부모님이 집을 비운지 채 10일도 되지 않았는데 포도는 주렁주렁 열렸고, 감나무에 감도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교토에 사시는 서방님이 시간이 날 때마다시댁에 들러, 집들을 정리하고필요한 것을 챙겨 요양병원에갖다드렸다고 하던데, 방 여기저기엔뭔가 물건을 찾은 듯한 흔적,덜 닫힌 서랍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린 간단한 점심을 먹고난 어머님 옷장과 장롱, 깨달음은 아버님이주로 사용하.. 2017. 10. 4.
오래된 친구,,그래서 좋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3층 레스토랑으로 옮겼다.병원측에서 내 준 식사를 앞에 두고 천천히 녹차를 마셨다.벽에 걸린 벽시계는 12시를 막 넘어가고 있고어제 저녁, 8시부터 물 한모금 먹지 못하고아침부터 종합검진을 했다. 갈증으로 말라가던 몸을 따끈한 녹차로진정을 시키고 흰 죽을 입에 넣었더니목이 아파서 삼키기가 거북했다.매해 하는 위내시경인데 난 참 버겁다.그래도 어젯밤 친구 미현이랑 약속했으니 잘 먹고 건강해야한다는 생각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식사를 하는데미현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케이야,,나 다음주에 너 만나러 가려고,,][ 응? 뭔일이야? 왜 그래? 갑자기? ][ 그냥 니가 보고 싶어서~][ 음,,오는 건 괜찮은데,, 무슨 일이야? ][ 그냥,,갑자기 휴가가 생겨서~][ 아니..저번주 통화.. 2017. 4. 21.
일본 회사의 근로기준과 노동시간의 실태 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던 후배에게 회사로 소포를 보냈다.사무실 뿐만 아니라 집이 가까움에도 불구하고이렇게 소포를 보내야하는데는후배가 밤낮이 없이 일을 하다보니 만날 시간이 없어서였다.물론 집에는 거의 못 들어가고매일 회사에서 밤을 새다시피한다고 했다..김치와 밑반찬은 보낼 수 없어 그냥 인스턴트 음식 등을 좀 넣어 보냈다. [ 후배한테 소포 보냈는데 감기약을 넣는다는 게 깜빡했어, 당신 방에 있어서,, 휴일도 없이 일 했대..집에도 못 가니까근처 사우나에서 씻고 또 일 하고 그러느라감기 걸릴 틈도 없을 정도래..][ 그 회사 이름이 뭐라고 했지? ]깨달음은 이 후배 얘기만 하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진짜 못 된 회사야, 일을 너무 시키고 있잖아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일은 몇 배로 시키고진짜 못 .. 2017. 4. 7.
한일커플의 새해 바람 우린 주말이면 오다이바를 자주 간다.이곳으로 이사온 뒤, 가깝다는 이유도 있고결혼전 데이트를 가장 많이 했던 곳이기에곳곳마다 그 때의 기억들이묻어나서 자주 온다. 저 분수 반대편 레스토랑에서와인을 두 병이나 마시고 내가 술이 취해서 깨달음이 처음으로업어 주었던 날도 있었다. 여전히, 매주마다 다채로운 쇼를 보여주는 거리의 공연자들..특히 침팬지 쇼는 인기가 많아 수입도 좋다. 그리고 깨달음이 어릴적 먹고 자란 불량식품들과 장난감들이 즐비한 상점가에서같이 게임을 했던 기억도 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토토로샵에 가서는작은 키홀더를 몇 개 사는게늘 기본적인 코스였다. 그렇게 쇼핑을 마치고 야경을 보며 식사를 했다.오늘도 우린 같은 코스를 돌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다.자리를 안내 받고 앉자마다 반대편에서안면이 있는 .. 2017. 1. 2.
일본 시어머니께 배우고 싶은 것 [ 어머니, 잘 받았어요. 근데 왜 보내셨어요,,안 보내셔도 되는데, 날도 추워졌는데..][ 응,도착했나보네, 늦게 보내서 미안하구나,좀 일찍 보냈어야했는데...][ 제가 괜찮다고 말씀 드렸는데...][ 케이짱에게 해 줄 게 그것 밖에 없어서,,][ 무슨 그런 말씀 하세요..죄송하게..][ 우리는 매달 맛있는 거 많이 받잖아그래서 조금이라도 케이짱이 좋아하는 거 보내주고 싶어서.... ][ 정말 괜찮은데.....][ 맛은 괜찮지? 내가 맛을 봤더니 달긴 달던데 ][ 정말 달고 맛있더라구요, 근데, 다리도 아프신데 직접 가신 거에요?][ 응, 내가 먹어봐야 알 것 같아서...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네... ] 시어머니가 감을 한 박스 보내셨다.내가 감을 좋아하는 걸 아시고3년전부터 매해 보내시긴 하는데시댁 .. 2016. 11. 28.
홀로 계신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 전주 한옥마을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길 우린 병원에 들렀다.큰 언니 시어머님이 계시는 암요양병원이였다.병원에 들리기 전에 먼저 시어머니 아파트에서필요한 속옷들을 챙겨 병원에 향하던 길엄마가 차 안에서 서럽게 우셨다.“ 아무도 없는 썰렁한 아파트에 들어간께기분이 요상하고,,꼭,,내 모습을 본 것같아서 너무 슬프더라,,늙어서 병들어 이제 죽을 일만 남았다고생각헌께 징하게 서럽고, 니기 시어머니 마음을생각해본께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실까말도 다 못할 것인디...,,,” 한 번 터진 엄마의 슬픔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앞자리에 있던 깨달음이 걱정스런 눈으로엄마와 함께 울고 있는 큰 언니를 번갈아 쳐다봤다.병원에 도착했더니 마침 저녁식사시간이여서우리는 그냥 대기실에서 기다리고엄마와 언니가 병실로 들어갔다. 그렇.. 2016. 11. 19.
삶과 죽음이 별 게 아니다 깨달음 입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했다. 옷을 갈아입고 말없이 신칸센 티켓을 예약하더니만 갑자기 일어나 옷장에서 상복을 꺼내었다. [ 나도 가야겠지...] [ 아니.당신은 안 가도 돼.원래 가족들만 하기로 한 건데 난,,그동안 고마워서 가는 거야..] [ 진짜 나 안 가도 될까....] [ 괜찮아..내일 첫차로 갔다가 장례식만 보고 바로 사무실로 돌아와야 돼... 미팅도 있고,,..] 내 쪽으로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턱을 괸 상태로 티켓예약에만 몰두했다. 속상해서 술을 많이 마신거냐고 물을 뻔 했지만 그냥 입을 다물고 난 깨달음 방을 나왔다. 다카시 형님이 돌아가셨다. 거래처 부장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단다. 깨달음보다 8살 위인 삼촌의 아들인 다카시형님이 어제 새벽 돌아가셨다.. 2016. 6. 30.
일본의 어버이날, 우리가 해드린 것 황금연휴 마지막 날, 우린 시댁을 가기로 결정했다. 아버님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퇴원을 해도 좋다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고, 어버이날도 겸해서 시댁행을 택했다. 아버님이 계시는 요양병원에 도착했을 땐 점심시간이였고 어르신들이 다들 모여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우린 식사시간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버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우리를 보자, 아이처럼 좋아하시며 보조보행기를 밀고 우리쪽으로 걸어오셨다. 물리치료 횟수를 늘린 덕분에 보행도 많이 좋아지고 혈당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직접 뵈니 정말 놀랄만큼 정상으로 돌아오신 듯했다. [ 어~아버지, 인자 잘 걷네~~ 허리도 바로 펴지고~완전 다 나았네...] 깨달음 목소리가 하이톤이 되면서 아버님을 가까운 소파에 앉.. 2016. 5. 7.
국제커플에게 건강이란... 오후. 5시,,초음파실로 향했다. 깨달음은 보이지 않았고,,,30,40분이 지났을 무렵 깨달음이 환자복차림으로 나왔는데 표정이 무표정이였다. 옷을 갈아입고 담당의 앞에 나란히 앉았다. 2미리 정도의 폴립이 3개, 8미리 정도의 폴립이 1개 발견이 되었고 이 8미리 필립은 수술을 해야한다는 결정이 났다. 안 하면 안 되냐고 깨달음이 물었고 악성은 아니지만 사이즈도 그렇고 수술을 권한다고 하셨다. 혹, 식사나 음식물을 주의해야 할 게 있냐고 어쭈었더니 특별히 조심할 건 없다고 하셨다. 병원을 나오면서부터 깨달음은 [배고프다]는 소릴 계속했다. 하긴, 내시경검사를 위해 2틀간 거의 먹질 못해서 안타깝긴 했다. 뭐가 먹고 싶냐고 했더니 기름진 걸 먹을 거란다. 가게에 들어가 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폭풍흡입을 했다.. 2016. 5. 2.
부부가 아프지 말아야 할 이유 올 초 우리는 종합건강검진을 했었다. 그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니 서로를 위해서라도 매해 검진을 하자고 약속을 했었다. 그 검진 결과가 2월 말에 나왔고, 서로 재검진이 필요한 항목들은 예약을 끝낸 상태였다. 우린 병원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가다가 입구에서 내려 말없이 걸었다. 지난달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 왔었는데 오늘은 푸르디 푸른 새잎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점심 시간인데도 환자들은 너무도 많았다. 오늘 이렇게 병원에 같이 온 이유는 깨달음의 오른쪽 신장에 결석이 발견되었고 내시경수술을 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재검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석이 1,5센치 이상이면 수술을 해야하며 5일간의 입원이 필요할 거라했었다. 그래서 재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의 유무가 확정되기 때문에 나와 같이 온 것이.. 2016. 4. 25.
딸들만을 위한 일본의 전통축제 매해 3월 3일, 이곳 일본에선 히나 마쯔리(ひな祭り)라는 여자 아이를 위한 축제의 날이다. 약 17세기부터 시작한 이 축제는 신록의 계절인 3월에 여자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일본의 전통축제이다. 이날에는 히나닌교(ひな人形)이라고 불리는 인형들을 붉은 천을 깐 단 위에 장식하는 풍습이 있고 복숭아꽃, 쌀과자, 떡, 단술 등을 준비해서 여자아이의 무병장수, 성장, 행복들을 신에게 기원하는 일본의 5대명절 중의 하나이다. 3주전부터 백화점, 대형마트에서는 히마마쯔리 코너가 따로 지정되어 있어 딸을 가진 부모님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내가 가까이서 내다보고 있었더니 점원이 다가와서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었다. 얼굴이 비슷하게 보여도 자세히 보면 얼굴모양들이 다들 다르다고 인형을 제작하는 회사마다 특색도 있지.. 2016. 3. 2.
해외 거주자, 그리고 가족 블로그 글을 본 우리 자매들과 카톡을 나눴다. 블로그 내용이 애매모호해서 괜히 더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전화로 통화를 하면 간단할 것을 언니, 동생 모두가 조심스러워 묻지 못하고 카톡을 했다고 한다. 동생은 내가 한국에 들어와 한국에서 검사든 치료든 다시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많은 것 같았다. 깨달음도 한국에 가서 해 볼거냐는 얘길 한 번 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싫다고 했었다. 괜히, 깨달음 혼자 두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해외에서 살다가 병 들어 고국 찾아 엄마, 그리고 형제,자매들에게 마음 쓰이게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였다. 같은 하늘땅에 살면 좋은 게 많을 것이다. 아프면 금방 달려와 주고 맛난 것 있으면 다 같이 모여 먹기도 하고, 좋은 일도, 슬픈 일도 가까이서 수.. 2015. 11. 12.
본 받고 싶은 우리 시어머니 저녁무렵에 택배가 도착했다. 우리 시어머니 성함이 적혀 있었다. 지난 5월 연휴 때 찾아뵙고 이사한 뒤로 전화를 한 번 드렸을 때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는데 왠 소포를 보내셨을까.... 일단 깨달음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알겠다고 집에서 설명해 준다는 말을 남겼다. 무슨 설명?을 한다는 소린지... 열어 봤더니 시아버님 이름으로 이사 축하 노시가 둘러 있었다. (熨斗 노시- 경사 때나 축하 선물, 답례품에 첨부하는 전통 종이장식) 어머님께 전화를 드릴려다가 깨달음과 얘길 나눈 다음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두었다. 깨달음이 퇴근하고 들어오길래 바로 물었다. 어머님에게 무슨 일 있냐고? 지난 번 전화 드렸을 때 별일 없으신 것 같던데 왠지 이상하다고,,, 뭘 보내실 때는 언제나 무슨 말씀을 하시거나 메모.. 2015. 6. 27.
해외 거주자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 매달 같은 시간대, 같은 날이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내 이름이 불리워질 때까지 초조했다. 늘 환자가 많아 예약시간보다 30분정도 미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오늘은 20분 빨리 병원에 도착을 했다. 그냥 마음을 가다듬고 싶어서였다. 오늘이 재발의 여부및 완치가 확인되는 날이기 때문이였다. 긴장을 하지 않기 위해 쉼호흡도 해보고 행여, 결과가 나쁘게 나오더라도 여유롭게 생각하자고, 그 때도 버티었으니까 잘 버틸거라고 내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또 위로를 하며 마음 다지기를 반복,,, 그래도 번호표가 울릴 때마다 눈을 떴다, 감았다,,,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마음의 안정이 되질 않아 그냥 눈을 뜬채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모습들을 멍하니 지켜보며 저 사람은 어디가 아파서 온 것일까,,,,,, 혼자 상상도 해보고.. 2015.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