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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37

블로그를 하다보면 별일이 다 있다. 난, 고등학생 때부터 일기를 써왔다. 지나간 하루를 뒤돌아 보며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반성하는 식에 내용들이 전부였지만 짧게나마 몇 마디 적고나면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에 시작했던 일기였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도 늘 써 왔던 일기식이 제일 편했고, 늘 하던대로 글을 써 나갔다. 그래서인지 내 블로그 내용들은 극히 개인적이고 아주 소소한 얘기들이 전부이다. 부부,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간에 오갔던 삶의 이야기들 밖에 나오질 않는다. 해외생활이란 걸 하고 있지만 워낙에 내가 정치, 경제, 외교에 관한 내용은 문외한인 것도 있고 별 관심도 없어 다루지를 못한다. 그저, 내가 가까이서 느끼고, 경험하고, 체험한, 그리고 함께 했던 이들과의 얘기를 위주로 쓰고 있다. 그런데 1년전부터 내가 올린.. 2014. 3. 15.
일본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게 통한다. 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개인전엔 늘 일러스트를 선보였다. 석사과정 때 담당교수님이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영향도 있었고 내 작품을 보고 한국적인 느낌이 좋다고 칭찬을 해주셨던 걸 힘 입어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다. 본인인 나는 전혀 못 느꼈다. 내 작품에서 묻어나는 한국적인 성향을..... 개인전에 오신분들이 자주 하셨던 소리는 색상에서 한국이 느껴진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올해 들어 펼친 책들이 한국전통에 관한 책들이다. 마크, 문양들이 심플하면서 한국냄새 풀풀 풍겨서 참 좋다. 스케치를 시작하는 날 천천히 쳐다보더니 깨달음이 한마디를 한다. 당신은 한국인이니까 어릴적부터 보고 느낀 풍경, 형태, 색채가 일본인과는 다른 게 분명 있다고 그 걸 작품에 넣어 보라고,,,, 매 해 개인전을 열 때마다 제일.. 2014. 3. 14.
일본 우체국 직원이 보여준 인간미 난 유학시절부터 우체국을 이용해 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살고 있던 집하고 가까웠던 것과 한국에 소포를 보내는데도 편하길래 이용하고 있다. 오늘도 소포를 보낼려고 우체국에 들러 한국 친구에게 보내고 통장정리도 좀 하고 돌아오려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소포 보내시려고 오셨냐며 나한테 추천하고 싶은 정기적금이 있는데 괜찮으면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냐며 이윤이 더 나오는 상품이 있다고 소개하고 싶단다. 실은 올 해 들어서 내게 신상품 팜플렛을 몇 번 보내 왔지만 그냥 모른척 했었다. 일단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설명을 듣다가 12년 후면 내가 이곳에 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내가 일본에 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내 통장에 입금이 되니 걱정말라며 일본을 떠나실 생각이냐고 넌즈시.. 2014. 3. 7.
왜 한국과자에 목숨을 거는 걸까... 한국에 한 번 다녀올 때마다 우린 상당량에 물건?들을 가져온다. 코리아타운에 가면 대부분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직접 사오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이다. 오버차지를 물어도 다 못가져 올 것 같은 물건들은 한국에 도착하는 첫 날, 마트에서 구입한 뒤 바로 일본으로 보내곤 한다. 이번에도 우린 무거운 것, 부피가 큰 것, 그리고 깨달음이 고른 잡다한 것들을 2박스로 나눠 보냈었다. 고추, 김, 젓갈, 떡국, 마른 나물, 쥐포, 문어다리, 마늘장아찌, 인삼정, 고구마 등등,, 그리고 한국 과자들,,,,,,오예스보다 더 맛있는 걸 발견했다고 좋아했던 야채크래커... 오늘 도착한 또 다른 박스 감기약, 배즙, 라면, 샴푸, 린스, 검은콩, 된장, 깨, 참기름, 조선간장, 그리고 깨달음이 마지막날 .. 2014. 3. 5.
10대 조카들과 50대 일본 이모부 서울에 도착, 동생집에 짐을 풀었다. 옷을 갈아 입기도 전에 태현이는 깨달음에게 햄스터를 보여주며 만져보라고 권하고, 좀 주저하더니 햄스터집에 손을 넣는다. 햄스터랑 놀다가 지친 태현이가 만화책을 깨달음 무릎에 대놓고 읽고 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말도 안 통하는데 둘은 찰떡 궁합인 것 같다. 저녁은 언니네 조카들도 합류, 임용고시 합격한 큰조카에게 깨달음이 신중하게 골랐던 선물을 건네주자 이니셜도 새겨져 있어 너무 맘에 든다고 고맙단다. 태현이는 또 그틈을 타서 깨달음 어깨를 주물러 주고,,, 동생이 다른 이모부들 옆엔 가려고도 하지 않는데 일본이모부한테만 저런다고 자기가 봐도 신기하단다. 옆에 있던 형부가 나도 좀 주물러 주라고 그래도 못 들은 척한다. 언니집에서 축하케익을 불고, 때늦은 새.. 2014. 3. 1.
한국에서 보낸 둘째날, 행복이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태현이(조카)는 깨달음이 있는 우리방으로 달려 들어왔다. 그걸 본 제부가 태현이가 형님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한마디 했다. 오후에는 서울로 다시 올라가야했기에 짐을 챙기고 있던 깨달음이 태현이에게 늦은 새뱃돈을 주니까 괜찮다고 안 받는다고 몇 번 빼더니 어색하게 받는다. 간단하게 아침을 마치자 오빠, 언니네 가족들이 모였고, 함께 아빠가 계시는 납골당으로 향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이곳은 늘 썰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등짝이 오싹할 만큼.... 오빠가 간단하게 기도를 하고,,,나도 모르게 죽으면 다 소용없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 저녁에 있을 추도식 준비를 했다. 친척들이 모이고 추도예배 시작,,, 올 추도식은 왠지모르게 더 쓸쓸하고 텅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 2014. 2. 28.
한국을 좋아한 이유가 따로 있었네.. 목사님이 책 한 권을 주셨다. 내가 아닌 깨서방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라며 건네 주셨다. 1970,80년대, 한국인들의 일상을 일본인이 카메라로 담은 사진집이였다. [7080 지나간 우리의 일상]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더니 첫마디가 [양반이다~]였다. 내가 70,80년대는 양반/쌍놈 구별이 없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 때 당시 한복을 곱게 입고 다니신 분들은 양반집안이 틀림없다고 자기가 장담한단다 자기가 1985년도 한국에 처음 갔을 때도 가끔 길거리에서 아줌마들은 치마저고리를, 아저씨들은 바지저고리를 입고 계신 걸 봤다고 흰 백색의 자태가 참 보기 좋았다며 그 당시 말로만 듣던 한복을 직접 보니까 신기하기만 했다고 감회에 젖는다. 뜨거운 연탄불 위에서 띠기, 달고나를 했던 것도 자기.. 201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