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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새롭게 배운 남편의 한국어가 웃기다

by 일본의 케이 2017. 2. 3.


올해 들어 난 약속대로 깨달음에게 

되도록이면 한국어로 말을 걸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귀에 

익혔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대화가 되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한국어로

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편이고

 깨달음에겐 아는 단어나 문장이 있으면

틀려도 좋으니까 자꾸 말을 해보라고 했다.

[ 오늘은 뭐 먹었어요? ]

[ 오늘은 야키도리 먹어요 ]

[ 먹었어요라고 과거형으로 얘기해야 돼 ]

이런 식으로 틀린부분을 수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흘러보낸다.

그런데, 역시나 학습효과가 2주전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내가 많이 놀라고 있다.

어제 라디오에서 전유나의 

[ 너를 사랑하고도]가 흘러나오자

[ 노래,, 술포요(슬퍼요) ]라고 했다.

또 저녁을 준비하며 나물이 싱거워 소금을

 더 넣어야겠다고 했더니 

[ 아니라니깐~ 좋아요~]라고 했다.

어디서 배웠는지 확실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분명 한국 방송, 특히 예능프로가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확실하다.


 깨달음이 이렇게 갑자기 한국어를 하게 자극을 

준 사람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승재의

 출연이였고 나름 충격을 받은 듯 했다. 

[ 작은 애가 어쩌면 저렇게 말을 잘해?

천재 아니야? ]

[ 책을 많이 읽어줬대..엄마가,,]

[ 처음보네..저렇게 작은 애가,..27개월짜리가

저렇게 표현할 수 있어?  나도 배우고 싶다 ]

[ 충격이지? 나도 당신에게 책 읽어 줄까?]

[ 아니,,책 말고 저 아이처럼 여기저기

견학을 많이 시켜 줘. 그러면 새로운 것을 보고 

말이 늘 것 같애..  ]

[ ............................ ]

그래서 요즘은 한국어 단어들도 조금씩 

주입시키고 있다.



며칠전에는 날씨에 관한 대화를 가졌다. 

[ 오늘 추웠지? ]

[ 추오요(추워요)~많이, 너무 추오요~]

[ 회사는 안 추워요? ]

[ 회사는 조금 추오요 ]

[ 회사는 조금 추었어요? ]

[ 네, 회사는 추오요 ]

이 정도면 아주 조금씩이지만 

발전이 보이는 것도 같은데 아직도 멀었다. 

역시나 과거형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고

 아직 이정도밖에 되질 않지만 승재 덕분에

자극받아서 노력을 하고 한다.

제발, 한국어학원을 다녔으면 좋겠는데

다른 일본 아저씨들도 회사 일이 있어서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고 했다.

주말반이나 퇴근 후에 다니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독학을 하시는 분이 많다.

(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사진)


그리고 학원에 아줌마들이 많은 것도

조금은 부끄럽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깨달음은 바쁜 것도 있지만 내가 봤을 때

학원에 다녀서까지 한국어를 습득하려고 하는 

의욕이 부족하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가

 언어쪽은 약하다고 인정을 해서인지

자기 스타일대로 배우려고 한다.


어느날은 연락도 없이 귀가가 늦더니 

10시가 다 되어 카톡이 왔다. 

[집에 갈까? 집에 가자?] 라고 왔길래

빨리오라고 했더니  

[하지 마세요, 무서워요 ]라고 보내왔다.

지난 주말에 내가 컴퓨터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깨달음이 말을 걸어와서 건성건성 대답을 했더니 

가까이 와서는 [ 이리와 ,귀 주세요 ]라고

 하더니만 내 귀에 대고 얘길 했었다.


어제는 저녁에 내가 카카오 톡을 하고 있는데 

옆에 살며시 다가오더니 묻는다.

[ 누구에요? 남자? 여자? ]

[ 응, 후배야  ]

[ 안돼요, 남자친구 ]

[ ........................... ]

[ 죽어요, 남자친구 ]

[ 남자친구가 있으면 죽는다는 소리야?

죽인다는 소리야? ]

[ 응, 케이 죽어요 ]

[ ......................... ]

[ 응,, 많이 아파요, 깨달음 ]

안 배워도 되는 한국어를 제일 먼저 습득하는게

외국인들의 본능이라고들 하지만 깨달음의 말이 

서툴러서인지 왠지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조금씩,조금씩 한국어를 익히려고 하는 

모습이 귀엽고 기특해서 엉덩이를 두들기며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작은 

목소리로 [ 뵨태 (변태)]라고 했다.

[ ........................ ]

그런 단어를 어디서 배웠는지 추궁했더니

선배가 가르쳐 줬다면서 안 좋은 말이니까

자주 사용하지 않을 거라며 걱정말란다.

이왕이면 귀엽고 예쁜 한국어를 앞으로도 

많이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 되면서도 

배우려는 애쓰는 자세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댓글18

  • 프라우지니 2017.02.03 02:34 신고

    궁디를 자주 두드려주셔야 할거 같습니다. 너무 간만이라 변태소리를 들으신것이 아닌가 싶습니다.ㅋㅋㅋㅋ
    깨달음님 한국어 공부 응원하는 사람 많다고 전해주세요.^^
    답글

  • oyumino 2017.02.03 08:40

    제 남편은 20년 전에 NHK라디오 한글강좌로 배웠어요
    일본에서 오래 살아선지 한국어로 대화하다가 가끔 한국 단어가 생각이 안날땐 일본인 남편이 가르쳐줍니다. 아...
    아이들은 NHK Eテレ 보고 있어요
    생각보다 꽤 성과가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깨달음님도 Eテレ어때요?
    답글

  • Lovelycat 2017.02.03 08:58

    작은딸이 승재 또래인데 승재만큼 말이 많지는 않지만 또래에 비해 연결문이나 복합문을 많이 씁니다
    예를 들면, '나는 이걸 했는데 **(친구이름)이는 저걸 했어. 재밌었어' 하는 식이에요
    저는 일부러 말을 많이 걸었고 깨달음님처럼 때로 틀린 말로 대답하면 자연스럽게 '아~ **먹었어요?'하고 받았어요
    그럼 다시 고쳐서 바르게 대답을 하더라고요
    같이 있으면서 대화를 많이 주고받은게 말이 빨리 튼 계기인듯 싶어요
    그리고 아기말을 쓰지않고 우리가 쓰는 일상생활 언어로 말을 했고요
    사실 제가 말하는걸 좋아해서 혼자있으면 벽 보고도 말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깨달음님 말 배우는걸 보고 생각나서 얘기해드려요
    올해는 한국어 많이 늘어서 장모님이랑 한국말로 통화도 하시길 바래요^^
    답글

  • Hwan 2017.02.03 09:50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답글

  • 말그미 2017.02.03 10:32

    아.. 한국어.
    저의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시보다는 잘 쓰는 말을 주로 한국어도 표현해주는데..
    그래도 조금씩 알아가긴 하는데 갈 길이 머네요.
    하지만 외운 것은 기억해서 사용하니까
    요즘은 "많이"라는 말에 꽂혀서 뭘하면 마니마니~라고 해서 그 모습이 귀여워서..ㅋㅋㅋ
    저도 좀 예쁜 말을 좋은 말을 많이 가르쳐줘야겠구나 싶었어요.
    저의 남자친구도 뵨태를 어디선가 듣고서는 통화하다가 어떤 상황에서 저에게 뵨태라고..^^;;;;
    답글

  • 산사랑 2017.02.03 10:48

    깨달음님 잘 하실 것 같아요.
    저도 올 1월부터 중국어 배우는데, 역시 남의 나라 말은 어려워요 ㅠㅠ

    답글

  • 지후아빠 2017.02.03 11:22

    ^^ [죽어요, 남자친구]에서 빵 터졌다가, [응,, 많이 아파요 깨달음]에서 마음이 녹네요....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때 의례히 느끼는 부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깨달음님 멋진 남자시네요.... ㅎㅎ
    답글

  • 2017.02.03 11: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스굴라 2017.02.03 11:55 신고

    배우려는 마음이 넘 대단하신거 같아요^^ 보통은 마음만 가지고 있고 실천은 안하는데 존경스러우세요 ㅎ
    답글

  • 2017.02.03 12:2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피치알리스 2017.02.03 16:25 신고

    너무 귀여워요. 저도 한국말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에게 유치원 애교식으로 한국말을 하는데, 그에 재미 붙여서 곧잘 한국말 하더군요. ㅎㅎㅎ 부부사이에는 알콩달콩하게 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어서 제가 느끼는 재미의 10배이상일 것 같습니다. ^^
    답글

  • 이쁜악어 2017.02.03 19:35

    죽어요 남자친구
    재미있어요ㅋㅋ~
    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답글

  • Camelia 2017.02.03 21:02

    "뵨태"--압권입니다!
    깨달음님,간밧테 구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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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마마 2017.02.04 10:00

    제가 한국에 왔었을때는 아직 한류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전이었고 다문화라는 단어도 없었을 시절이라 일본에서 기본적인것만 배우고 한국에 와서는 한국어가 넘 어려워 처음에는 일본어로만 남편하고 대화를 했었어요.. 그러다 역시 깨달음님처럼 TV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어요^^ 가끔 남편이 케이님 처럼 발음을 고쳐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TV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문화나 풍습, 습관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수 있었어요~ 깨달음님도 꼭 잘 하시게 될거예요~~~^^
    답글

  • 2017.02.04 22:1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처음 2017.02.05 00:56

    말은 서툴어도 마음은 잘 통하니까 괜찮아요! 요번에 홍깅동 나오는 사극하던데 남자분들 사극 좋아하니까 같이 보면서 공부해보시는거 어떨까요? 한자어는 오히려 잘 이해하실 것 같아사요.
    답글

  • Herr 초이 2017.02.05 05:34 신고

    아항 남편분은 아직 한국어를 못하시나봐요
    대화를 한국어랑 일본어 섞어서 하실줄 알았는데..
    답글

  • 쨈쿠키 2017.02.06 13:45

    그래도 깨달음님 듣기는 제법 되시나 봐요~ ㅎㅎ 그것만으로도 대단한데요? ㅎㅎ 한국에서 깨달음님의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