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신랑(깨달음)

누가 남편을 일본인이라 할까.

by 일본의 케이 2021. 11. 1.
728x90

오전 내내 깨달음은 자기 방에서

나는 내 방에서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가 다 되어갈 무렵

깨달음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 뭐 해? ]

[ 책 봐 ]

[ 우리 밖에 나갈까? ]

[ 어디? ]

[ 시장에 ]

[ 왠 시장? 뭐 살 거 있어? ]

[ 아니. 그냥,, 사람들 구경하러...]

쯔키지 (築地)시장은 이미 영업이 끝났고

다른 재래시장은 우에노(上野)밖에 없는데

굳이 쇼핑할 것도 아니면서 가야 하는 이유가

뭔지 다시 물었더니 살 게 생겼다고 했다.

 한국 같으면 재래시장에서 이것저것

살 게 많지만 이곳에서는 특별히

사고 싶은 것도, 살 것도 없어 그냥

시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가끔 찾는 곳이

바로 이곳 우에노 아메요코(アメ横)이다.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재래시장이지만

이곳은 세계 각국의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어

 다국적 사람들이 자주 찾은 곳이다.

[ 저기 한국 식당 새로 생겼나 봐 ]

[ 그러네..예전에 없지 않았어? ]

[ 완전,,먹거리 거리로 변했네..]

 태국, 대만, 중국, 네팔, 인도, 베트남, 터키,

아시아계 식당겸 노점들이 많아져 분위기가

시장이라기 보다는 먹자골목 느낌이

물씬 풍겼다.

우리가 작년 추석 때, 추석 분위기 느끼고

싶어서 왔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 저기 봐, 저기도 새로 생겼네...]

[ 맞아,,케밥 가게가 더 넓어졌어..]

[ 역시 먹는 장사가 돈을 번다는 걸

 알아차렸나 봐, 다들.. ]

오후시간인데도 노천 테이블은 어느 가게나

만석이였고 깨달음이 치즈 핫도그 앞에서

좀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렸다.

[ 깨달음, 뭐 살 거 있다면서, 뭐 살 건데 ]

[ 살 게 있었는데 그냥 안 살 거야..]

[ 뭐였는데? ]

[ 음,꼬막,,근데 없어... 그냥 아버지한테

보낼 센베이(煎餅)나 사야겠어 ]

[ 그래서 아까 생선가게를 유심히 본 거야? ]

[ 응,, 딱 한 군데 팔았는데 아무리 봐도

싱싱해 보이지 않았어, 쯔키지 수산시장에

갔어야 했는데 너무 늦어서 혹시나하고

여기 와봤던 건데 역시나 아니었어 ]

오전에 자기 방에서 제철음식 책자를 보다가

꼬막 채취하는 기사를 봤더니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고 했다.

아버님이 좋아하는 사탕도 몇 가지 골라 사고

나오는데 한국 과자 허니버터 칩이 있어

깨달음에게 사주겠다고 했더니 싫단다.

[ 예전에 당신이 엄청 좋아했던 거야 ] 

[ 알아, 근데 지금은 과자 먹을 기분이 아니야, 

꼬막을 못 사서 우울해 ]

[ ....................................... ]

 맥이 빠진 표정을 하고 날 쳐다보길래

동남아쪽 해산물을 많이 취급하는

지하에 있는 상가쪽을 가보자고 했더니

점점 사람들도 몰려들고 있고 지하는 왠지

코로나 위험이 더할 것 같아서 싫단다.

300x250

[ 그럼 포기할 거지, 깨달음? ]

[ 응,, 그냥 집에 가는 게 낫겠어 ] 

[ 그냥 가기 그러면 당신 좋아하는

쇼트케이크 먹을래? ]

[ 응, 그건 먹을래 ]

역 쪽으로 걸어 나오며 왜 내가 깨달음 기분을

달래줘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분위기가

 달래줘야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https://keijapan.tistory.com/899

 

외국인 사위,이런 사위 또 없습니다

서울에서 선배와 늦은 술자리를 했던 우린  술이 덜 깬 상태로 광주행 케이티엑스에 몸을 실었다. 나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깨달음은 아침까지 얼굴이 빨간 상태여서 술을 깨기 위해 물과 커

keijapan.tistory.com

지금은 꼬막철이 아닌 것도 있고 역시

 여기가 아닌 쯔키지(築地)에 가야만이

제대로 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으니

좀 더 추워지면 그때 한 번 가보자고 했다.

케이크의 생크림이 입술에 묻은지도 모르고

 맛나게 먹으면서 한국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 않냐고 묻는다.

[ 사시사철은 아니지만 거의 있다고 봐야지 ]

[ 그것 봐, 언제든지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그게 안 되니까 짜증 나..]

먹고 싶을 때 어떻게든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럴 못하니 짜증이 나는 모양이다.

728x90

https://keijapan.tistory.com/1182

 

남편이 한국에서 행복한 이유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동안에도 깨달음은 어디를 갈 것인지, 뭘 먹을 것인지 핸드폰에 입력을 하고 있었다. 오후에 가야할 친구 딸의  결혼식까지 여유가 있으니 잠깐이라도 서울을 둘러

keijapan.tistory.com

( 엄마집에서 열심히 꼬막 까먹던 깨달음) 

언제인지 확실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우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이니 먹고 싶은 것은

주저하지도 말고, 돈 생각 말고, 그 때 그 때,

바로 바로, 마음껏, 실컷 먹자는 얘기를 나눴다.

아마 코로나로 사망자들이 늘어가는 걸

보면서 나왔던 얘기인 것 같은데 돈이

있어도 건강 잃으면 아무 소용없고 

건강히 살아있고, 식욕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먹고 싶은 것은 가격 생각말고 무조건

먹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95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식 식사법

약간씩 걸을 수 있게 되었던 한 달 전부터 난 집에서 예전처럼 식사준비를 했다. 지난주 병원에서 아직 골절부분이 100% 붙지 않았다는 의외의 소견을 듣고 좀 쇼크였지만 시간이 약이니 조심하

keijapan.tistory.com

그렇게 생각을 전환해서인지 오늘처럼

이렇게 못 먹는 경우가 생기면 굉장히

서운해하고 실망스러워 했다.

[ 참은 김에 조금만 더 참아, 내년에

한국 가면 삼시세끼 꼬막 먹게 해 줄게 ]

[ 정말이지? ]

[ 응, 걱정 마 ]

[ 나, 그 팔딱팔딱 뛰는 대하도 먹고 싶은데 ] 

 [ 알았어 ]

[ 또. 완전 코를 톡 쏘는 잘 삭힌 홍어도,

그리고 종로에서 먹었던 전어 소금구이도,,,

아, 과메기인가, 그것도 안 먹어봤는데..]

[.................................... ]

반응형

https://keijapan.tistory.com/1347

 

한국에서의 3박4일은 이러했다.

깨달음은 생각보다 일찍 입국장에 나타났다. 지난 12월엔 입국심사를 하는데 1시간이상 걸렸는데 이번에는 바로 나왔다. 호텔에 짐가방을 두고 서촌 한옥마을을 갔다가 경복궁으로 옮겨 조선

keijapan.tistory.com

대하,전어,과메기는 제철에만 먹는 것인데 

어찌 다 외우고 있었을까...

난 홍어를 못 먹는데, 그것도 

제대로 삭힌 걸로 먹고 싶다는 말에

더 이상 위로의 말을 찾지 못했다.

원래 식탐이 없었던 깨달음은 뭔 일인지

한국에만 가면 사람이 돌변한 것처럼

먹는데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걸 알기에 뭐든지 깨달음이 원하는 건

 다 먹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지금은 갈 수 없으니 

나도 해소해줄 길이 없다. 

작년에 동생이 보내준 꼬막 통조림으로

반찬을 만들었는데 통조림 특유의 맛이

난다면서 진짜 꼬막이 먹고 싶다며 울부짖었다.

코리아타운에서 어느 정도 해결하면 되겠지만

짜장면 이외는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고 하는

까다로운 사람이니 그냥 한국 갈 때까지

참을 수밖에 없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입맛으로만 보면 깨달음을 누가

일본 사람이라고 할까.. 

참 여러모로 연구대상이다.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