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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자기 인기에 취해 사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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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겨울용 양복을 맞췄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깨달음이 현역 생활을 하는데

마지막 양복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가장 좋은 원단으로 골랐다.

옆에서 보고 있던 깨달음이 너무 비싸다고

 망설이길래 마지막까지 멋진 양복 입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고했더니

그런 뜻이였냐면서 순순히 수치를 쟀다.

재단사분이 작년 여름에도 한 벌 맞추지

않았냐며 허리둘레가 1센티 줄였다고 하자

허리는 다이어트하느라 줄은 것이고

재난지원금 나왔을 때 여름용으로

한 벌 맞췄는데 이젠 양복 맞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자기 취향에 맞는 버튼과 안감까지 고르고

수납장이 배달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바로 백화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릇 욕심이 많은 것도 있고 

파티용 그릇들을 세트로 사다 보니

수납공간이 부족해 새로 주문한 수납장이

오늘에서야 도착을 했다.

결혼 때 샀던 것과 같은 모델을 원했지만

 단품이 되었다고 해서 비슷한 페턴으로

골랐는데도 느낌이 별로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어 깨달음과 함께 

사이즈별, 색깔별 그릇정리를 하는데

무슨 그릇들이 이렇게도 많은지 두 수납장을

가득 채우고도 큰 접시들이 남았다.

[ 한 번도 안 쓴 게 꽤 있네...]

[ 응,, 파티할 때 쓰려고 미리 샀던 거,,,]

[ 이 국그릇, 밥그릇, 막걸리 대접까지 쓰려면

정말 파티를 또 해야 되는데..]

[ 언젠간 하겠지...]

정리를 마치고 깨달음은 [ 미스터 선샤인]을

시청했고 난 버릴 접시들을 챙겼다.

 

그리고 이른 저녁을 먹고 먹은 후

이웃님들에게 보낼 연하장을 꺼냈다.

[ 올 해가 마지막이야? ]

[ 응 ]

[ 왜 마지막이라고 그랬어? ]

[ 내년에는 어찌 될지 몰라서 ]

[ 총 몇 장이야? ]

[ 187장 ]

100장 정도 될 거라 생각했던 모양인지

짐짓 놀라는 표정을 하고는 갑자기 팔목을

돌리면서 한 시간 이상은 걸리겠다고 나보고

우표를 먼저 붙이고 있으란다.

[ 뭐라고 쓸 거야? ]

[ 행운을 드립니다라고 쓸 거야 ]

두어 번 연습하고는 바로 쓰기 시작하는데

매년 느끼는 거지만 초등 1학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엉성한 글씨다.

[ 당신은 뭐라고 쓸 거야? ]

[ 건강하시라고 쓸 거야 ]

 [ 행운을 드립니다 외에 다른 말은 뭐가 있지? ]

[ 여러 가지 있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

[ 복이 들어오는 멋진 문구가 좋은데 ]

[ 행운을 드립니다도 좋은 말이잖아,

좋은 운을 드린다는 뜻이니까 ]

[ 그냥 행복을 드립니다라고 쓸까? ]

한국에서는 잘 안 쓰는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행운을 행복으로 바꿔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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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라워서 [ 행복]을 어떻게 쓸 줄 아냐고

했더니 한국어 쓰기 공부 중이어서

몇 번 써 봤고 행복이라는 단어는 외웠단다.

[ 노래에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라고

하잖아, 택시 드라이버 노래, 그래서도 행복은

쓸 수 있지, 금방 잊어버리긴 하지만,, ]

[ 아,,, 양화대교,, 택시 드라이버 아니야 ]

글씨를 다 쓰고 우표를 한 장씩 붙이며

엽서에 대고 [ 조심하세요 ]라고 했다.

[ 조심하세요는 뭐야? ]

[ 조심히 한국에 가라는 뜻이야 ]

[ .......................................... ]

 

나 몰래 남편이 주문한 것

한국의 구정이었지만 우리는, 아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년, 구정이 되면 되도록 한국식으로 쇠려고 떡국이며 갈비, 전 등 명절 음식을 장만하곤 했지만 올 해는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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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매년 연하장을 쓸 때마다 자기가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며

팬들에게 사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 깨달음,,그런 생각을 하지마..우린 아니.

.당신은 그냥 평범한 아저씨일뿐이야 ]

평범한 아저씨라는 말이 거슬렸는지 자기

회사보다 연하장을 두배나 많이 보내는데

이정도면 유명한 거 아니냐며 만약에

번개팅 같은 거 했으면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거라면서 의기양양했다. 

[ .............................................. ]

[ TV에 안 나간 것도 당신이 싫다고해서

안 나간 거고, 만약에 나갔으면 지금보다

훨씬 인기가 많았을 거야 ]

자기가 좀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찬스였는데

TV 출연을 안 한 거뿐이라며 거들먹거렸다.

왜 깨달음은 저런 착각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대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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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매일 사 오는 것들

결혼을 하고 신혼때부터 깨달음은 퇴근하는 길에 뭔가를 사들고 왔다. 신기해서 왜 사오냐고 물으면  당신이 좋아하는 거니까라고 말할 때도 있고  맛있게 보여서라던가 세일하길래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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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어. 깨달음, 일단 진정하고,,우표

비툴어지지 않게 반듯히 붙여..]

[ 해외에서도 많이 신청했네, 싱가포르, 중국,

뉴질랜드, 필리핀, 독일, 캐나다, 미국,,대단해~] 

[ 근데. 여전히 못 받으신 분들이 계신 것 같아,

분명 제대로 보냈는데도..]

[ 여기 우편번호가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그 차이 아닐까? 아님 집배원이

귀찮아서 배달 안 했던지.. ]

[ 아니야,,우편번호 없어도 받으신 분이

있단 말이야,, 왜 못 받는지 도대체 모르겠어,

주소가 틀리지 않을 텐데...]

깨달음은 자기가 연하장에 염원을

불어넣어서 올 해는 별 탈없이 갈 거라며

자기를 믿으란다.

근거 없는 저 자신감? 은 뭔지... 

블로그가 자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는 깨달음이 목에 힘을 줄만하지만

이젠 그 호시절이 끝났음을

 알려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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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한달살기를 하는 의미

아침을 먹고 세탁기를 돌리고 있는데  깨달음이 날도 좋으니 바람 쐬러 가자고 했다. [ 느닷없이 웬 바람쐬러야? ] [ 바다 보고 싶다면서, 가자, 옷 입어 ]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난 외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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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귀하게 적어주신 주소로 

연하장을 보냈습니다.

( 마감일 지켜주신 분 한정 ) 

우체국에서 올 해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우편물들이 늦어지고 있다며

 각국의 우체국 사정에 의해 변수가 따르겠지만

크리스마스 전후, 아니면 새해가 넘어서

도착할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혹, 일찍 도착하거나, 또는 새해를 지나

도착하더라도 여러분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몇몇 분은 주소를 적었지만

못 받았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옆에서 깨달음이 매년 연예인 기분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 늦더라도 무사히

여러분들이 계시는 곳까지 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답니다. 

올 해는 저희가 보내드린 모든 분들, 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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