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신랑(깨달음)

다시 되살아난 남편의 하루

by 일본의 케이 2022. 8. 2.
728x90
728x170

어제, 드디어 음성 판정을 받은 깨달음은

코로나에서 해방된 날이라며 꽤나 들떠 있었다.

[ 나, 이제 밖에서 놀아도 돼 ]

[ 그렇게 놀고 싶었어? ]

[ 응 ! ]

뭘 어떻게 놀고 싶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기된 얼굴을 하고는  코로나 때문에

예약을 취소했던 딤섬을 먹으러 갔다.

 

紹興酒 (쇼우코슈)를 한 잔 하며 10일 넘게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자기 방으로 내가 식사를 가져다주고

비닐장갑을 끼고 여기저기 알코올로 닦고

세탁물도 따로 돌리는 걸 보면서 내 일을

두배로 늘렸다는 생각에 미안했단다.

[ 아니야, 별로 힘들지 않았어 ]

[ 그렇게 말해주니까 고맙네, 그리고

우리 직원도 이젠 용서해 줘, 분명

그 직원 때문에 나도 코로나에 걸렸지만..]

양성 판정을 받고도 버젓이 회사에 나왔던

그 직원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흥분했던

내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직원의

가정사?를 얘기해주면서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줬으면 한다고

내게 술잔을 권했다.

 

[ 알았어, 이젠 당신도 나았으니까

아무 감정 없어, 그런 그렇고 여긴

완전 홍콩맛이 제대로지? ]

[ 홍콩에 본점이 있잖아 ]

[ 올 때마다 느끼는데 홍콩 그대로를

가져다 놓은 거 같아. 스탭도 다 홍콩인인가? ]

모두 홍콩인인지 중국인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인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우린 무사히 깨달음이 회복됨을

축하하며 다시 술잔을 기울이다 문득 코로나

보험금이 꽤나 나올 거라는 얘기를 했다.

 생각보다 보험금이 많이 나오더라면서

내게 뭐 필요한 거 있냐길래 없다고 했다.

[ 그럼, 그 돈으로 우리 놀러 갈까? ]

[ 지금 코로나 감염자가 매일 2만 명을 넘고 

있는데 어딜 가..]

[ 나는 이제 면역이 생겨서 괜찮아]

[................................ ] 

728x90

 돌파 감염, 2차 감염자도 많으니 지금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자 오늘만큼은

2주간 참아왔던 것들을

마음껏 풀고 싶다며 말리지 말란다.

300x250

짭쪼롬한 갈비 솥밥까지 맛있게 먹고

집에 가려는데 술을 한 잔 더 하자고 했다.

적당히 취기가 올라 나는 좋았는데

깨달음은 약간 부족한 듯해 알았다고

가자고 했는데 탕수육을 먹겠단다.

[ 또 기름진 거 먹는다고? ]

[ 응, 오랜만에 소주에 탕수육 먹고 싶어 ]

[ 그래.. 가자,,]

반응형

 

일본에서 또 추석상을 차리다.

좀 이른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우리집 발코니에서 한참 작업중이였다. 대대적인 외벽보수공사가 시작된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날부터 온 집안에 있는 창문엔

keijapan.tistory.com

건배를 하기도 전에 술잔을 털어 넣는 깨달음.

[ 오~~~~ 달다 달아, 내가 2주 동안

입이 먹고 싶은 것보다 몸에 좋은 것만

먹느라고 좀 지겨웠거든, 이렇게 한 번씩

탕수육도 먹어줘야 몸이 기뻐해 ]

[.............................. ]

술기운이 돌아서인지 깨달음 기분은

최고조로 치솟았고 내게 알통을

몇 번이나 보여주면서

다시 건강해졌다고 확인시키듯

만져보라며 주책을 떨었다.

알딸딸하게 취한 상태로 탕수육을 다 비운  후

집에 가려는데 이번엔 디저트를

먹어야겠다고 했다.

 

 

나에겐 여전히 불편한 일본의 이 문화

도쿄돔에서 야구경기가 열렸다. 깨달음과 나는 솔직히 야구에 별 취미가 없지만 사업상 의리로 구매해야할 티켓이 매해 주어지기에 도쿄에서 시합이 있는 날이면 되도록이면 보러가려고 한

keijapan.tistory.com

 

 

일본인이 서울에서 가장 부러웠다는 이것

[ 케이짱은 뭐 마셔? ] [ 우유 마실게 ] 한달 전에 전화 통화를 했던 그녀가  우리동네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는 건 내게  보고?를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리모토 상은 스포츠

keijapan.tistory.com

[ 깨달음, 배 안 불러? ] 

[ 배부르는데 디저트는 먹어야지.

나,, 코로나 때는 입맛이 없었잖아, 근데

식욕이 폭발했나 봐, 자꾸만 당겨,

치즈케이크도 먹을 거야 ]

[ 그래... 먹어,,..]

입맛이 없었던 건 사실인데

저렇게까지 잘 먹는 걸 보니 깨달음이

이젠 완전히 회복이 된 듯싶어 다행이다.

이 날, 내가 주문한 딸기 케이크까지 먹은 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