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깨달음 회사에서 환영식이 있었다.
새로 들어온 직원을 위한 자리였는데
코로나로 몇 번 연기를 하다가
괜찮겠다 싶어 열린 환영식이었다.
난 공교롭게 시간을 못 내서 참석하지
못했는데 회사 근처 이자카야에서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금요일, 환영식의 주인공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옆자리에 앉았던
여직원은 열이 40도까지 올랐다.
미리 잡힌 미팅은 다른 직원에게
대처시키고 깨달음도 함께 참석하느라
주말도 회사에서 보냈다.
환영식에 참석했던 모든 이들이 코로나 검사를
했고 새 직원과 여직원이 양성,
그 외 깨달음과 다른 분들은 다행히 음성이었다.
물론 나도 바로 검사를 하고 아무 일 없이
지나는가 싶었는데 깨달음이 목이 아프다더니
급기야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가 여름을 맞이하면서
각종 이벤트와 축제들이 다시 부활하자
하루가 다르게 감염자가 늘고 있다.
어제는 신규 감염이 5만 명이 넘더니
오늘은 3만 7천 명이다. 다시 감염자가
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규제는 없을 거라고 했다.
나 역시도 코로나에 둔감해진 건 사실이지만
또 이렇게 눈앞에 코로나가 다가오니
겁이 나기도 하고 걱정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여서 빨리 퇴근할 거라고
3시쯤 카톡이 왔고 내가 집에 도착해보니
깨달음은 감기약을
먹은 채로 자기 방에 누워있었다.
내 소리에 잠이 깼는지 마스크를 쓴 채로
방문을 빼꼼 열고는 오는 길에 다시
재검사했다며 결과는 내일 나올거란다.
[ 뭐 좀 먹을래? 당신이 좋아하는
롤케이크 사 왔는데..]
[ 아니,, 그냥 잘래 ]
[ 어디가 제일 안 좋아? ]
[ 목이 아프고 두통이 있어.... ]
[ 열은? ]
[ 열은 없어, 36도야 ]
[ 뭐 필요한 건 없어? ]
[ 응,,]
[ 먹고 싶은 게 있거나 배고프면 말해 ]
[ 응,,알았어, 아마 피곤이 겹친 것 같애]
[ 그러면 다행인데..]
늘상 입버릇처럼 무리하지 말라고
쉬엄쉬엄 하라고 했지만 성격상으로도
또한 자기 일을 너무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깨달음은 일을 하는데 있어 전력투구뿐이였다.
직원이 코로나에 걸리자 뒷정리를 하느라
더 바빴던 것도 분명 있었지만 이래저래
과부화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케이크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깨달음인데
오늘은 그냥 다 싫은 모양이다.
간혹 기침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는데
깨워야 할지, 그냥 놔둬야 하는지 모르겠다.
혹 깨달음이 양성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 주방에 들어가 누룽지를
일단 만들기 시작했다.
왜 누룽지여야하는지 확실한 이유는
없었지만 아무튼 만들어야될 것만 같았다.
정말 양성 결과가 나온다면 몸이 버티고
이겨낼 수 있도록 영양 가득한 음식들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은데 뭐가 좋을까..
머릿속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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