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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의 이 문화는 여전히 불편하다

by 일본의 케이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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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내가 없었던 주말에 

빠지지 않고 영화감상을 했단다.

토요일은 아침부터 집을 나서서 상영시간에

맞춰 신주쿠(新宿)에서 시부야(渋谷)로

옮겨가며 보기도 하고  배우 최민식 씨가 주연으로

나온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려고

평일날, 개봉관을 가기위해 퇴근을 일찍하고

유일한 취미생활 즐겼다고 한다.

 이번주도 깨달음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집 근처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어가며 2시간 30분간의

상영시간을 지루함 없이 보고 나왔다.

그리고 근처  라멘가게에서

쯔케멘(つけ麵)을 먹으며 영화후기를

서로 얘기하다 약속이나 한 듯 가게를 나와

암반욕(岩盤浴)을 하러 갔다.

한국의 찜질방과 같은 느낌의 목욕시설인데

한국처럼 다양한 찜질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건 아니고 암반욕과 천연돌이 깔린 방이

나뉘어져 있고 건식, 습식, 한방 사우나, 노천탕도

함께 있어 우린 상당히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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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욕은 따끈한 돌 위에 누워서

땀을 흘리는 사우나 스타일이다.

대략 45도 전후로 달궈진 암반 위에

수건을 깔고 누워 있으면 적당한 습도 덕분에

기분 좋고 무리 없이 땀을 뺄 수 있다.

천연광석에서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방출돼서

몸속에 쌓여있는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몸을 해독시킨다는 장점이 있고

땀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방을 옮겨가며 땀을 쫘악 빼고 나면 우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레스토랑에서

달궈진 몸을 식히려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팥빙수를 즐긴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도 있고

커플도 많고 친구끼리 온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팥빙수를 허겁지겁 먹던 깨달음이 내게 물었다.

[ 오늘도 백운석에서 땀 빼는 여자 둘,

화장 안 지운채로 있던데 당신 봤어? ]

[ 응, 봤어 ]

[ 게르마늄에 누워 있던 여자는 속눈썹도

붙인 상태였어 ]

[ 알아,,나도 봤어,, ]

내가 항상 온천이나 대중목욕탕을

이용할 때마다 일본의 목욕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해서인지 깨달음도

유심히 사람들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긴 듯했다.

암반욕에 들어오기 전에 가볍게 샤워를 한 후에

 전용복장으로 갈아입고 들어오는 게 순서인데

도대체 그녀들은 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왔는지

남자인 자기가 생각해도 도무지 모르겠단다.

[ 남자친구랑 같이 와서 맨얼굴 보여주기

싫은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땀으로 마스카라랑

파운데이션이 흘러내리는데 그게 더

지저분하지 않을까? ]

[ 깨달음,,그만 얘기해..난 포기했으니까..]

20년이 넘도록 이곳 일본에서 살면서 모든 건

100% 적응하고 이해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목욕문화만큼은 여전히

내겐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중에 하나이다.

스포츠 짐에서 에어로빅으로 땀을 흠뻑 빼고

나서 그대로 사우나에 들어가는 걸 보고

기겁을 했던 때가 20년 전이였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일본의 목욕문화는

특별히 변화 없이 여전히 화장도

지우지 않고 머리도 감지 않은 채

사우나를 즐기고 탕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특히 20대, 30대 여성들이 주로 많은데

올 초에 갔던 아오모리(青森) 온천에서도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는 12명 중에

5명이 화장도 그대로, 머리도 안 감은 채로

탕 속에 들어왔었다.

20년이 넘도록 봐 왔기에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도 볼 때마다 보는 내가 찝찝한 기분이

들어 같은 탕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게

싫어져 바로 나올 때가 많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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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친한 일본인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넌즈시 물어보면 거의 같은 답변을 한다.

어릴 적부터 자기 집 욕조에 들어갈 때

가볍게 몸을 씻고 들어가긴 하는데

가족끼리니까 안 씻고 들어갈 때가 있기도 하고

머리 감기는 추우니까(한국처럼 온돌이

아니어서욕실이 많이 추움) 몸을 다 씻고

가장 마지막에, 머리를 감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처럼 먼저 머리도 감고 몸도

씻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에서 20년을 살아보니

[ 케이야, 괜찮아? 일본 또 심각해 지더라.. 어쩌냐?] [ 그냥 조심하고 있어 ] [ 한국에 나올 수도 없고,,정말 답답하겠다 ] [ 응, 이젠 그냥 포기했어..한국에는 언제갈지 기약을 못할 것 같애 ]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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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순서를 묻고 싶은 게 아니었는데

아무튼  그 얘길 듣고나서부터

이것 또한  목욕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하기로 했었다. 

깨달음에게 물어보니 남탕에서 보면 남자들도

안 씻고 탕으로  바로 들어오는 사람이

가끔 있고 머리를 안 감은 남자들은

꽤나 많다고 했을 때 난 포기라고나 할까.

그냥 받아들이자라고 마음은 먹지만 

매번 눈앞에서 목격하면 여전히

강한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돈에 대한 개념이 너무 다른 일본인

깨달음 대학동창인 가네코 상이 우리부부를 초대했다. 대학시절 무전여행을 함께 하며 공부 외에도 청춘을 즐겁게 보낸 사이라고 알고 있다. 가네코 상은 올해 퇴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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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지난달, 깨달음과 서울역 근처 호텔에

머물며 사우나를 이용하는데 일본인 관광객

모녀가 와서는 목 아랫부분인

 몸에만 물을 몇 번 끼었고

바로 탕에 들어갔었다. 

그 뒤로 난 탕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모녀는 탕에서 나와선 그대로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뺐었다. 

머리에서 몸에서 나는 담배냄새,

향수냄새,, 그리고 인간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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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그날도 검색을 해봤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도 찾아봤더니

여러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목욕 순서가

다 똑같아서 한편으론 놀라웠다. 

1, 얼굴 클렌징   2. 욕탕(입욕)  3, 머리 감기

4. 몸 씻기,  5 세수하기 순인데

역시나 머리 감기와 몸 씻기는 4,5번으로

탕에 들어간 후에 하라고 하니 

한국과는 꽤나 다르긴 달랐다.

 

나에겐 여전히 불편한 일본의 이 문화

도쿄돔에서 야구경기가 열렸다. 깨달음과 나는 솔직히 야구에 별 취미가 없지만 사업상 의리로 구매해야할 티켓이 매해 주어지기에 도쿄에서 시합이 있는 날이면 되도록이면 보러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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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탕에서 일본식으로 욕탕과

사우나를 이용한다면  모두가 놀라거나

때밀이 아줌마에게

한소리 들을 것이다.

제발 Y죤,  거시기라도 좀 씻고

 탕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인데....

20년을 살아도, 아니 30년을 살아도

좀처럼 흡수하기 힘든 문화인 건 분명한데

해결책이 없으니 그냥 그러러니 하고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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