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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요코하마에서 들은 남편의 과거

by 일본의 케이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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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横浜)는 깨달음에서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선배 회사에서 건축사로

일을 시작하고 자기 회사를 처음 차렸던 곳이

이곳 요코하마인 덕분에 어딜 가나

젊은 날의 진한 추억들이 묻어있다고 했다.

버블시대(1980년대 후반) 였을 때는 매일 밤,

유흥을 즐기며 모든 업소의 언니? 들과

아주 친한 소통이 많았다는 요코하마.

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깨달음과

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듣는

우리 부부는 역시 내공이 쌓인

중년임이 틀림없었다.

요코하마역에서 야마시타공원(山下公園)으로

이동하는 시버스(シーバス)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깨달음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이름 모를 언니들과

먹었다던 도넛을 사 와서는 맛있게 먹었다.

 

[ 깨달음, 그때는 인기가 많았나 봐? ]

[ 음, 좀 있었지.. 그때는 돈을 물 쓰듯이

썼으니까,, 돈 보고 좋아했겠지 ]

[ 당신의 삶에 있어서 전성기였어? ]

[ 전성기라기보다는,, 그냥 좀 놀았지..

그때는 거의 접대가 많아서 안 갈 수가 없었어 ]

[ 잘했어. 그 시절이 있어서 지금에

당신이 있는 거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피식 웃으면서

만약에 회사를 도쿄로 옮기지

않았으면 아마도 망했을 거라고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주변에서는 이전하지 말라고

다들 말렸지만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단다.  

 

출렁이는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깨달음은 아마도 젊은 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자신이 열정을 쏟아냈던 도시 요코하마를

천천히 둘러보는 듯했다.

햇살은 따사로운데 바닷바람은 차가웠다.

마냥 즐거운 우린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유람선에 손을 흔들었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나와 차이나타운으로 옮겨간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놀라 찾아둔 맛집에

줄을 섰다가 포기하고 주변을 산책했다.

뭐 먹을까 두리번거렸지만 역시나 

깨달음이 예전에 단골로 다녔던 곳에

가는 게 확실하다고 해서 다시 

그곳으로 옮겨가는데 손금을 봐주는 가게가

즐비해서 놀랐다.

 

[ 중국인들이 손금 보는 걸 좋아하나 봐?]

[ 아니지,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일본인 상대로 장사를 하는 거지 ]

[ 아,, 그래,, 근데 저 손금이 맞나? ]

[ 손금도 변하잖아,, 나도 예전에  돈을 엄청

많이 번다고 손금에는 나왔다는데

맞지도 않는 것 같아 ]

[ 중국 언니들 있는데도 갔어? ]

[ 당연하지. 요코하마에서 차이나타운은

유명하잖아, 그리고 이 주변에

유흥주점이 밀집되어서 크라브(クラブ)가

일본인 언니들뿐만 아니라 중국인, 한국인,

필리핀까지 다양하게  많았어 ]

[ 아,, 그래..]


자신의 과거? 얘길 나누며 단골집에

도착했는데 기본 1시간 이상 걸린다길래 

그냥 깨달음이 해장으로 자주 먹었다는

라멘집을 가기로 결정하고 차이나타운에서

약간 벗어난 곳까지 걸었다.

[ 깨달음, 근데 도쿄로 회사 이전하고는

크라브에서 접대 안 했어?]

[ 옮기고는 거의 안 했지, 점점 시대가 변해서

그런 문화가 사라져 진 것도 있고

우리도 부담스럽고 거래처도 불편해하는

시대가 와서 자연스럽게 끊어졌지 ]

요즘 접대스타일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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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날마다 접대를 마치고 나서 휭청거리며

들렀다는 라멘집은 인테리어와 주인이

 바뀌어서인지 맛이 예전 같지 않다며

반도 안 먹고 젓가락을 놓았다.

[ 술 취한 상태에서 먹었을 때는 맛있었는데

몇 십 년 만에 먹어보니 맛이 별로네..]

[ 나는 괜찮은데...]

내가 한참을 먹고 있는데 나지막이

여기 말고 자기가 숙취용으로 다녔던

커피숍이 있는데 거기를 가자고 꼬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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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실내에는 묵은 담배냄새가

소파에서 풍겨 나오는 아주 예스러운 커피숍에

들어가 깨달음은 타마고산도(玉子サンド)와

냉커피를 주문했다.

여기는 자기뿐만 아니라 언니들도 영업이

끝나고 이 계란샌드위치로 해장을 하는 걸로

유명하다며 나한테 먹어보라고

한 조각을 접시에 덜어서 내밀었다.

주문과 동시에 삶은 계란을 으깨어 만들어서인지

계란의 풍미가 진했고 마스터드와

잘 어울렸다.

[ 맛있다, 진짜 ]

[ 그렇지? ]

국적불문 모든 언니들이 좋아했다는 

계란샌드위치를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먹는

깨달음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적의 언니들과

이곳을 왔을까 약간 궁금해졌지만 묻지 않았다.

 

일본에서 더 살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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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를 좋아한 어느 아저씨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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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회도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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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에게 요코하마는 자신의 청춘과 함께

사업을 번창하게 만들기 위해 젊음과

몸과 마음을 바쳐서? 불태웠던 곳이다.

그래서 더 애정이 많이 간다는 요코하마,

오늘은 남편의 과거를 넘칠 정도로

너무 많이 들어 조금 놀란 건

사실이지만  존중해 주기로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지금의 깨달음이고

다 지나간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