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발렌타인 데이,,,, 밖에서 근사하게 초코렛을 주고 싶었지만
이곳 동경은 아침부터 또 폭설이 퍼붓는 바람에 이동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전 중에 볼 일이 있어 잠깐 외출을 하고 오던 길에
화덕구이 피자를 두 판 사가지고 왔다.
깨달음에게 피자 사진과 함께 집에서 파티하려고 사왔으니
빨리 오라고 카톡을 보냈더니 알았어요라고 답장이 왔다.
(내가 보낸 카톡) (깨달음이 보낸 카톡)
그런데 깨달음은 저녁 7시가 넘어도 연락이 없었다.
전화를 했더니 눈 때문에 직원이 넘어져 병원에 데리고 가느라 시간이 걸렸단다.
[ .................... ]
기분도 꿀꿀할 것 같아 집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기다렸다.
깨달음이 가게에 나타났을 때는 8시 30분...
여직원이 회사 앞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구급차가 오고 난리였다고,,,,
정신적으로 좀 피곤하다며 와인을 연거푸 몇 잔 들이켰다.
피곤해하는 당신 사진 한 장 찍고 싶다고 그랬더니 얼굴을 가리는 깨달음....
와인을 한 병 비우고,,,, ,깨달음이 뜬금없는 얘길 하기 시작한다.
[우리,,그냥 한국에 가서 살까?]
[당신도 한국 가고 싶지?]
[근데 나는 한국 가서 무슨 일을 해야 돼?]
[ 한국어부터 배워야 겠지?]
[ 근데 우리 한국에서 뭐하며 먹고 살지? ]라고 물었다.
특별히 목적을 가지지 않더라도 그냥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것이고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고,
당신 일자리가 없다면 내가 벌면 되지 않냐고 얘길 했다.
그랬더니 자긴 만약에 한국에 가서 살더라도 일을 계속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그게 와이프라 할지언정 도움을 받으며 사는 게 싫단다.
그건 도움이 아니다. 결혼을 한 이상 배우자에 대한 책임이라고 설명을 해도 싫단다.
[ ....................... ]
부부여도 서로 조금씩 마음을 의지하는 건 좋지만
짐이 되서는 안 된다고 아무리 부부간이어도 인간이란 동물은
금전적인 짐이 제일 무겁게 느껴지는 거라고 자긴 싫단다.
그게 아니라고, 절대로 그렇게 생각치 말라고 부부의 의미를 다시 상기시켜줘도
자긴 나이를 먹어도 자기 앞가름은 하고 싶다고,,, 특히 금전적으로는.....
부부는 당연히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가는 거라고 말을 해도 아내여서 더 미안하고 불편하단다.
[ ....................... ]
난 깨달음이 이런 소릴 할 때마다 일본인의 사고방식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일본인은 보편적으로 20살이 넘으면 거의 부모로부터 독립을 한다.
본인들도 부모들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이 적다.
더더욱 혼자 살아가기 위한 자기만의 방식, 자기만의 룰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그게 피를 나눈 형제여도 신세 지는 걸 아주 싫어한다.
그래도 난 부부사이는 다를꺼라 생각했다.
깨달음이 생각하는 부부관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그래서 서로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관계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대화가 오갈 때마다 부부사이에도 어디까지가 신세이고 부부애인지 난 솔직히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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