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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한일커플, 깨서방의 새해 바램

by 일본의 케이 2019. 1. 1.

1년간의 묵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

아침부터 깨달음과 나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로

이곳 일본에서는 연말에 집안 모든 곳을

 구석구석 대청소를 한다.

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문득 내년이면 내 나이가 

몇 살인지,,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련지

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 한해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생각에 빠졌다. 

2018년도 마음에 남겨둔 헛된 욕망과 질투와 

시기들도 모두 정리해버리고 싶었다. 

조금 더 쿨하게 조금 더 솔직히 다가서고 

포용했더라면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했을 것을,,

지난 시간들이 자꾸만 새록새록했다.

새해에는 더 비우고 더 낮추며 내 자신을

얽매이고 있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깨달음은 거실과 욕실을 청소하다가 조용히 

생각에 빠진 나를 불러서는 사진을 찍게 했다.

[ 깨달음, 매해 보여주는 건데 안 찍어도 돼 ]

[ 아니야, 찍어, 그냥 일상을 보여주는 거니까

당연히 찍어야 되는 거야 ]

[ .................................. ]

끝까지 블로그 모델로서 최선을 다하는 깨달음이

한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를 마치고 우린 주방용품과 제과, 제빵도구를

 취급하는 갓파바시 (かっぱ橋 )에 가서

내가 사고 싶어했던 솥밥 전용 1인용 솥을 사고

아사쿠사로 걸어나갔다.


신정을 맞이한 일본인들이 기모노를 차려입고

센소지에 들러 기도를 하기도 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인력거를 타고 주변을

돌아보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 깨달음,, 완전 설 분위기 나네..]

[ 설이니까,,한국말도 많이 들리지? 한국은

신정을 안 쇠는 거야? ]

[ 아니야, 쇠는데 일본처럼 휴가 가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애 ]

[ 일본은 거의 모두가 해외로 빠져 나가는데

한국도 똑같구나..]


점심은 아사쿠사에서 유명한 소바집에서

텐동(튀김덮밥)을 먹었는데 우리 테이블 앞 뒤,

그리고 옆에까지 한국관광객들이 앉자

깨달음이 이상하게 자기 주위에는 항상

한국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것 같다면서

참 이상하단다.

혼자 비행기를 타도 꼭 옆에는 한국사람,

여행을 가서 우연히 만나도 한국사람,

식당, 영화관에서도 항상 자기 옆에는

한국사람이 앉는다고 했다 .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이상하리만큼 

한국사람이 가깝게 접해있어서 운명이구나라고

생각을 한단다.

당신 부인인 내가 한국 사람이여서 그런 거

 아니겠냐고 했더니 내가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다른 한국사람이 가까이 있다고 했다.

오다이바가 종착역인 크루즈 안에서도 깨달음은

자신의 주변에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열심히 내게 설명을 했다.

 알았다고 오늘은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반성하고 새해 포부같은 걸 얘기하자고 했더니

자기 얘기를 깊게 듣지 않는다고 실눈으로 째려봤다.

나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 내가 봐도 참 희한하게

깨달음 옆에 항상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몰렸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깨달음이 예약해둔 곳에서 건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올 한해를 돌아보는 얘기가 시작됐다.

별 거 아닌 걸로 다투고 울고 했던

짧다면 짧고 길면 길었던 올 한해를

 돌아보며 서로 칭찬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깨달음은 제주도에서 한달살기 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정말 좋았다고 한다.

내가 왜 제주도까지 가게 되었는지 그 이유,

그리고 다녀와서 서로가 가졌던 마음가짐 같은 게

어떠했는지 상기하며 술잔을 기울렸다.

 [ 깨달음, 내년에는 어떤 한해를 맞이하고 싶어? ]

[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아주 평화적인

한해가 되었으면 해 ]


[ 한일커플로서 바라는 점은 없어? ]

[ 한국과 일본이 좀 더 냉정히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면 해. 대화를 하려고해도 서로가 

대화할 마음자세를 갖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문제 해결이 안되니까 서로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상대의 얘기와 입장을 생각해 보는 여유와 

배려를 가지면서 친해졌으면 좋겠어,

요즘 많이 심각하잖아,, ]

일본이 먼저 그런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 우리 블로그에도 한마디는 안 해? ]

[ 지금처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들은 변함없이 여러분들께 우리의

 사생활을 공개하겠습니다.

우리 부부를 보시고 자신들의 부부생활에도

지혜롭게 활용하며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좀,,독특한 우리 부부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

무슨 참고를 하냐고 물어보려는데

그 순간,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레스토랑에 있던 손님들이 다들 발코니에 나가 

사진을 찍고 환호를 했다. 새해를 맞이하는 

불꽃이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깨달음 바램처럼, 우리 부부는 새해에도

티격태격 지내겠지만 서로를 존경하며 살겠습니다.

또한 한일커플로서 한일관계가 조금은 더 따뜻하고

진심으로 가까워질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2019년도에도 이웃님들과 따뜻하고 

훈훈한 얘깃거리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좋은 글, 괜찮은 글 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매년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데

감사와 함께 더 잘해야겠다는 긴장감 같은 걸

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해에는 보다 나은 모습으로 여러분께

보답하는 블로그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올 한해 있었던 좋은 일들만 기억하고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희망으로 가득한,

 그리고 그 희망이 현실이 되는

2019년 되시길 기원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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