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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수를 만날 수 있는 방법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봉투에서 케이블 선을 꺼냈다. 오는 길에 사왔다면서 노트북으로 드라마 보는 게 싫어서 TV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보려고 사왔다며 노트북에 연결하기가 바쁘게 [ 음메~~]를 한 번 틀어보라고 했다. [음메~~]는 응답하라1988를 말하는 것이다. 아주 깨끗하게 화면이 나오고,, 진작 이렇게 볼 걸 그랬다면서 완전 한국이라며 깨달음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날 이후,, 깨달음의 본격적인 한국방송 시청시간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프로를 찾아 봤는데 후배가 가르쳐 준 모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실시간으로 볼 수 없지만 모든 방송을 빠르면 2,3시간 후에 바로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된 깨달음이 무조건 보고 싶은 프로를 나에게 주문을 한다.. 2015. 12. 21.
크리스마스 카드 보내기 외출을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갔다. 출근 준비를 한 깨달음이 크리스마스카드를 한 장씩 보고 있었다. [ 작년보다 좀 적지 않아? 보낼 사람 수를 줄였어? ] [ 아니, 먼저 1차로 보내는 거야..] [ 왜? ] [ 바빠서 인쇄를 다 못했어.....] [ 카드 사이즈가 다른 건 뭐야? ] [ 당신이랑 같이 골랐던 카드잖아,,] [ 어,,,사이즈가 달랐구나,, 연하장도 넣었어?] [ 응,,넣었어] [ 올 해는 제대로 도착할지 모르겠네.. 작년에 못 받으신 분들이 있다고 했지? ] [ 도중에 분실 되거나 주소 불명, 수취인 불명인 경우가 있는 것 같더라고,,,, 어쩔수 없지....] 카드를 깨달음 가방에 넣고 우린 집을 나왔다. 병원에 도착한 우린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며 검사를 마치면 아침식사로 .. 2015. 12. 18.
한국 김장을 처음 체험한 남편 서울에 도착한 우리를 마중나온 동생네와 함께 청량리시장에 있는 청국장으로 유명한 곳을 찾았다. 점심시간대여서인지 긴 줄이 서 있어서 김장 양념준비를 시작했다는 언니네에 미안해 그냥 갈려고 했는데 깨달음이 여기까지 왔으니 기다려서 먹고 가자면서 언니네에게는 차가 많이 막힌다고 하면 된다고 했다. [ ....................... ] 그 소리에 동생네 가족들도 웃고 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먹기 위해 거짓말까지 시키는 깨달음,,,, 집에서 먹는 청국장과 달리 냄새가 강렬해서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면서 엄마는 은근 걱정을 하셨지만 깨달음은 [괜찮아요~ 괜찮아요]라고 가게 안을 기웃거리면서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식당에 들어서 순두부와 청국장을 시키고 양은냄비 밥이 나오자 뜨거울텐데도 밥을 푸는.. 2015. 12. 15.
남편이 말하는 한국인 아내의 고향 아침에 눈을 떠보니 옆에 깨달음이 없었다. 조심히 거실로 나가봤더니 도면체크를 하고 있었다. 그 시각 6시 10분,,,, 다가가 춥냐고 물으니까 추울까봐 파카 입고 나왔는데 안 춥다면서 다시 들어가 자란다. 원래 아침형 인간이여서 늘 이렇게 아침 일찍 도면치거나 디자인 구상을 하곤 했었다. 특히나 요즘은 일이 많아서 바쁜건 알고 있었지만 처갓집에 와서도 저렇게 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을 먹은 우린 일본에 보낼 소포를 챙기고 다음날 서울에 가져가야할 물건들도 준비를 했다. 그리고 깨달음이 가고 싶어했던 곳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증심사 중턱에서 내린 우린 산책로를 타고 걸었다. 무등산을 뒤로 하고 물소리, 바람소리, 낙엽소리, 새소리가 기분 좋은 오후를 .. 2015. 12. 12.
일본인 사위를 보는 엄마의 마음 [ 엄마,,,, 우리 왔어....왜 문이 열려있지?...] [ 엄마,,,,,,] [ 오메,,,인자 오냐,, 아이고 깨서방 오셨어요~~] [ 오머니,...오랜만이에요..건강하셨어요? ] [ 아이고,, 여기까지 오니라고 고생했그만,,깨서방이,,,] [ 엄마, 근데 왜 현관문 열어 놨어?] [ 아, 니기들 올 시간이 됐응께 얼른 들어오라고 열어났제..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정신이 없어서 그냥 열어 놨다~~] 식탁에 나물들이 올려져 있고 참기름 냄새... 그리고 매운탕 냄새 같은 게 집안 가득했다. 짐가방을 방에 넣고 옷을 갈아 입는데 주방에서 [탕,탕] 소리가 나니까 깨달음이 얼른 달려나갔다. 깨서방 온다고 뭘 해줄까 생각하시다가 전복이랑 생낙지 사셨단다. 내가 꼬막을 까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엄마가 퍼주.. 2015. 12. 10.
이방인들에게 송년회가 주는 의미 이곳은 11월 말부터 각 기업체 뿐만 아니라 자영업 하시는 분들까지 송년회가 시작되었다. 대부분 주말에 많이 하는데 송년회 장소가 예약으로 붐비면 평일에도 함께 모여 가는 한 해를 뒤돌아보고 내년 한 해의 목표와 화이팅을 외친다. 우리도 첫번째 송년회를 가졌다. 대학원 동기, 후배들과 함께 조촐하게 [고향]이라는 조선요리집에 자리를 마련했다. 조선족 2명, 중국인 2명, 한국인 3명으로 일본인이 빠진 유학생팀들이 모였다. 그 많았던 유학생들도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남은 사람은 우리들 뿐이였다. 사회 동료들과는 달리 학교 동기들을 만나면 또다른 느낌이 있다. 우리 서로 유학생, 이방인이였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어서 그냥 짠하고, 그 당시 공부할 때의 시간들이 생생히 와닿아서 난 이들을 만나면 기분이.. 2015. 12. 7.
해외 거주자 방문시 주의사항 [ 언니, 내가 미치겠어.. 이제와서 주말에 보자고 하면 나보고 어쩌란 소리야..] 진짜 짜증나 죽겠어. 거래처하고 미팅 있는데... 그렇게 미리 말해 주라고 했는데도 그저께 말을 하더라니깐, 일본 온다고 술 한잔 하자고,,, 진짜 환장하겠어.....] 후배가 잔뜩 볼멘 소리로 전화를 했다. 대충 무슨 내용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었다. [ 누가 왔는데? ] [ 대학 동기들이야...아, 진짜 미치겠어... 미리 말 해주지 않으면 스케쥴 못 뺀다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지네들 멋대로야...진짜.. 호텔도 잡지 않고 온다는데..나보고 어쩌란 소리야....] [ 그럼,,못 만나겠네...] [ 못 만나,, 이번에 우리팀이 프레젠 담당이여서 못 빠져 나가,,, 어쩔수 없지..] 일본 정부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9월.. 2015. 12. 4.
치매예방을 위한 최신 연구결과 지난주 NHK에서는 치매예방에 관한 특집방송을 했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습관 등 여러 검증을 통해 예방효과가 인증된 연구결과가 이틀에 나눠 방영 되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치매환자가 치매환자를 돌보는 이중난에 빠져있는 심각성이 거론되었고 고령화의 증가로 인한 치매환자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치매 발생을 줄이고, 치매를 예방할 수있는 모책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먼저, 치매의 전단계에 속하는 MCI(Mild Congitive Impairment 가벼운 인지장애)를 스스로 판단하는 예를 보여줬다. 인지장애란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과 판단력 등이 저하된 상태를 뜻하며 요즘에는 연령에 관계없이 젊은 사람들에게도 가벼운 치매증상을 보는 경우가 많기에 자신의 인지장애의 .. 2015. 12. 2.
남편이 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깨달음과 함께 자전거로 3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홈센터에 있는 애완견숍이였다. 아버님께 사 드릴 고양이를 찾고 싶은 것도 있고 우리도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 키우자는 생각에 갔다. 귀엽고, 예쁜 애들은 많았는데 우리가 찾는 시바견(일본 토종견)중에서도 마메시바 ( 시바견의 변종으로 아주 작게 개량된 품종) 를 찾았는데 이곳 매장에는 없고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시바견이 있어 내가 한 번 안아봤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개월수가 좀 지나서 크기가 어중간하다보니 가격도 많이 떨어지고 얼굴도 귀엽고 성격도 온순해서 좋은데 주인을 아직 못 만나고 있다고 점원이 얘기해 줬다. 그 얘길 듣고 깨달음도 한 번 안아보려 하니까 강아지가 발버둥을 치고 낑낑거리자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작은 목소리로 내 쪽.. 2015. 11. 29.
사회생활,,,침묵하며 살아가기 이른시간이여서인지 아무도 없았다. 이어폰에선 영화음악들이 흘러 나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발걸음을 옮겼다. 몇 바뀌를 돌았는지는 모르겠다..20바퀴... 운동, 사우나, 모두 금지라는 주치의의 경고를 무시하고 오늘은 그냥 뛰고 싶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탬포에 맞춰 걷다보면 모든 상념들이 정지되는듯해서 난 기분이 좋아진다. 한참을 걷다 물을 한모금 마시러 자리에 앉았다. 늘 알몸으로 사우나에서 마주쳤던 아줌마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고개를 까딱 숙여 인사를 하셨다. 올해도 벌써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올 해 난, 침묵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불쑥 튀어나올뻔한 말들을 한 번씩 참고 머릿속으로 정리해 가장 심플하면서도 상대에게 전달되기 쉬운 단어들을 찾았다. 침묵.. 2015. 11. 26.
부부,,,있을 때 잘 하기 [ 어머니, 잘 계시죠? 오늘 감 받았어요. 무슨 감을 이렇게 많이 보내셨어요? 이거 사서 보내신거죠? ] [ 응, 올해는 우리집 감나무에 감이 안 열려서 그냥 거래처에서 샀어... 맛은 어때? ] [ 일부러 안 보내셔도 되는데... 올 해 감이 안 열린 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내주시니까 제가 죄송하네요..] [ 케이짱이 유일하게 우리한테 감을 좋아한다고 말해 줬는데 우리 집 감은 없어서 못 보내니까 다른 집 거라도 맛을 봤으면 해서 보낸 거야.. 노인들 마음이라 생각하고 그냥 먹었으면 해... ] [ 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어머니, 무릎 재활 병원은 지금도 매일 다니세요? ] [ 아니, 요즘 못갔어..바빠서..] [ 무슨 일 있으셨어요?] [ 2주 전에 다카시 부인이 죽어서 장례식 .. 2015. 11. 22.
15년전 일본 유학생의 3가지 유형 [ 뭐 허냐?, 너 어떻게 알았냐? 내가 일본 들어 온 거? ] [여보세요]도 없이 다짜고짜 자기 할 말을 먼저 꺼내는 건 대학원 선배였다. [ 몰랐어, 그냥 카톡 한 거였는데? 일본 아니였었어?] [ 아니, 일본 딱 들어 온 날 너한테 카톡이 와서 니가 알고 있었는가 해서...] [ 뭘 알아? 어디 촬영 갔다왔어? ] [ 응, 필리핀에 한 3달 있다 왔다...] [ 일 때문에 간 거야?] [응,,, 일 반,, 휴식 반,,,, ] [ 여전히 선배는 잘 나간다~~, 부럽다,,] [ 부럽긴 뭐시 부럽냐? 나는 니가 더 부럽드라 근디,,너 좋은데로 이사했드라, 역시 부자는 달라,,,] [ 뭔 소리야,,, 다 빚이야 빚...] [ 야,, 니기 집 옥상에서 나 살면 안 되냐? 달마다 야찡(월세)내기 징해 죽것다,.. 2015. 11. 19.
해외 거주자, 그리고 가족 블로그 글을 본 우리 자매들과 카톡을 나눴다. 블로그 내용이 애매모호해서 괜히 더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전화로 통화를 하면 간단할 것을 언니, 동생 모두가 조심스러워 묻지 못하고 카톡을 했다고 한다. 동생은 내가 한국에 들어와 한국에서 검사든 치료든 다시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많은 것 같았다. 깨달음도 한국에 가서 해 볼거냐는 얘길 한 번 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싫다고 했었다. 괜히, 깨달음 혼자 두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해외에서 살다가 병 들어 고국 찾아 엄마, 그리고 형제,자매들에게 마음 쓰이게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였다. 같은 하늘땅에 살면 좋은 게 많을 것이다. 아프면 금방 달려와 주고 맛난 것 있으면 다 같이 모여 먹기도 하고, 좋은 일도, 슬픈 일도 가까이서 수.. 2015. 11. 12.
병에는 장사가 없다 내가 앉아 있는 주변 자리엔 환자들이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이비인후과에는 몇 분인가 계셨다. 밖엔 비가 오고 있고,,늦은 일요일 오후,,,, 내 이름이 불리어질때까지 기다리는데 자꾸만.... 을씨년스런 느낌이 들었다. 주치의가 알려주신대로 하긴 했는데 오늘은 또 어떤 말씀을 하실지 걱정이 앞선다. [ 자, 그럼 결과를 한 번 봅시다] 모니터를 내 쪽으로 돌리시며 마우스를 클릭, 클릭하는 원장님 손동작이 아주 빨랐다. [ 식사 하시고 오셨어요?] [ 네..간단하게...] [ 이번주에 뭘 위주로 드셨는지 말해 보세요] 난 어린아이처럼 이번주 월요일부터 먹었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얘길 했다. 주치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 ........................ ] [ 여기 수치 보세요..... 2015. 11. 9.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는 남편 [ 응,,,나다,, 뭐더냐? 깨서방은 왔냐?] [ 응, 엄마, ,,지금 테레비 보고 있어 ] [ 내일 아침이 니 생일인디,,,생일 축하한다] [ 내 생일이야? 몰랐네...] [ 내일이 음력으로 9월 00일잉께 니 생일이제~] [ 그러네,,, 날짜 가는 줄도 몰랐네..] [ 아침에 꼭 미역국 끓여 먹어라~잉~] [ 미역국은 엄마가 드셔야 하는데,, 나 낳으시느라 고생하셨으니까,,,] [ 니가 크느라고 고생했제,,내가 한 것이 있간디... 아무튼, 내일 미역국도 묵고, 깨서방이랑 맛난 것이라도 사 먹어라잉~] [ 아, 글고 깨서방꺼 배즙 주문 했났응께, 나오믄 택배 보낼랑께 그런 줄 알고 있어라~~] [ 알았어, 엄마,,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생일이여서 엄마가 전화하신거라 했더니 그러냐고 무덤덤하게 넘어갔다.. 2015.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