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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감사는 감사로 표현하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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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연어가 한 마리

날아왔다. 홋카이도가 고향이

아이(愛) 짱이 보내온 것이다.

 나와 전공은 달랐지만 연구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친하게 되었고 그녀는 졸업을 하고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 작가활동을 하면서

1년에 한두번은 전시회나 세미나 참석을

위해 도쿄를 찾았다. 

내가 연어구이를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가끔 이렇게 아무 소식이 없다가

한 마리씩 보내온다.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더니 마침 일이 있어

겸사겸사 도쿄에 올 일이 생겼다길래

식사 약속을 했다.

[ 왜 이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그런 거야?

내가 그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

[ 케이 짱 집하고 가깝고 나도 이 근처에서

볼 일이 있어서 여기가 제일 편할 것 같아서 ]

코로나 전에 만나고 이제 보니 벌써 횟수로

3년이 지났다며 그간 못다 한 얘기들을 나눴다.

[ 사진은 많이 찍고 있어? ]

[ 응,, 요즘 자연이랑,, 뭐 말도 찍고,, 그래]

[ 아,, 맞다,, 홋카이도는 말이 유명하지..]

우린 10년이 넘어가는 학창 시절 기억들을

꺼내놓다가 최근 다녀온 선배의

개인전 얘기로 이어갔다.

[ 요시다(吉田) 선생님 돌아가셨다며? ]

[ 응,, 나도 늦게 소식 들었어 ]

[ 오카무라(岡村) 상은 연락해? 같은 고향이잖아 ]

[ 걔는 거의 도쿄에서 생활한다고 하던데 작년엔

오사카(大阪)에 정착했다는 말도 있고..

고향은 안 오는 것 같아  ]

[그래..]

학교 동기를 만나면 주제가 같아서인지

공유할 게 많고 그 시간, 그 분위기로 바로

돌아갈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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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근데 케이 짱 뭘 그렇게 많이 보냈어? ]

[ 아,, 그거... 깨달음이 시골 다녀오면서

사 온 것도 있고 내가 준비한 것도 있어서 ]

[ 그 콩나물 북엇국 진짜 맛있더라, 간편하고

맵지도 않고,  전복죽은 아침에

먹으니까 너무 좋았어 ]

[ 매운 거 못 먹으니까 안 매운 걸로 보낸 거야 ]

[ 근데 꼭 케이 짱은 두배로 돌려주더라..]

[ 무슨 두배야,,그냥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 거지 ]

[ 굳이 우리 사이에 꼭 그렇게 선을 지켜야 돼? ]

[ 그건 선이 아니라 말로만 하는 감사가 아닌

보내준 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

[ 예의,, 맞아, 케이 짱,예의 좋아했지, 예전부터 ]

우린 갑자기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선과

예의의 기준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보고 은근 고지식하다면서

기브엔 테이크가 어디까지인지,

어느 정도까지인지 모를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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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먼저 감사함을 느꼈으면 그 감사함을

돌려주는 게 기본 예의라 생각한다고 했고

아이 짱은 기브엔 테이크의 기본원리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어느 선까지 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 뭔가를 받았으면 그 배품과 배려에 대한

감사의 보답을 하는 게 기본예의라고

나도 생각해, 근데 케이 짱처럼 두배로 주면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 두배로 느꼈다면,,그만큼 감사했다는 뜻이야.

 홋카이도에서 일부러 보내준 그 마음에 대한

고마움이지 ]

[ 상대가 배푼 친절을 나도 같이 배푸는 게 

인간관계의 기본매너라는 거네 ]

[ 그렇지 ]

친하고 친하지 않고의 개념이 아닌

무언가를 주고 받음에 있어서 마음이

오가는 것이기에 감사하다는 말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의견을 모으로 이쯤에서

우린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린 코로나 때문에 생긴 개인적 손실? 에 대한

얘길 하며 차를 마셨다.

내게 한국에는 언제 갈 생각이냐고 물었지만

언제라고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내년 8월에 이곳 도쿄역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고 그때 내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다. 

언제든지 좋은데 적어도 한 달 전에는

미리 얘기해달라고 했더니 내년 4월이면

스케줄이 나온단다.

커피숍을 나와 갤러리를 한 번 둘러보고

헤어지려는데  그녀가 내게 뭔가를 건넸다.

 

모든 건 기브엔테이크였다

택시 안에서도 줄곧 깨달음은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직원이 또 문제를 일으켜 그것을 수습하느라 이번 주는 현장과 미팅을 거듭하느라 바빴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난 혼자 가겠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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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덕분에 살아갑니다

주 3회 출근이 일상화로 자리 잡아가고부터 우리 부부의 하루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기 시간들을 충실히 활용하고 있다. 서로의 출근이 달라도 개의치 않고 퇴근이 빠르거나 느려도 그냥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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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언제 샀어?  ]

[ 오늘 너무 고마워서 그 마음을 표현하는 거야.

깨달음님께도 앙코 빵 잘 먹었다고

전해주고, 그 답례로 이거 드시라 그래 ]

과자를 좋아하시니까 도쿄역 한정판 과자를

사려다가 예전에 몽블랑 좋아한다고 했던 게

문득 생각나 샀단다.

참,, 별 걸 다 기억하는 친구다.

그녀와 헤어져 전철을 기다리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일본인에게 선물의 개념과 주의할 점

일본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정과 추석명절에 거래처나 친인척에게 선물을 보내는 게 관행처럼 되어 있다. 해년마다 두번씩  몇 년간은 같은 분께 보내야하기 때문에 선물을 고르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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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감사함을 표현하게 해 줘서 고맙다면서

나를 만날 때마다 성장하는 느낌이라며

받는 마음, 주는 마음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고마움이 담아져 있음을 알았다고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기브엔 테이크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면서

마지막 문장엔 콩나물 북엇국을 친정엄마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은데 구입처를 모른다며

알려달라는 아이 짱.

내가 보내줄 테니 걱정 말라고 했더니

두 개 보내달라며 내가 자기

친구여서 너무 좋단다.  

 난 그녀가 내 친구임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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