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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 남편이 물려받은 것 태풍 여파로 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폭우가 쏟아졌다가 잠깐 햇살이 비치고또 무섭게 퍼붓었다.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가까운 호텔로 들어가 중식을 먹을 생각이었는데예약손님으로 가득했고 빈 곳은 뷔페 레스토랑뿐이었다.   [ 그냥 먹자 ][ 깨달음,,나,,안 먹고 싶은데..][ 밖에 비 와,,저 비 그칠 때까지여기서 식사하면서 시간보내는 게 어때? ]따끈한 게살 스프를 먹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으니 그냥 뷔페로 들어갔다. 호텔 안은 외국인들만 가득했다.태풍이 와서 다들 외출을 삼가한 건지거리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뷔페홀을 한 바퀴 돌고 온 깨달음이생각보다 요리가 많다며 따끈한 수프는호박 수프뿐이라고 알려줬다. 음식은 종류별로 다양한데 정작 내가먹고 싶은 건 별로 없었다. 깨달음도 두 번 왔다 갔다.. 2024. 9. 2.
누가 변호사 아들을 때렸는가 새벽녘에 눈을 떴다. 창문을 열어 둔 탓에바람결이 차가웠는지 잠에서 깼다.어젯밤 잠들기 전부터 머릿속에서맴돌았던 변호사라는 직업.내 주변에는 법조계 사람들이 별로 없어친근감이 형성되지 않지만 변호사는구체적으로 무슨 일을주로 하는지 검색을 해봤다.내가 소속된 단체는 꽤나 크다.어디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같은 뜻을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회원이되었지만 단체에서 벗어나면모두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하나의 개인으로 돌아간다.사건의 발단은 올 초였다.단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소송사건이 일어났다.아이들끼리 장난치며 놀다가 발생한 일인데어느 아이는 구타를 당한 피해아동이되었고 다른 아이는 구타를한 가해아동이 되었다.그저 놀다가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선생님들은입을 모았지만 일이 자꾸만 크게 번졌다.그 중심에는 피해아.. 2024. 8. 30.
일본에 있는 모 한국 식당에서... 내 소울 푸드 중에 하나는 삼계탕이다.한국에 가면 계절에 관여치 않고 꼭 삼계탕을먹고 와야할 정도로 좋아한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삼계탕 전문점을 가 보아도한국의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이 별로 없고일본인 입맛에 맞춰서인지 인삼이나마늘이 빠진 이름만 삼계탕인 게 많다.올 해도 삼계탕을 먹긴 했는데 요즘처럼늦더위로 기운이 자꾸만 빠지면 또 먹고 싶어지는 삼계탕인데 마침 깨달음이 한국 아줌마가 만든 삼계탕집을찾았다길래 들뜬 마음으로 가게를 찾았다. 깨달음은 삼계탕보다 한국처럼 반찬이많이 나온다는 게 마음에 끌렸다는 이 식당은에비스(恵比寿)에 자리하고 있었다.  뭘 먹어야할지 몰라 추천을 받았는데 코스를주문하면 각종 반찬과 함께 잡채, 불고기,간장게장까지 맛 볼 수 있다길래바로 부탁드리고 시원한 막걸리로 건배를 했다.. 2024. 8. 27.
저희 블로그가 응원을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오래전부터 읽고 계셨던 분들은제가 댓글 달리는 걸 썩 좋아하지않는다는 걸 알고 계신다.그런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신 많은 분들이댓글을 달지 않고 그저 조용히 읽고만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10년이 넘게 블로그를 해오면서 댓글에답글을 착실히 달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여러 우여곡절을 겪고댓글창을 닫은 채로 글을 올렸다.일 년에 한 두어 번 필요에 의해 잠깐 댓글창을열어둘 때도 있지만 방문록은 한번도닫은 적 없이 지금도 열어둔 상태이다. 그래서 제게 뭔가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신 분은방문록이나 직접 메일을 보내주시곤 하신다.그런데 내가 올린 글과 전혀 관계성도 없고의미도 없고 뜻도 없는 쓸데없는댓글이 작년부터 달리고 있다.공감 눌렀다. 광고도 눌렀다. 자기 블로그놀러 좀 와달라 등등,,이런 댓글들은.. 2024. 8. 24.
남편 회사는 이런 회사였다 퇴근을 하고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우린 집 근처 고깃집에서 만났다.깨달음이 좋아하는 장어구이를 먹자고했는데 고기가 땡긴다고 했다.재일동포분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김치맛부터각종 양념까지 완전 우리 입맛에 딱 맞아한국에서 먹는 느낌이 나는  곳이다. 깨달음이 특히나 좋아하는 건 시원한 쌀 먹걸리 한 잔에 안주로 먹는새콤 달콤 고추장 양념이일품인 천엽사시미다.막걸리를 단숨에 들이켜던 깨달음이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회사 여직원 있잖아,노무라(野村) 임신했대 ][ 아,,그래..]난치병판정받아 올 5월에 휴직계를 냈던그 여직원이다. [ 입덧이 심해서 죽을 맛인가 봐 ][ 근데 당신은 그런 얘길 누구한테 들어? ][ 노무라가 지난주에 회사에 잠깐 들렀거든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했지 ][ 회사에서 별소릴 다하네,.. 2024. 8. 22.
일본 온천에서 꼭 지켜야 할 것 약 10일간의 긴 연휴 마지막 날깨달은 오전 중에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갔고 나는 혼자 교회를 마치고지인분을 만났다. 자폐가 있는 자신의 딸을 내가 예뻐하는 게늘 고마웠다며 식사를 한 번 하자고 예전부터그랬는데 그래요라고 말만 하고슬슬 자리를 피했는데더 이상 빠져 나갈 수가 없었다.[ 宮根(미야네)상, 차만 마시기로 했잖아요 ][ 아니야, 그냥 밥도 먹어,, 내가 밥 한 끼사고 싶다고 했잖아,, 따라와 ]이렇게 무리하게 날 끄집고 갈 것 같아서지금껏 잘 피해왔는데 오늘은 꼼짝없이식사까지 하게 되었다.런치를 주문해 먹으며 교회 얘기를 잠깐 했다.그리고 따님 얘기도,, 자신보다 믿음이좋아 성경말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유튜브로 듣는다면서  오늘은아빠랑 같이  온천에 갔는데 이번 연휴 때거의 이틀에 한 번씩 온천.. 2024. 8. 19.
어른들도 넘어지고 아프며 성장한다 연휴4일째, 깨달음은 거실에서 한일 톱텐쇼를보며 느긋한 아침을 먹었다.나는 세탁기가 돌고 있는 동안책장에서 불필요한 책들을 꺼냈다.10일간의 긴 연휴가 주어졌지만 우린 8월 말에여행 스케쥴이 잡혀 있어 이 기간은그냥 아무런 계획없이 집에서뒹굴뒹굴 거리기로 했다.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역시,, 우린 각자가좋아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책을 묶고 먼지를 털고 있을 때깨달음이 노크를 했다. [ 왜? ][ 당신은 영화 안 볼 거지? ][ 응,더워서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아 ][ 그럼,,나 영화 보러 간다 ][ 그래, 갔다 와 ][ 저녁은? ][ 같이 먹을 수 있으면 먹고, 아니면각자 먹으면 되지 ][ 당신은 집에만 있을 거야?][아니, 잠깐 나갔다 올 거야, 아쿠아센터에 ][ 그래. 그럼, 나 갔다 올.. 2024. 8. 15.
이순신 장군, 일본에서 만나다 지난주 주말을 시작으로 이곳은추석(오봉 お盆) 연휴에 들어섰다.한 달 전부터 마트에서는 오봉에 필요한 것들이눈에 띄였지만 우리 부부는 언제나처럼 한 번도 그것들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일본의 오봉은 우리에 추석과도 별반차이가 없이 성묘를 가거나 돌아가신 선조의 령을 모시는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백을 맞이한다는 뜻으로소나 말을 비유한 가지나 오이에 나무젓가락으로 다리를 만들어 혼령이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집 앞에 등불을 켜놓는다.요즘은  오이, 가지가 모형세트로 준비되어있고 조상님 상에 올리는 과일, 야채들도작고 소박하게 포장되어 나와있다. 오봉이 끝나면 그 혼백이 그들의 세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등불을 바다나 개울에 띄워보낸다.또한 그 기간에 먹는 음식으로는 오무.. 2024. 8. 13.
한국 가수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 아파트 조합에서 서류가 도착했다며사진 찍어 보내주신다 하셨다.한국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 없이 하루도 그냥 지낼 수 없다시며일본도 많이 덥냐고 물으신다.[ 엄마, 여기도 너무 너무 더워요,한국도 일본만큼 덥다던데 밖에 나가지마시고 돈 아끼지 말고 에어컨꼭 틀고 지내셔야 돼 ]여기 일본에서는 홀로 사시는 노인들이절약한다고 창문 열어두고 부채질하면서지내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하루에도10명이 넘게 응급실에 실려가고 있으니절대로 전기세네 뭐네 생각지 말고시원하게 지내시라고 당부드렸다.[ 응,, 인자 돈 안 아끼고 쓴다,,일본도 많이 더운갑네..][ 응,,평균 36도, 37도야,,][ 깨서방도 더운디 고생하것네..][ 사무실에만 있어서 괜찮아 ][ 그래도,, 엊그제,,테레비 봤냐? 일본 .. 2024. 8. 10.
남편에게서 일본인 기질이 보일 때. 주문했던 생수와 생필품, 과일이 도착하자생수는 깨달음이 발코니에 넣어두고나는 주방에 넣어야 할 것들을 챙겼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함박스테이크도 동시에도착해서 하나씩 정리하는데 힐끔 쳐다보고 가던깨달음이 갑자기 몇 개 들었냐고 물었다.[ 10개, 왜 갑자기 개수가 궁금해? ][ 응,,아니..]그렇게 정리를 다 해 두고 우린 외출을 했다. 뭘 먹을까 검색을 하며 망설이다가 예전에한 번 갔던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평일이어서 사람들이 별로 없어느긋하게 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디저트를 두 접시째 가져다 먹는깨달음에게 물었다.[  왜 아까 개수 물어봤어? 원래 그런 거 잘 안 물어보잖아 ][ 음,, 내 것을 또 누구한테 주는가 보려고,,][ 뭔 소리야? ]어제저녁에 쥐포사건?부터 얘길 꺼냈다. 어젯밤, 저녁을 먹.. 2024. 8. 7.
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 일 관계로 한국분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하지만 내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찾으려면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다.한인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 지인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있는데 올 안에 만나야 할 사람들 목록에늘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던한국인을 한 분 오늘 만났다.내가 대학원시절과 결혼 생활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그 분에게 정말 오랜만에라인으로 연락을 드렸다.내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년이 지나가는데그분도 내가 떠난 그 다음해에  변두리 쪽으로이사를 했단다.핸드폰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카톡에 내가친구로 안 뜨길래 그냥 그렇게 잊고 있었다며너무 반가웠다며 정말 케이가 맞냐고 되물었다.[ 예전에, 몇 년 전에 코리아타운에서우연히 만났잖아, 그때 내가 남편이랑 같이어디 가.. 2024. 8. 3.
인간은 상대에 따라 변한다 요즘 우린 주말이면 아침부터 카페에서티 타임 시간을 즐긴다.커피를 마시다가 심심해지면 쿠키에와인도 한 잔 하고 또 지루해지면 샌드위치나케이크 한 조각 시켜놓고 둘이 야금야금 먹는다.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이젠 점점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고좀 더 편하면서 시간을 유용히 쓸 수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늘 런치는 여기서 먹고 갈까? ][ 그러자 ]최근 들어 자주 들러서인지 점원이 바로 우리가늘 앉는 자리에 안내해 준다.35도를 넘는 폭염에 오늘도 열사병으로 인한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떴다.숨이 턱턱 막힐 만큼 심한 이 더위가다음 주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잘 버틸 수 있게몸보신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깨달음은 지난주 동창회에서 장어를먹었다며 참석한  7명 모두가 여름뿐만 아니라나이를 먹으.. 2024. 7. 31.
일본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약 15년간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자기 사무실을 차린다고인테리어에 필요한 조언을 얻고 사무실 조명을골라달라고 했던 후배가 갑자기 연락이 없었다.사무실에 가구들이 들어오고 구색이 맞춰지면 오픈 파티를 하자고 라인을 보냈는데흔히 말하는 읽씹을 한지  16일이 흐른 어제 저녁 라인이 왔다.  [ 콜록 콜록, 콜록, 언니...][ 기침한다며,그냥 문자 해, 통화하지 말고 ][ 콜록, 콜록, 콜록,,죽겠어,,콜록, 콜록,콜록,, 약을 먹어도 안 들어,,][ 진짜,, 너무 심하네.... 얼른 끊어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다 했지만 결과는그냥 감기라는 말을 들었단다.기침이 심해 목이며 폐며 죄다 검사를 했지만전혀 이상 없이 건강하다는 소릴 들었을 때욕이 나올 뻔했단다.약을 벌써 2주째 먹고 있는데.. 2024. 7. 27.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나한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올 거라고꿈에도 생각을 못해 봤다는 토모코는약속날을 기다리며 혼자 많은 상상을 했단다.깨서방과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가,일본을 떠나는 것인가,자기한테 뭔가를 부탁할 게 있는가,, 이렇게 6년이 넘어서 만나자고 연락이온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인데그게 뭔지 생각을 하고 또 해봤지만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단다.그래서 남편에게  케이짱에게 무슨변화가 생겼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언젠가 내가 보내준 오이김치 얘기를하면서 한국 식당 같은 걸 차린게아니냐고 하더란다.  듣고보니 그것도 조금은 일리가 있을 것같은데 식당을 차렸을까 하다가도나와 이미지가 매칭되지 않았단다.[ 토모코,,,,몇 년 만이지? ][ 정확하게 6년 반이야 ][ 정말 오랜만이다, 하나도 안 변했네][ 늙었지..이 주.. 2024. 7. 24.
6개월, 블로그를 쉬었다 -2 [ 케이야, 소포 받았어? ][ 아니? ][ 배송된 걸로 알림 왔는데..][ 미안, 나 지금 밖이거든, 집에 가서 다시 연락할게 ][ 그래 ]멀리 세미나를 왔다.이젠 참가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세미나인데 예전에 감투를 썼다는 예의로그냥 얼굴이라도 비춰야 할 것같아 나왔다.식사로 나온 도시락을 받아들고 5층휴게소에 들어섰더니 우연인지 다행인지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았다.창문밖 아스팔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소리를내고 있었다.밖은 35도,,그래서 결석자가 많았나,,,도시락 뚜껑을 열어 놓고 뭐부터 먹어야 하는지젓가락을 들었는데 어느 쪽으로도 손이 가질 않았다.이젠 논문도 쓰지 않고 그냥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렸으니 입장정리를위해서도 이젠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냥 메일을 주고받는.. 2024.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