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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스투어, 하토버스를 타다 눈을 뜨니 6시 40분이였다. 둘이서 깜짝 놀라 세수도 하는둥 마는둥 부리나케 간 우에노역. 하토버스에 올라 탔을 때, 출발 7분 전이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치바에 있는 카모가와 씨월드(鴨川シーワールド)다. 옆에서 늦잠 잔 탓에 아침도 못 먹고 삶은 계란도 못 챙겨왔다고 깨달음은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초코파이 먹고 싶다고,,, 카모가와 씨월드에 도착. 배고픈 우린 바로 식당으로 이동, 튀김우동을 먹은 후 쇼가 펼쳐지는 곳으로 향했다. 돌고래 쇼. 이 씨월드에서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범고래 쇼. 내가 좋아하는 흰 돌고래. 아이큐가 상당히 높은 듯,, 씨월드를 나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딸기밭이다. 30분간 맘껏 먹으면 되는데 몇 개 먹고 나니 난 질린다. 깨달음은 손 끝이 빨갛게 딸기물이 들었다. 맛있냐고.. 2014. 3. 31.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일본 아가씨 깨달음 대학선배 중에 사카무라씨가 있다. 대학시절, 깨달음에게 한국을 처음 알려 주신 분이기도 하고 한국의 건축문화 연구회 동호인으로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내시는 분이다. 그 분에게는 한국 여성 사이에 낳은 딸이 한 명 있다 (현 23살) 그녀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했지만, 엄마가 아빠의 존재,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얼마나 잘 심어주고 가르쳤던지 한국말도 아주 잘하고 한.일에 좋은 점만을 모두 갖추고 있는 아가씨였다. 나와도 한 번 식사한 적이 있었고, 동경으로 취직되면 우리집에서 자취하라는 얘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가 전문대를 졸업하고 무작적 한국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일본을 떠난 게 3년 전일이다. 그런 그녀가 한 달 전에 일본으로 돌아왔단다. 호텔 면세점에 취직해서 적.. 2014. 3. 29.
남편의 한국어는 이 몇마디로 통한다. 오늘 아침, 깨달음이 출근하기 전에 나보고 읽어 보라고 내 놓고 간 3권의 책. 모두 알츠하이머 예방및 치료에 관한 책이였다. 식이요법부터, 매일 해야하는 간단한 운동 등등,,,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음료에는 녹차, 커피가 들어있다. 아침엔 바나나 우유를 마시라는 페이지도 있다. 올 초, 우리부부가 DNA로 치매발병 유전자를 검사했을 때 내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40%라는 검사 결과가 나와서인지 이런 책들을 산 것 같다. (날 울린 일본인 신랑의 노후대책 http://v.daum.net/link/52718031) 아직은 멀쩡한데 벌써부터 너무 호들갑이지 않냐고 그랬더니 지금부터 조심하는 게 좋아서 시간 나면 틈내서 자기도 읽을테니 나보고도 읽어 보란다. 그래서 물었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치매가 와서 일.. 2014. 3. 28.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 아침에 내 이름으로 배달된 소포. 영문도 모른채 내용물을 받아 열어 봤다. 주문자가 깨달음이였고 힐링 음악 씨디 셋트였다. 클래식도 있고, 올드 팝도 있고, 전통팝도 있고,,,, 갑자기 무슨 씨디냐고 물었더니 내가 요즘 힐링이 필요할 것 같아 주문했단다. 왠 힐링? 무슨 뜻이냐고 그랬더니 좀 머뭇거리다가 요즘 내가 약물치료를 시작한 탓인지 좀 삭막해진 것 같아서 머릿속에 윤활유가 필요한 것 같아서 샀단다. [ ......................... ] 그러고 보면 식욕도 없어졌고, 계속되는 두통으로 말수도 더 줄었다. 6개월간의 치료면 끝이 나지만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이다. 내가 그렇게 표나게 힘들어하더냐고 물었더니 특별히 변한 건 없는데 요즘들어 가끔 내 눈빛이 외롭게 보였단다. 아무말 없이 작.. 2014. 3. 27.
남편 월급봉투가 무거운 이유. 매달 25일은 깨달음 회사 월급날이다. 이날은 직원들에게 통장입금이 아닌 일일이 월급봉투에 급여 명세서까지 넣어 직접 전달을 한다. 자동이체하면 편할텐데도 한 달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전하고 싶어 얼굴 보고 직접 건네주는 아날로그 방식을 아직까지 고집하고 있다. 오늘 저녁, 깨달음이 내민 월급봉투. 자기가 오너이기에 월급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난 아직까지 깨달음에 한 달 수익을 모른다. 별로 궁금하지 않아서 물어 본 적도 없다. 그렇게 월급? 생활비를 받으면 공과금을 뺀 금액들은 모두 4개의 통장에 각각 나눠서 넣는다. 이 통장 모두 노후대책?을 위한 것인데 그 중에 하나는 여행을 목적으로 모아 두는 통장이다. 이번 달에는 직원들에게 무슨 얘길했냐고 물었더니 다음 달부터 소비세가 .. 2014. 3. 26.
당신의 딸이였기에 전 행복했습니다. 밖에서 신나게 뛰어 놀다 집으로 들어 가면 꽁꽁 언 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 따뜻한 입김을 불어 주시던 우리 아빠. 추운 겨울날 등교하는 자식들을 위해 연탄불 부뚜막에 5명의 신발을 가지런히 올려 따끈하게 데워 주셨던 우리 아빠. 모처럼 끓인 동태국에 몸통은 자식들 그릇에 덜어 주고 당신은 대가리만 빨아 드셨던 우리 아빠. 지각하는 날 위해 자전거로 학교까지 바려다 주시고 내가 교실에 들어 갈 때까지 계속 지켜 봐 주시던 우리 아빠. 소풍가는 날이면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외상으로 과자랑 알사탕을 사와 엄마에게 욕을 한바가지 얻어 들으면서도 방긋 웃어 주셨던 우리 아빠. 중,고등학교 때 납부금을 못내 칠판에 내 이름이 적힐 때마다 능력없는 부모 만나 이런 쪽팔림을 당한다고 아빠를 얼마나 원망했던가,,.. 2014. 3. 25.
그저 감사하기만 한 우리 시어머니. 시댁에 도착, 안방으로 들어갔더니 아버님만 계셨다. 방금까지 계셨다던 어머님이 어디를 가셨는지 뒷마당에도 안 계셨다. 깨달음과 어머니 찾으러 간 집 앞 대형 슈퍼. 갈 곳은 이곳 밖에 없다고 깨달음이 휙 한 번 둘러보더니 바로 어머님을 찾아 낸다. 우리가 느닷없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오셨단다. 저녁은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고기파티를 하고, 식사를 끝내고 깨달음이 지난 2월 한국에서 찍은 우리 가족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설명해 드렸더니 아버님이 한국에 가고 싶다고 그러셨다. 20년 전에 제주도를 가신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고 서울에 가서 서울타워에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고 그러시자 우리 어머님은 만약에 한국에 갈 수만 있다면 한복집에 한 번 가보고 싶으시단다. 그러자 깨달음이 한.. 2014. 3. 24.
시댁에 놀러 가는 이상한 며느리 어젯밤,둘이서 결혼기념일 여행을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다 마땅한 곳이 없어 그냥 내가 시댁에 가자고 그랬더니 깨달음이 나보고 참 별난 사람이란다. 온천도 썩 맘에 드는 곳도 없고, 이렇게 휴일 생겼을 때 어머님,아버님 얼굴 한 번 보고 오는 게 좋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시댁 가는 걸 근처 친척집 가는 것처럼 얘기한다고 진짜 신기하단다. 옷몇가지만 챙겨 동경역에 도착했더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신칸센을 기다리며 깨달음이 묻는다. 시댁가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놀러 가는데 뭐가 불편하냐고 되물었더니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맙단다. 난 솔직히 우리 시댁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다. 친구들은 신기하게 생각했었는데 난 별로 어렵게 생각이 안 들었다. 우리 시부모님들이 전혀 우리 부부에게 터치를 안 하시는 것도 .. 2014. 3. 22.
국제결혼, 3년의 시간을 뒤돌아 보니. 2010년, 3월25일, 늦은 저녁, 24시간 열린 구약소(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냈다. 이곳 일본은 먼저 혼인신고서를 내고 결혼식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해 10월 2일 우린 결혼식을 올렸다. 다음 주 25일이면 결혼생활 4년을 맞이한다. 결혼을 하고 뭐가 변했는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한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식사도 같이, 쇼핑도 같이, 잠도 같이 ,,,,,같이 해야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을 땐 느끼지 못했다. 깨달음 팔짱을 끼고 목사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맞춰 걸어가면서부터 실감이 났다. 결혼이 주는 책임감과 중압감을.... 내일부터 이곳은 3일 연휴에 들어간다. 결혼기념으로 국내 온천여행을 갈까, 2박3일 도깨비여행 같은 서울투어라도 할까라는.. 2014. 3. 21.
남자는 영원히 아들일 수 밖에 없는가, 주사를 한 대 맞고 나오는데 비가 내렸다. 코 끝에 스치는 흙내에 봄이 묻어 났다. 3월부터 약물 치료에 들어갔다. 음식제한도 많고 약물에 의한 거부반응이 좀 있어 기분도 저기압이다. 식욕부진으로 뭘 먹고 싶지 않은데 의무적으로 섭취해야 할 음식량이 정해져 있어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체질개선도 필요했고 호르몬 바란스조절도 필요했다. 엄청난 분량의 약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무렵, 깨달음에게서 저녁 모임이 있어 퇴근이 늦어 질거라는 연락이 왔었다. 11시가 넘어 들어 온 깨달음이 저녁에 뭘 먹었는지, 약은 제대로 먹었는지 물었지만 난 그냥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실제로 저녁은 먹지 못했고 쥬스만 겨우 두 잔 마셨을 뿐이였다. 주방 쪽에서 뭘 찾는 듯한 깨달음을 뒤로 한 채 .. 2014. 3. 20.
남편 지갑 속을 열어보니 할 말이 없다. 아침, 출근을 앞둔 깨달음이 뭐라고 구시렁 구시렁 거리면서 자기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여행 가방까지 꺼내 다 엎어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들이 4월달에 골프치러 한국(서울)에 가는데 맛있는 곳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그랬다고 자기가 챙겨둔 명함을 찾고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단다. 출근하라고 내가 찾아 보겠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찾는 명함은 꽃게찜 가게와 만두집이라고 찾아보고 없으면 인터넷에서 뽑아 달라는 부탁을 하고 출근을 했다. 깨달음에겐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한국 전용지갑이 있다. 지갑을 열어 봤더니 언제 갔는지 난 기억도 안 나는 명함들이 들어있다. 목포, 인천, 서울 강남까지..... 그리고 교통카드도 2장. 지갑 귀퉁이 깊숙히 넣어 둔 아주 오래.. 2014. 3. 19.
일본 지하철에 붙은 포스터를 보며 오늘 아침,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발견한 낯선 포스터,,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나가는데 가슴이 싸~하게 아파왔다. 당신의 엄마는 아니지만 힘들면 전화 주세요. 가슴이 터질듯 아플 때, 눈 앞이 컴컴할 때, 더 이상 눈물조차도 나오지 않을 때, 나는 당신의 누군가는 아니지만 그냥, 당신의얘기를 들어 줄게요. 직역을 해도, 의역을 해도 참 슬픈 문구이다. 자살방지, 동경캠페인으로 각 지하철 역에 붙여 놓은 포스터였다. 이 달 3월은 자살대책 강화기간이였다. 일본은 4년 연속년간 자살인구 3만명 돌파라는 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루 74,5명이 자살을 택하고 있고, 자살 미수도 그 10배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의 자살자는 주변의 5-7명에게 심각한 심리적 휴유증을 안겨주며 매해 200만명이 .. 2014. 3. 18.
고맙고 미안하게 만드는 남편의 행동 아침부터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났다. 뭐하냐고 쳐다봤더니 빨리 씻어라며 어젯밤에 말한 아울렛에 가잔다. 봄세일 시작했다는 얘길 자기 전에 잠깐 하길래 살 것도, 필요한 것도 없다고 그래서 안 가겠다고 분명 얘기 했는데 왠 변덕인지... 샤워를 하고 나오자, 내 가방부터 쇼핑백까지 모두 챙겨진 상태였다. 집을 나서니 코 끝으로 봄바람이 들어 온다. 신주쿠에서 아울렛 전용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도착. 나한테 뭐 살 것 있냐고 묻길래, 특별히 필요한 건 없는데 그래도 왔으니까 한 번 돌아보겠다고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 가고 싶은데 가자고 향한 곳이 레고가게였다. 2주전 한국에 갔을 때 태현이한테 레고선물 줬으면서 뭘 또 사냐고 싫은 소릴 했더니 5월달 가족여행에 우린 참석을 못하니까 선물이라도 보내.. 2014. 3. 17.
블로그를 하다보면 별일이 다 있다. 난, 고등학생 때부터 일기를 써왔다. 지나간 하루를 뒤돌아 보며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반성하는 식에 내용들이 전부였지만 짧게나마 몇 마디 적고나면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에 시작했던 일기였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도 늘 써 왔던 일기식이 제일 편했고, 늘 하던대로 글을 써 나갔다. 그래서인지 내 블로그 내용들은 극히 개인적이고 아주 소소한 얘기들이 전부이다. 부부,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간에 오갔던 삶의 이야기들 밖에 나오질 않는다. 해외생활이란 걸 하고 있지만 워낙에 내가 정치, 경제, 외교에 관한 내용은 문외한인 것도 있고 별 관심도 없어 다루지를 못한다. 그저, 내가 가까이서 느끼고, 경험하고, 체험한, 그리고 함께 했던 이들과의 얘기를 위주로 쓰고 있다. 그런데 1년전부터 내가 올린.. 2014. 3. 15.
일본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게 통한다. 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개인전엔 늘 일러스트를 선보였다. 석사과정 때 담당교수님이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영향도 있었고 내 작품을 보고 한국적인 느낌이 좋다고 칭찬을 해주셨던 걸 힘 입어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다. 본인인 나는 전혀 못 느꼈다. 내 작품에서 묻어나는 한국적인 성향을..... 개인전에 오신분들이 자주 하셨던 소리는 색상에서 한국이 느껴진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올해 들어 펼친 책들이 한국전통에 관한 책들이다. 마크, 문양들이 심플하면서 한국냄새 풀풀 풍겨서 참 좋다. 스케치를 시작하는 날 천천히 쳐다보더니 깨달음이 한마디를 한다. 당신은 한국인이니까 어릴적부터 보고 느낀 풍경, 형태, 색채가 일본인과는 다른 게 분명 있다고 그 걸 작품에 넣어 보라고,,,, 매 해 개인전을 열 때마다 제일.. 2014.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