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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내가 모르는 나를 남들은 더 잘 안다.

by 일본의 케이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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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온 덕분에

 빵집에 줄을 서도 마음은 여유로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집이라고 하자

그녀는 이곳이 처음이라며 내 뒤에 서서

사람들이 뭘 사는지 눈으로 체크했다.

오늘은 일관계로 모리 상(森)과 함께

긴자(銀座) 쪽으로 나오게 됐다.

우리가 방문해야 할 곳은 미리 검토해 둔

상태여서 둘이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을 해야 해서

그분께 드릴 간단한 음료 선물도 미리

사 두었다.

12시 30분이 되자 시간에 맞춰 방문을 하고

수업시간은 1시간 예정이었는데 

회원님 댁을 나오니 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 너무 열심히 했으니 에너지 충전을

해야될 것 같아 점심을 먹으러 그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배가 고픈 상태여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면서

사무실에 연락을 했더니 그대로 퇴근을 해도

된다길래 우린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모리 상은 나와 식사를 하는 게

처음인 것 같다며 밥 먹고 가자고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내 이미지가 어땠냐고 물었더니

쉽게 말을 걸 수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며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단다.

내가 원래 부드러운 이미지가 아니고

그냥 업무 외에 별로 말을 잘 안 해서

그런 딱딱한 이미지였을 거라고 했더니 

다른 회원들을 통해서 나에 대한

 얘길 많이 들었단다.

[ 뭐래요? ]

[ 개인적으로 만나면 진짜 친절하다고,,]

[ 나,, 별로 안 친절한데..]

[ 일 할 때는 엄청 무섭다는 말도 들었어요 ]

[ 무섭다고? ]

[ 네. 저는 안 무서웠어요 ]

입사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서 모르는 게

많은데 내게 가끔 물어보면 항상 알기 쉽게

잘 가르쳐줘서 무서운 이미지는 없었다며

다른 팀원들이 모였을 때 오갔던 얘기들도

스스럼없이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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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내가 묻지도 않은

자신의 얘길 조금씩 털어놓았다.

시골 출신이어서인지 아직까지

도쿄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것과

가족관계, 그리고 회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오늘 나와 함께

일을 하면서 느낀 점들, 또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식사하자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이끌어주니까 왠지 

 마음이 편하단다.

우린 사회생활의 고충 같은 걸 좀 나누다

레스토랑을 나왔다.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아서 역으로 걸어가는데

그녀가 커피숍에 가잔다.

방금 레스토랑에서 더치페이하지 않고

식사값을 내주셨으니 차를 사고 싶다고 했다.

나는 디저트 먹으면서 커피 마셨으니까

괜찮다고 사양을 했다.

[ 아니, 그래도 너무 고마워서요 ]

[ 뭐가 고마워, 처음이어서 사는 건데 ]

[ 그래도,, 다른 팀장님은 안 사주셨어요.

그래서 꼭 커피 사드리고 싶어요 ]

괜찮다고 몇 번이나 그녀에게 말했지만

꼭 사고 싶다길래  다음에

마시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녀가 떠나고 난 환승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면서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있는지

머릿속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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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주변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들었다며 했던 말들을 다시 떠올리며.....

[ 정 상은 너무 과묵해서 무섭대요 ]

[ 정 상은 조용하면서 일처리가 빠르대요 ]

[ 정 상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데

친한 사람들과 만나면 농담도 잘 한대요 ]

[ 정 상에게는 어설픈 변명이나 거짓말을

해선 안 된대요, 다 꿰뚫어 봐서 ]

[ 정 상은 잔소리를 안 해서 좋은데

그대신 정곡을 찔러서 아프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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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속된 조직에서 나라는 사람은 대충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내 친구나 후배들에게도 자주 들었던

말들이기도 해서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되도록이면 부드럽고 간단명료하게

지시하려했던 건데 정곡을 찔러서 아프다는 말이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올 초에 해 본  mpti 성격유형에서

난 INTJ가 나왔다.

할 때마다 다른 유형이 나와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던데 역시나 맞는 것도 있고

전혀 다른 성향이 나오기도 했다.

깨달음은 ESTJ가 나왔을 때 아주 만족해했다.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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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고

지적할 게 없어서 참는 것도 아니고

조용하고 싶어서 조용한 게 아니다.

맞춰가며 살아야 해서 침묵할 때가 많고

봐도 못 본 척해야만 할 때도 있고

못 이긴 척 따라가야 할 때도 많다.

 

여러 유형의 일본인이 있다.

미도리 상은 내 주변의 일본인들과는 많이 다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가 필요할 때만 사람을 찾는 스타일이다. 어느날은 밤 11시가 넘어 전화를 해서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궁금한 단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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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은 같은 고민을 안고 산다

역에서 두 분을 만났다. 블로그를 통해 나를 알게 되었고 매일로 서로 인사를 했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고 지난달에는 꽤 많은 대화를 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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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나 이곳 일본에서나 

남들이 보는 나라는 사람의 이미지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좀 더 융통성을 가지고

살아야 될 것 같다.

정곡을 찌르기보다는 조금은 부드럽고

조금은 둥글둥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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