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속상하게 만든 효도여행
라운지에 들어가 따끈한 우유를 한 잔 엄마께 드리고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내 목소리를 금방 알아차리고 묻는다.[ 싱가포르야? 다들 별 일 없으시지?어머니도 좋아하셨어? 근데 왜 울어? ]한번 터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난대답을 못했다. [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내가 막판에 못 참고 엄마한테 짜증 내버렸어...][ 왜 그랬어..어머니를 위한 여행이였잖아,,좀 참지 그랬어..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어머니한테 잘못했다고 그래..마지막까지 어머니 기분 맞춰드려,,, 지금 바로,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그래,알았지? ][ 알았어..]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제발, 말 좀 들으시라고 악을 써 버린 것이다.딸들이 하는 말들은 전혀 안 들으..
2017. 9. 28.
나는 가고 남편은 남고,,
[ 조심히 잘 갔다 와~, 어머님을 위한 여행이니까 행여 못마땅한 게 있어도 그냥 다 들어드리고,, 무슨 말인지 알았지? ] 짐가방을 싸고 있는 내게 옆에서 계속해서 주문을 외우듯, 조심하라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다. [ 당신이랑 같이 가면 좋았을텐데...] [ 아니야,,이번에는 엄마와 딸들만 가는게 좋아 그래야 편하게 즐기실 수 있지...] [ 나 없는 동안 당신은 뭐할거야?] [ 응, 나는 시골에 내려가서 노인홈에 아버지랑 어머니 들어가는 수속도 하고 집에서 짐도 좀 챙기고,,버릴 것도 좀 버리고.. 그럴 생각이야..] [ 여행 갔다와서 바로 같이 갑시다] [ 그래.. 알았어, 건강히게 잘 다녀와 ] 다음날, 아침, 공항에서 헤어지며 계속해서 손을 흔드는 깨달음에게 못내 미안한 마음이 밀려들어왔다. ..
2017. 9. 24.
남편이 준 축하금의 진정한 의미
[ 책, 지금 집에 몇 권 남았어?] [ 아마,,20권쯤 있을 걸...왜 ] [ 당신 사인을 좀 넣어서 9권만 준비해 줘] [ 왜?] [ 주문 받았어..] [ 한국어잖아,,] [ 괜찮아, 재일동포하고 한국사람에게 줄거야] [ 누군데?] [ 하라모토 상 알지? 그 사람이 엊그제 회사를 왔는데 내 책상에 있는 당신 책을 보고는 한국어를 읽더라고,,그래서 한국말 아냐고 물었더니.. 그냥 좀 배웠다고 그러면서 당신 책을 계속 읽는 거야,, 그래서 알았지..재일동포라는 걸..] [ 물어봤어? 재일동포냐고?] [아니,그 전부터 업계에서는 그런 말이 있었거든.. 근데 하라모토 상이 책을 사고 싶다고 5권을 구입해 달라고 했어..] [ 나머지 4권은?] [ 나머지는 내 주변에 다른 재일동포에게 주려고,,] [ 그 사람..
2017. 9. 21.
남편을 춤추게 만든 한국식 집밥
[ 모두 좋아지셨네요. 빈혈수치도 정상치에 가깝고,,이젠 예전처럼 활동하셔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철분제는 당분간 드셔야 해요] [ 네, 감사합니다] 담당의가 다음달 예약표를 작성하는동안 깨달음과 마주보며 무언의 미소를 서로에게 보냈다. 병원을 나와 그길로 바로 초밥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자고 했더니 축하의미로 초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마냥 들 떠 있었다. 초밥이 나오자 내가 좋아하는 성게말이를 내 접시에 올려주는 깨달음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 당신, 고생했어..이제까지..고마워..] [ 아니야,,당신이 빨리 낫는 게 중요했지... 별 문제없이 회복이 됐다고 하니까 참 다행이야,,] [ 응,이제부터 아프지 않고, 당신에게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줄게..한달가량 외식만 하느라 당신이 애를 ..
2017. 9. 18.
남편이 그리워하는 한국의 맛
[ 오늘은 뭐 먹고 싶어? ][ 응,,칠리새우][ 그럼, 그 집에서 먼저 기다려~거기까지 걸을 수 있지?][ 응, 괜찮아 ] [ 오늘은 생선 먹으러 가자,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어야 빨리 회복할 수 있어.. ][ 오늘은 고기 먹자, 철분을 보충해야하니까 ][ 오늘은 더우니까 면으로 할까?][ 새로 생긴 인도카레집도 가볼까?][ 오랜만에 와인 한잔 마실까? ]퇴원후, 내가 주방에서 자유롭게 음식을 만들지 못하다보니거의 매일 외식을 하게 되었다.퇴근할 때 도시락을 사가지고 와 같이 먹기도했지만 철분, 비타민, 단백질등을 골고루 섭취해야한다는 명목으로 집 주변의모든 가게를 돌아다녔다. 어느날, 라멘집에서 깨달음이 한 숟가락 떠 먹어보더니 나에게도 권하며 물었다. [ 이 집 라멘에서 이상하게 한국맛이 나네 ][..
2017. 9. 9.
우린 부모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아침 7시, 시댁을 나왔다는 카톡을 받고 5시간만에 깨달음이 집에 도착을 했다.조금은 핼쑥해진 모습으로 들어온 깨달음에게 카메라를 대자 멈칫하며 찍지 말란다.[ 왜? ][ 모습이 심난해서....][ 아니, 괜찮아, 멋져~ 그리고 원래 일상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거라고 당신이 그랬잖아 ][ 그럼, 이것도 찍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ㅜㅜㅜ를하는 걸 보니 기분은 썩 나쁘진 않은 듯 했다.[ 슬프다는 뜻이야? ][ 아니,,그냥 재밌으라고..피곤해서죽겠다는 뜻이야,,,]어머니를 입원시키고, 홀로 계신 아버지와3일밤을 함께 하고 돌아온 깨달음의 마음이무겁지는 않을까 싶어 가볍게분위기를 살폈는데 까부는 거 보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 어머니는 지금 어때? ][ 응, 우리 엄마, 입원하시니까 완전 좋아..
2017. 9. 4.
우리 시어머니를 존경합니다.
빵과 우유로 간단한 아침을 먹던 깨달음이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어젯밤 꿈에 큰아버지가 나왔어.. 30년전에 돌아가신 분이 갑자기.... ][ 시골 집에? ][ 응, 동생이랑 같이 무슨 일이시냐고 물으면서 뭔가 음식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주방을 갔다가, 다시 방에 들어와서 얘기를 나눴어..][ 무슨 얘기? ][ 모르겠어, 무슨 얘길 했는지.기억이 안 나.][ 꿈에서 같이 식사를 했어? ][ 아니,,뭔가 식사를 대접하면 아버지랑어머니, 둘 중에 한명을 데리고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무것도 안 드렸어...][ 서방님이랑 당신은 어릴적 모습이였어? ][ 음,,아주 젊은,,20대 정도였던 것 같애..근데 왜 갑자기 큰 아버지가 나왔을까?혹,,아버지를 데리고 가실려고 왔을까?][ 왜 그런 생각을 해?..
2017.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