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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171

남편의 생일날,, 내가 쓴 편지 지난 주말 우린 도쿄를 잠시 떠났다.니가타(新潟)는 아직도 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차장 넘어 보여지는 풍경은 한편의 수묵화 같기도 하고 도쿄와는 다르게 이곳은 겨울세상에 갇혀 있는 듯했다. 아침 7시, 신주쿠 출발행 버스투어를 참가하게 된 것은 마지막 눈을 보러가자는 깨달음의 느닷없는 제안이였다. 급하게 찾다보니 유일하게 빈 자리가 남은 투어는 이 곳 뿐이였다.아침, 점심, 저녁 세 끼가 포함된 버스투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깨달음은 아주 만족스런 얼굴을 하고 여유롭게 신문을 읽었다. 아침으로 나온 생선정식을 먹고 난 후 쌀로 유명한 니가타산 쌀 퍼가기 이벤트에 참가했는데 남성 참가자가 별로 없어서인지 깨달음이 두 손으로쌀을 입빠이 떠 올리자 옆에서 보고 있던아가씨들이 자기 대신 해주면 좋겠다고 했.. 2019.03.13
남자들도 참 고생이 많다 저녁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해물덮밥을 먹었다.사시미를 엄청 좋아하는 깨달음은 내가 날 음식을 잘 못 먹는 탓에 혼자 먹고 오거나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며 새로운 일식집을 소개시켜 줬다. 날 위해 게살이랑 성게알 덮밥을 주문해 주는 깨달음에게 가격이 좀 세다고 했더니그냥 먹으란다.[ 응, 진짜 맛있다...] [ 이거 먹고 빨리 집에 들어가서 나 짐 챙겨야 될 것 같애 ][ 왜? ][ 내일 또 나고야 출장 가야 돼 ][ 한국 가야 하잖아 ][ 응, 그러니까 오늘 미리 가방 챙긴다는 거야 ][ 몇시에 돌아올 예정이야? ] [ 많이 늦어질 것 같애, 오전, 오후,저녁에도 미팅이 있어서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될 걸, 한국행 비행기 몇 시지? ][ 공항 가려면 아침.. 2019.02.24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 아침 일찍 깨달음이 출근을 하고나서 난운동복을 갈아입고 핸드폰을 챙겼다.이어폰을 귀에 꼽고 맨션을 나와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과 반대반향인 공원쪽으로 걸어나갔다. 이른 아침인 것도 있고 아직은 겨울바람이차가워서인지 공원은 한산했다.이렇게 일이 없는 날, 아니 병원 진료가 잡힌 날이면 난 습관처럼 시간을 내서 산책을 한다. 되도록 매일 하려고 하지만스케쥴이라는 게 그렇게 내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아 오늘처럼 병원 진료가 몇 군데 겹힌 날이면 모든 일을 스톱시킨다.돈도 명예도 건강없이는 아무 소용없다는 걸매순간 느끼고 있어서인지 이런 날만이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건강한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이어폰에서는 CBS레인보우에서 강석우씨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흘러나오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 2019.02.22
부모와 자식, 뒤늦은 참회 [ 깨서방은 들어 왔냐? ][ 아,엄마, 그렇지 않아도 지금 깨서방이랑엄마 교회 갔다오셨는지 전화하려고 시간 보고 있었는데 ][ 그랬냐? 마음이 통했는갑다. 이번에 아빠기일때 온다고 들었는디 몇 시 비행기여? ][ 오전 비행기인데 광주 도착하면 오후 5시가 넘을 거야 ][ 왜 그렇게 걸린다냐? ][ 응, 김포에서 광주행 비행기가 우리 도착하고 안 맞아서 못 타고, 케이티엑스 타고 가니까시간이 그렇게 걸리네 ]옆에서 깨달음이 엄마랑 통화하는 줄 알고내 옆으로 바짝 붙는다.엄마가 전화를 하신 이유는 이번에 우리가 오는 날에 맞춰 깨서방이 좋아하는 도라지 넣은 배즙을 미리 해 놓으실 생각이라고 하셨다.이젠 그럴 필요 없다고 아직 지난번에 보내주신 것도 남았고 이제부터는 이곳에서 구입할 생각이라고 했더니 왜 그.. 2019.02.14
남편이 한국인 아내의 호칭을 다르게 부른 이유 [ 야, 저 아저씨가 자기야라고 불렀어,한국 사람인가 봐, 얼굴이 아닌 것 같은데 ][ 자기야, 요기(여기)~요기~ ]깨달음이 이번에는 손짓까지 하면서 또 날 불렀다.그쪽으로 걸어가는데 옆으로 마주치던 20대 청년들이 깨달음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주말에 쇼핑도 할겸 긴자에 나갔다.주말이면 차량통제를 해 둔 도로에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 한국사람들이 긴자 좋아하나 봐,한국말이 많이 들려, 사람들이 많아서손 잡고 다녀야겠어, 또 못 찾을라,,][ 왜 당신은 자기야라고 불러? ][ 그럼 뭐라고 그래 ? ][ 이름을 불러, 케이라고 부르면 되잖아? ][ 케이는 본명이 아니고 일본이름이잖아,그니까 싫어 ] 쇼핑을 끝내고 차를 한잔 마시기 위해커피숍에 들어가 앉아 쉬고 있는데 깨달음은잡지책을 .. 2019.01.29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문화 오늘도 깨달음은 옷을 바르게 챙겨 입고비장한 얼굴을 하고서는 교회를 따라 나섰다.작년 7월말에 호기심 반, 심심풀이 반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늘로 딱 반년이 넘어섰다.교회 입구에 결혼예식이 있음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 있었고 그걸 본 깨달음이 크리스천이 아니면서 결혼식은 꼭 교회에서 하려는 일본인들의 심리가 재밌다고 했다.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는데 노무라 상이나한테 너무 부럽다면서 자신은 이제이 교회를 못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그녀의 남편이 교회 다니는 걸 많이 싫어해서지금 이 교회가 아닌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교회로옮겨다니면서 남편을 조금씩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작년 연말 예배 때도 두분이서 나오셨죠? ] [ 네 ][ 진짜 너무 부러워요, 보니까 거의 매주 남편분이랑 같이 나오시는 것.. 2019.01.21
해외거주자에게 국제소포가 주는 의미 멀리 해외에 거주하시는 이웃님께서 소포를 보내오셨다.내가 연하장과 함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렸더니이렇게 푸짐하게 답례를 해주셨다.작은 선물을 보낼 때마다 부담스워하지 않을까항상 염려스러우면서도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고계시는 분들이 계시면 괜한 오지랖이 발동해서우리 조카들이 받아보고 많이 좋아했던과자나 스티커, 문구 같은 것을 넣는데 이렇게 마음을 나눠주셨다.내가 일단 풀어보고 깨달음이 다시 열어볼 수 있도록 조심히 닫아두었다. [ 어디서 온 거야? ][ 응,,멀리서...][ 왜 말을 안 해 줘? ] [ 그냥,그것보다 이 소포가 우여곡절이 있는데 내가 우리집 주소 가르쳐 드리면서 번지수 하나를 빠트린거야,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우리집에 도착했어, 우체부 아저씨가 주소는 잘못 됐지만 나 일 것 같아서 가져왔다면.. 2019.01.12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올 해 목표 작년 연말, 송년회가 잦았던 무렵, 깨달음은이틀에 한벌꼴로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들어왔다.그럴 때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렇게 내 노트북에 만엔을 끼워놓았다.12시가 넘으면 30분당 5천엔씩 늘어난다는 걸알고 있기에 12시 되기전 아슬아슬 들어오곤 한다. 어느날은 새 카렌더를, 어느날은 유전자 검사찌라시와 함께 놓아두었다.결혼하고 서로가 정해두었던 벌금 약속을 지금까지 별 불만없이 잘 이행하는 깨달음이 한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던 날, 귀가가 늦여 서둘러 잠자리에 들려고 했는데나에게 줄게 있다며 봉투를 건넸다.[ 왠 상여금? ][ 1년동안 고생했으니까 주는 거야 ]상당히 두꺼워서 좀 의아하기도 했고 받아도 되는지왠지 주춤거리게 되자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면서 나에.. 2019.01.09
오사카 코리아타운에서 남편을 울린 음식 아침 일찍 어머니 병원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바로 아버님이 계시는 요양원으로 옮겨오사카에 가야하는 이유를 말씀 드렸다.그리고 두 분께 약간의 용돈 드시고나오는데 아버님이 깨달음과 나에게두 손 모아 감사하다며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셨다.[ 아버님, 또 올게요 ][ 응,,케이짱,,민폐끼쳤구나..][ 저희가 다음달에 또 오도록 할게요 ] 오사카에 가는 길은 평소보다 3시간이 더 걸렸다.연휴 마지막 귀성길에 교통체증이 심각했다.우리는 바로 신축 호텔부지로 향했고 가는 길에 오사카성이 보이자 깨달음이 40년전에 와 본 곳이라며 어릴적 얘길 잠시했다.현장을 둘러보고 다시 전철을 타고 가는데깨달음이 갑자기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쯔루하시(鶴橋)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우린 언젠가부터 이렇게 계획없이 발길 닿는대로마음 가는대로.. 2019.01.07
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1월1일, 일찍 일어난 깨달음이 주방에서온 재료들을 꺼내놓고 오죠니를 만들고 있었다.오죠니는 일본의 떡국과 같은 것으로새해에 먹는 음식이다.결혼하고 8년동안 항상 설날이면 나는 떡국을깨달음은 오죠니를 만들어 두 그릇을올려놓고 먹는게 우리집의 관례처럼 되버렸다.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깨달음은 오죠니를 난 한국 떡국을 만들어 밥상을 차린다. [ 깨달음, 오세치 요리는 다 담았어? ][ 응, 내가 찾아보니까 쥬우바코(重箱)보다 훨씬괜찮은 찬합을 발견해서 거기에 넣었어 ]오세치 역시도 난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깨달음이 썰고 담고, 장식까지 모두 한다.오세치(おせち) 요리는 일본에서 정원 1월 1일에 먹는 음식이다. 원래는 중국에서 전래된 풍습으로명절에 행해지는 연회자리에서행해지는 진수성찬을.. 2019.01.03
남편 회사의 송년회를 다녀오던 날 깨달음 회사에 노크를 하고 들어갔더니청소기를 들고 있던 깨달음이 휙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청소를 했다.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회의석에 앉았는데묵묵히 청소만 열심히 하고 있는 깨달음..내가 회사에 들어서면 그 순간부터 깨달음은 나를 아내가 아닌 한명의 직원으로 대한다. 바닥에는 건축자재 패턴책자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었다. 주변을 좀 치워보려고 했는데 얼마나 무겁던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는 깨달음이 앉아서 이것이나 하라며 대량의 연하장과 프린터물을 건넸다. [ 대청소는 다 하셨어요? ] 내가 먼저 존재말을 했다.[ 응 ][ 근데 이거 몇 장이나 됩니까? ][ 당신 몫은 300장정도...][ 내 몫만 남겨 놓은 겁니까? ][ 응,,아까 반 정도는 했어, 당신이 청소를 좀 해야되는데 모리모토 상이.. 2018.12.30
2018년도 블로그를 뒤돌아보며,, 매해 12월이면 깨달음이 한글을 그리듯 또박또박 블로그 이웃님께 드릴 연하장을 써서보내드렸는데 요 며칠 사이에 한국에 계신분들께 도착을 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소를 알려주신 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리긴 했지만 혹 못 받으신 분이 계실까봐 조금 걱정입니다.작년에도 못 받으신 분이 몇 분 계셨는데 그 이유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연하장은 반송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그저 연하장 한 장일 뿐이지만여러분들이 그 마음을 받아 주시고 깨달음의 감사마음이 여러분들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http://keijapan.tistory.com/1192)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며.. 다음(Daum)에서부터 시작한 블로그생활이 벌써 햇수로 8년을 향해가고 .. 2018.12.28
크리스마스날 남편과 나눈 대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해서 스케쥴을 확인한 깨달음은 삿포로에 도착해서 바로 현장으로난 호텔로 헤어져 움직였다.호텔 건설현장의 점검와 미팅. 그리고 송년회가 두 곳이나 잡혀 있는 깨달음과 원고마감이 코앞으로 닥친 나는 각자 일하는 장소가 다르기에 크리스마스를즐길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저녁은 알아서 서로 해결하자는 말을 남기고 택시를 타고 떠가는 깨달음이 차갑게 느꼈졌다. 삿포로를 같이 올 때는 일도 일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즐기자고해서 온 건데.. 호텔에서 나는 초콜렛과 비스켓을 먹어가며남은 원고를 작성했고 깨달음은 11가 넘어서혀가 꼬인 상태로 들어와서는 직원들이현장에서 인정받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2차로 언니들이 있는 크라브에 갔는데삿포로 언니들이 예뻤다는 굳이 할 필요도없는 얘기를 보고하듯이 했다.[ .. 2018.12.26
남편을 기분좋게 만든 신년카드 연말 쇼핑을 즐기고 있는데 동생에게서한국은 동지였다며 동짓죽 사진을 보내왔다.광주에서는 팥죽에 칼국수 면을 넣은 것을팥죽, 새알심을 넣은 것은 동지죽이라 부른다.깨달음이 시장에 가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꼭 먹었던 곳에서 이번에도 엄마와 함께 먹다가사진을 보낸거라고 했다.깨달음에게 한국은 팥죽 먹는 날이라고 사진을보여줬더니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금방 동지라고 알아차리고는 우리도 먹자며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일본식 팥죽이라고 해야하나 너무 달아서 난 별로 좋아하지 않은 오시루코 전문점이였다. 오시루코는 건더기가 없이 팥을 갈아서 끓인 것을말하며 팥 알갱이가 남은채로 나오는 것은젠자이라고 한다. 한국은 입맛에 맞게 설탕이나 소금을 가미하지만 여긴 처음부터 상당히 달달한 상태로 나오고 찹쌀로 만든 새알심 보다.. 2018.12.24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니.. 아침을 간단히 먹은 우린 바로 운동을 나갔다.깨달음은 내가 카메라를 대면 달리다가도주위 의식하지 않고 이상한 자세를 취하며 까불고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강남스타일 춤을추기도 하고 바보같은 포즈를 하면서혼자서 좋아서 웃고 난리다. 날씨가 넘 좋다..운하와 바다가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리는 깨달음 뒷모습은 여전히 별 변화가 없었다. 뛸 때마다 풍성한 엉덩이와 옆구리 살들이 같이 출렁거렸다.뛰면서도 점심은 뭐 먹을거냐고 묻는 깨달음..[ 야채 먹기로 했으니까 야채 먹으면 되지? ]자문자답을 하면서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100%야채를 먹고 온 깨달음은 샤워도 하지 않고그동안 미뤄두었던 창문청소를 했다.왜 오늘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설날 대청소해야하니까 시간날 .. 201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