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연신 스케치에 몰두하고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작업에 열중 하고 있을 때만큼은 모든 상념들을 내려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머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펜 끝에서 자유를 느끼곤 한다. 특별한 의미를 담지 않은채, 그저 여백을 메꿔가는 단순 작업이라도 난 그냥 좋다. 디자인과를 선택, 아침 저녁으로 작품을 만들고 콤페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대전으로 작품들고 다녔던 그 시절,,, 밤을 새며 만들고, 칠하고, 붙이고,,그래도 참 즐거웠고 행복했다. 좀 큰 상 하나 받으면,, 교수님들과 아침까지 술을 마셨던 기억도 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피곤하지도 않았고, 실패도 두렵지 않았다. 젊음이라는 에너지가 충만해서도 열심히 했겠지... 작업실에서 시킨 짜장면은 또 얼마..
2014. 5. 7.
일본인이 말하는 세월호 학생들이 가만히 있었던 이유
내가 다니고 있는 스포츠센터 사우나에서의 일이다. 이곳도 황금연휴여서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평소보다 회원들이 적은 날이였다. 예전부터 안면이 있던 아줌마 두 분께서 대화를 나누셨다. [ 황금연휴인데 어디 안 가?] [우리는 남편이랑 미리 갔다 왔어, 하와이~] [ 그래? 우리는 가까운 곳이라도 갈려고 하는데 한국 빼놓고는 티켓을 못구하겠더라구, 한국은 내일 티켓도 아직 많이 남았다던데....] [ 요즘 누가 한국 가겠어, 엊그제는 지하철 사고도 났다는데 도대체 요즘 한국 왜 그런거야?] [ 몰라,,, 매해 한국을 다녀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못 느꼈거든,,,, 다 정치가가 문제야,,, 이전, 대통령도 아니였는데 이번 박 대통령은 더 아닌 것 같애,, 역시 2세들은 정치가 약해~ 리더쉽도 없고,..
2014. 5. 5.
남편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한국음식
황금연휴인데 특별히 갈 곳도 없고,,,, 그래도 왠지 어딘가를 가야 될 것 같아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 식당가. 깨달음은 츠케멘을 시켰고,,,난,,,고민을 하다가 그냥 쥬스를 한 잔 시켰다. 여전히 찾지 못한 입맛 때문에...벌써 3kg가 빠진 상태다. 면을 한 젓가락 후루룩 먹던 깨달음이 자기가 맛있는 것 주문 해 두었다고 호주머니에 넣어 둔 번호판을 꺼냈다. 삐~삐~, 번호판이 울리자 잽싸게 가서 식판에 가져온 것은 해물 순두부찌개였다. 이런 매콤한 찌개를 먹으면 내 입맛이 돌아올 것 같아서 주문했단다. 그러면서, 자기가 우선 한 번 먹어 보고 준다고 나보고 츠케멘 먹고 있으란다. 약간 분위기가 이상했지만,,,그냥 난 면을 몇 가닥 먹고 있었고 깨달음은 별 기대 안했는..
2014. 5. 4.
저기,,한국사람 아니세요?
난 해외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자주 들어가는 편이라 생각한다. 결혼 전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터울이 있었지만 결혼을 한 후로는 깨달음과 1년에 1번 이상은 갔던 것 같은데 갈 때마다 늘 낯설은 시선을 느끼곤 했다. 엄마랑 갔던 고깃집에서 일이다. [ 저기, 여기 맥주 한 병 주세요] [뭐요?] [예? 아, 맥주 한 병 주시라고 그랬는데..] [긍께, 뭐냐고요?] [응,, 맥주요,,병맥주,,,,한 병] [아니,,, 긍께 뭔 맥주를 주냐고요? 카스여? 하이트여?] [ 예? ...............카스요...] 아줌마가 날 천천히 보시더니 [한국사람 아니여?]라고 물으셨다. 난 아줌마가 뭘 물어보시는지 전혀 몰랐다. (퍼 온 이미지) 1. 약 10년 넘게 타보지 않았던 한국 시내버스를 탔다가 2정거..
2014. 5. 3.
너무 솔직한 것도 어리석음에 하나이다
지난, 4월 11일,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되었다. 글을 올린지 11시간 이상이 지났을 무렵, 여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 자기 댓글이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동생이 이 댓글을 달았을 때, 어떤 심정이였는지,,,, 정작, 그 글의 주인공보다 동생이 더 아프고 속상했음이 느껴져 바로 글을 내렸다. 그 시각, 내 블로그 방문자 수는 벌써 4,000명이 넘어 가고 있었다. 내 글의 주제가 되는 것들은 나의 일상, 내 남편, 내 가족, 내 친구들이 전부였다. 내게 있어 그들이 내 삶의 전부였기에 그들과 나눈 시간들,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내 기억들을 얘기하듯 써왔었다.. 아프면 아프다고,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미우면 밉다고,,, 있는 그대로 내 감정을 털어 놓았다. 그러다보니 ..
2014. 5. 2.
남편의 한국어가 거칠어진 이유가 있었다.
어젯밤, 난 깨달음에게 이제부터 당신에게 말을 예쁘고 깍듯하게 하겠다고 부드러운 톤과 존칭어로 말을 걸고 대화를 할 거라고 선언을 했다. 느닷없는 내 변화에 좀 의아해 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 봤다. 개인전, 갤러리, 대출자금에 관해 최대한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그리고 정중하게 얘기를 나눴다. [네, 아니에요] [그래요, 당신 생각대로 하세요] [고마워요, 당신이 선택해요] [ 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에요, 그건 잘 하셨어요] [ 그래요, 그렇게 해 줘서 고마워요] 이런 나의 말투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음이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내 귀에 대고 [그냥, 평소 때처럼 말해~~~~!]라고 악을 쓴다. 듣고 있자니 낯설어 죽겠다고 늘 하던대로 말 하란다. 아니, 좀 거칠고 무뚝뚝한 내..
2014.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