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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252

한국음식 궁합까지도 잘 알고 있는 남편 오후 5시인데 초인종이 울렸다. 요즘 퇴근이 빠른 깨달음이 춥다면서 얼른 들어 온다. 왜 빨리 왔냐고 물었더니 현장 조사가 이 근처여서 그냥 사무실 안 들리고 바로 왔단다. 저녁 준비 아직 안 했다고 그랬더니 괜찮다고 하던 일 하란다. 그래서 난 다시 내 일을 하고 깨달음은 자기 책상쪽으로 갔었다. 그렇게 30분쯤 지났을 무렵, 깨달음이 저녁은 배달시켜 먹어 보자고 제안을 했다.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손에 무슨 종이를 들고 흔들흔들 거리며 한국요리를 도시락으로 배달한다는 찌라시를 발견했다고 찌라시를 내쪽으로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일식, 초밥집, 피자집, 중화요리집 찌라시는 많이 봤는데 한국요리 도시락전문 찌라시는 처음이였다. 자기 회사 우편함에 들어 있었단다. 그러냐고 적당한 것 있는지 당신이 보라고.. 2015. 1. 24.
일본 친구들에게 먹여보고 싶은 한국음식 하필 우리 서로 너무 바쁜 상황이였다. 부동산 측에서 급하게 일처리를 하고 싶어하는 심정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우린 우리대로 사정이 있었다. 1년을 꼬박 채우고 나서야 우리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둘러보는 그 짧은 시간에 내 마음이 이미 결정을 하고 있었다. 바로 이 집이라고,,,, 그래서 계약을 하기 위해 퇴근을 하고 급하게 다함께 모였다. 일단 매입신청 서류를 작성하고, 그 다음은 대출신청이였다. 모든 은행에서 나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이 한 군데 있었지만 내 저축액보다 작은 액수였다. 영주권이 있고 직업이 있어도 대출의 문턱은 높디 높았다. 외국인이라는 마이너스 요소도 작용해서인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외국인에게 몇 억이 되는 대출.. 2015. 1. 14.
남편이 그리워하는 한국의 그 시절 [ 케이야, 주문한 책이 왔거든 그래서 그거랑 깨서방이 좋아하는 과자 몇 개 보내려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과자 아직도 많이 남았어, 그리고 필요한 것도 없고~ 2월달에 우리가 가니까 그 때 가져올게~] [ 그래?,,, 그럼 책도 그냥 놔둘까?] [ 응, 언니야, 그냥 놔 둬~] 2주전에 언니랑 이렇게 통화를 했는데 소포가 왔다. 깨달음 과자, 명태코다리, 호박고구마, 동치미, 오징어, 명란젓, 성경통독이 들어 있었다. 가족들과 속초여행 갔을 때 산 것들을 넣었단다. 깨달음이 안 먹어 본 과자가 있어 좋아할 것 같아 퇴근하고 돌아 올 때까지 펼쳐 놓았다. 이른 퇴근을 하고 들어 온 깨달음이 보자마자 금새 알아차리고 하나하나 봉투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보더니 홍어를 보내주셨냐고 물었다... 2015. 1. 10.
카톡 속, 한국어가 너무 웃기다. 깨달음의 카톡 이름은 [케다룬]이다. 자기 귀에는[깨달음]이 아니라 [케다룬]으로 들린다고 발음나는대로 소리나는대로 입력을 해놨다. 그래서인지 카톡으로 대화를 하다보면 웃기는 한국어들이 참 많다. 어제는 협회직원 생일이라고 그랬더니 샌츄카하미다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보내왔다. 한국사람은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완전 일본식 한국어 발음이였다. 일본식표기가 예를 들어 깨, 께, 캐, 케를 け만으로 표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서도 발음나는대로 쓰는 이유중의 하나이겠지만 참 일본스러운 발음이다. 오늘 저녁엔 퇴근이 늦은 깨달음에게 저녁은 먹었는지 물었더니 오누룬 마시솟소요 (오늘은 맛있었어요)라고 적어 보냈다. 친차로(진짜로) 코진마루(거짓말) 초와요( 좋아요) 대충 이런 식이다. 내가 귓가에 대고 발음을 몇 .. 2015. 1. 9.
고깃집에서 남편이 냉면에 찍어 먹은 것 1월4일까지 신정연휴인 이곳 일본. 신정 분위기도 즐기고 고기도 먹으러 가자고 둘이 간 곳은 긴쟈에 있는 고깃집, 오레노 야키니꾸(俺の焼肉)였다. 먼저 김치와 샐러드를 주문하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소 모양의 식판에 각 부위별로 고기가 올려져 있는 한정 판매 메뉴였다. 소의 혀부터 앞다리, 뒷다리 등등 각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메뉴여서 인기가 많다. 양념장이 묻어 있지 않은 부위는 소금과 와사비를 곁들어 먹으라는 스텝의 조언을 듣고 야채와 함께 굽기 시작,,, 부드러우면서 육질이 살아 있고 부위별로 맛이 많이 달랐다. 그렇게 고기를 구어 먹다가 깨달음이 주문한 굴찌개가 나오고,,, 먼저 국물을 떠먹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스탭을 불러 고추장을 달라고 했다. 고추장을 넣고도 맛이 부족했는지 김치 .. 2015. 1. 3.
한국식 집밥을 고집했던 남편만의 이유. 아침에 일어나면 난 식사준비를 바로 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공휴일도 내 아침 준비는 변함이 없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깨달음은 샤워를 하고 샤워가 끝나면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다음 의자에 앉는다. 난 그 시간에 맞춰 밥과 국을 푸고, 깨달음은 젓가락을 들고 [잘 먹겠습니다]를 얘기하고 먹기 시작한다. 샐러드, 멸치볶음, 갓김치, 다시마조림, 북어포 조림, 동치미, 계란후라이, 미역국. 샐러드, 명란구이, 동치미, 우메보시, 멸치조림, 미니햄버거, 바지락국. 샐러드, 마늘장아찌, 청경채나물, 생선초조림, 멸치볶음, 계란국, 생선어묵. 밥이 먹기 싫다고 하는 날은 포도, 바나나, 사과, 시금치나물, 감자샐러드, 미니 햄버거, 두부국 샐러드, 우메보시,배추나물, 생선초조림, 겉절이 , 연.. 2014. 12. 29.
남편이 아저씨임을 느낄 때... 코리아타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여기저기서 캐롤송과 K-POP이 흘러나오고 옆에 있던 깨달음은 음악에 맞춰 고개로 장단을 맞추며 걸었고 스쳐 지나는 사람들 입에선 술냄새가 풍겨나왔다. 코리아타운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사람을 더 들뜨게 하는 것 같았다. 이곳에 오면 명동냄새가 난다고 했던 깨달음 말이 문뜩 뇌리를 스쳤다. 후배와 만나기로 한 곳은 양념통닭집이였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지는데 사람들로 붐비는 탓인지 발걸음이 자꾸 밀린다. 9시가 넘은 시간인데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세계 각국의 언어들이 들려오고,,,, 간단하게 주문을 하고 맥주도 한 잔씩 시켰다. [ 메리 크리스마스,,,] 일단 건배를 하고 깨달음이 후배에게 지난번에 준 오마모리.. 2014. 12. 26.
한국에서의 노후생활을 혼자서 계획한 남편 올 한해, 카마쿠라(鎌倉)를 시작으로 에노시마(江の島) 요코하마(横浜) 그리고 다시 동경으로 우린 집을 찾아 헤맸다. 12월에 접어 들면서 매물이 나오지 않아 [집보러 다니기]를 잠시 쉬었는데 지난 8월에 거래했던 부동산측에서 연락이 왔다. 바다와 3분, 역과의 거리도 3분, 평수도 50평이상, 별장식 주택이 나왔는데 혹 동경에서 아직 집을 못 구했다면 한 번 보러 오시라는 전화였다. 로망스카 안에서 팩스로 받아 본 물건 정보를 우린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말 그대로 별장식 주택이였다. 누군가를 불러 파티하기도 좋고, 천장도 높고, 벽난로도 있고, 안락하게 휴식을 취하기에도 참 좋은 집이였다. 지금의 집주인이 동경에서 사업을 하시는데 이 곳을 별장처럼 사용했다고 한다. 깨달음이 도면을 보면서 갤러리 스페.. 2014. 12. 23.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 저녁 8시, 초인종 소리와 함께 큰 박스 두개를 건네 주시는 우체부 아저씨. 두 박스 모두 한국에서 온 것으로 하나는 언니가 주문해 준 깡통김. 또 한 박스는 깨달음에게 온 소포,,, 당신에게 온 거라고 열어 보라고 그랬더니 처제가 보낸 거냐고 서둘러 상자를 열길래 아니라고 당신 팬이 보낸 거라고 그랬더니 [ 블로그?]라고 해맑은 얼굴로 날 쳐다본다. 한국 부동산 관계로 내가 신세졌던 이웃님이 보낸 소포였다. 박스를 열자마자 번개와 같은 속도로 박스 안을 탐색하는 깨달음. 자기가 좋아한 과자가 입빠이 들었다면서 이것도 먹어 봤고, 이것도 먹어 봤고,, 하면서 하나씩 꺼내 자기 무릎에 과자를 올리기 시작했다. 내년 2월 한국 갈 때 (아버지 추도식)까지는 먹을 수 있겠다고 너무 많이 보내 주신 것 같다면서.. 2014. 12. 17.
출근 가방 들고 서 있는 남편 [ 늦겠어, 빨리 준비해~ ] [ ...................... ] [ 밥 먹으면서 봐~, 국 다 식어~] [ ...................... ] [ 오늘 퇴근 몇 시야? 늦여? 난 오늘 빨리 들어 올거야 ] [ ...................... ] 지난 주부터 내가 깨달음에게 매일 아침마다 하는 소리다. 깨달음 출근 시간은 8시 50분에서 9시 사이다. 그런데 약 2주전부터 아침이면 넋을 빼고 TV를 보느라 늑장을 부리기 시작했다. 7번채널, TV동경에서 지금 한국 드라마 [ 허준 ]을 하고 있다. 아침이면 뉴스를 포함한 정보프로를 빠짐없이 봐 왔던 깨달음이 어느날인가 부터 보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 아침 8시 15분 시작해서 9시 20분에 끝나는 이 드라마,, 난 사극을 별.. 2014. 12. 13.
산타크로스 기분은 바로 이런 것. 댓글들을 프린터한 A4용지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하나 하나 다시 읽어 갔다.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독일까지,,,세계 각국에서 연락을 주셨다. 주소를, 그리고 성함을 적어주시는데는 좀 용기가 필요하셨을텐데 이렇게 나를 믿고 적어주심에 대해 감사했다. 퇴근이 빨랐던 깨달음도 오늘은 뭘 해야할지 알고 있기에 내 테이블에 얼른 앉더니 주소가 적인 종이를 훑어 보면서 동남아시아쪽 주소는 없다고 그 쪽에는 이웃님들이 안 계시냐고 물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따끈한 차를 한 잔 하면서 깨달음과 이런 저런 얘길 나눴다. 한국에 계신 줄 알았던 분이 외국에 계시더라고,,, 자기 얘기 털어 놓아 주신 분도 많았다고,,, 자녀분 얘기도 있었고, 부모님 얘길 해주신 분들도 계셨다고,,.. 2014. 12. 12.
한국노래만이 갖고 있는 매력 하루 온 종일, 겨울 바람이 차갑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어깨가 작게만 보인다. 내 이어폰에선 김 범수의 [ 끝사랑 ]이 흘려 나오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씨디를 모두 뒤집어 한국노래만 골라 하루에도 몇번씩 듣고 또 듣고,,,,, 그렇게 듣고 있으면 왠지 마음 한구석이 달래지는 듯 했었다. 그 씨디 속엔 깨달음이 언젠가 인천공항에서 사 온 씨디도 섞여 있었다. 매장 아가씨에게 한국 노래 있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뭐라고 알 수 없는 한국어를 하면서 권해 주더라는 씨디. 한글을 못 읽어서 그냥 주는대로 받아 왔다 온 씨디에는 70,80 인터넷 검색 베스트 인기가요라고 적혀 있었다. 송창식, 이은하, 남궁옥분, 정태춘,,,, 나하고는 좀 연대차이가 있는 가수분들이 많다고 아마도 매장 아가씨가 당신 얼굴을.. 2014. 12. 11.
아내는 출장 중 짐을 챙기며 뭐가 먹고 싶냐고 물었는데도 시큰둥하다. 결혼 초, 내가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해외나 지방으로 잠시 출장을 떠날 때면 깨달음도 내 스케쥴에 맞춰 내가 있는 곳까지 와서 그곳 관광을 즐기며 하룻밤을 더 묵곤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가 번거로운 것도 있고, 세미나 참석이 줄어들면서 그냥 혼자 움직이게 되었다. 이런 날은 혼자 남은 깨달음을 위해 간단한 먹거리를 장만해 두거나 하는데 오늘은 별 반응이 없었다. 뭐든지 말하라고 이번에 2박3일이니까 당신 혼자 심심할거라고 그래도 그냥 눈만 멀뚱멀뚱 뜨고 날 쳐다 보면서 감기가 다 나았는데 직원들 때문에 감기가 또 옮겨온 것 같다고 짜증난단다. 겨우 나았는데 또 머리와 목이 아프다고,,,, 내일 다시 병원 가야할 것 같다길래, 내가 없으면 더 .. 2014. 12. 4.
좀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 옛날 작품들을 뒤적거리고 있는 날 보고 깨달음이 금세 알아차렸다. 이웃님께 드릴 작품 찾냐고 그러면 자기가 골라 주겠단다. 사이즈는 결정했는지, 어떤 형식으로 보낼 것인지, 몇 분에게 보낼 것인지 질문이 많다. 그렇게 깨달음과 내가 고른 작품을 수정작업 하고 있는데 깨달음이 얼른 사진을 찍으며 작품에 자기 사인도 넣어 달란다. [ .......................... ] 내 작품인데 왜 당신 사인이 필요하냐고 자기가 무슨 연예인인줄 착각하고 있다고 째려봤더니 지난주말 신주쿠역에서 한국 여자분들이 자기를 한 번 쳐다보고 핸드폰 화면을 한 번 쳐다보고, 몇 번 그러더니 [케이]뭐라 그러면서 웃었단다. 그래서 자기가 깨서방인 걸 들켰다는 생각에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면서 내 블로그에선 자기가 좀 유.. 2014. 12. 1.
인간의 본능 쇼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병원냄새는 마취제처럼 사람 기분을 쳐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옆에선 꼬마들이 뭘 먹는 듯했고, 안내데스크 쪽에선 영어와 일어가 반 반섞인 소리가 들려왔다. 치료가 끝나고 2개월을 맞이하는 날,,, 매달 이렇게 혈액검사를 하고 내 몸상태를 체크해야만 한다. [ 돈이고 명예고 아무짝에도 쓸데없응께, 건강에만 신경써라잉~~ 알았냐? ] 힘주며 말씀하시던 우리 엄마 얼굴이 잠시 스쳤다. 혈액검사 결과를 들고 있던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부른다. 주치의의 첫 질문은 체중이 몇 키로 늘었는지였다. 아직 1키로밖에 늘지 않았다고 하자, 대뜸 무슨 음식을 좋아햐냐고 물으신다. [ .......................... ] 가리는 건 별로 없이 잘 먹는다고 대답하자, .. 2014.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