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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1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지난 주 엄마 생신날 통화하고 일주일 만이다. 뭐하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테레비 보고 계신단다. 건강은 어떠신지, 뭐 드셨는지, 감기 조심하라고, 그리고 차 조심하시라고,,,늘 전화해서 하는 소린 같다. 엄마에게 전화할 때면 되도록 깨서방이 있을 때 해서 깨서방 목소리도 들을 수 있게 하는데 오늘은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걸었다. 후배가 주고 간 영화 [ 님아 저 강을 건너지 마오 ]의 영상들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돌아가신 우리 아빠가 떠오르기도 하고,,,홀로 남은 할머니.. 홀로 계신 우리 엄마가 눈에 자꾸 어른거려 그냥 무작정 전화를 걸었던 것 같다. 전화통화를 했지만 영화의 잔영 때문인지 왠지모를 애달픔과 죄책감에 기분이.. 2015. 3. 16.
화이트데이, 남편에게 받은 황당한 선물. 출장이 별로 없는 깨달음이 출장을 떠났다. 간다고 해도 당일치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시찰할 곳이 많아 1박을 해야한다고 오사카까지 다녀왔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깨달음이 저녁을 같이 하자고 부른 곳은 동경역 근처에 있는 초밥집이였다. 깨달음은 해외 여행을 다녀오거나, 장거리 여행을 하고 오면 돌아온 날은 꼭 초밥이나 소바집을 가고 싶어한다. 아마도 내가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면 한식이 먹고 싶듯이 깨달음도 사시미나 초밥을 먹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30분정도 늦게 도착해 들어갔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깨달음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먼저 안주 몇 개 주문하고 맥주 한 잔 하고 있었단다. 역시, 같은 일본이지만 오사카 음식맛과 동경 음식맛이 달라서 비롯 1박2일이였지만, 동경스타일이 먹고 싶었단다. 난 .. 2015. 3. 14.
한국에서 온 남편의 생일 선물 드디어 한국에서 날아온 깨달음 선물이 도착했다. 후배에게 생일선물로 부탁한 한국과자들과 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이 함께 들었을 것이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깨달음이 직접 열어 보도록 그대로 두었다. 10시가 넘어 들어온 깨달음이 덩그러니 놓여진 박스를 보고는 거래처와의 미팅이 식사까지 이어져 늦였다며 소포 박스쪽에 대고 얘길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술이 기분좋게 취한 깨달음이 박스를 열며 노래를 불렀다. [ 샌 추카 하미다, 샌 추카 하미다, 케다룬노 새이루~샌 추카 하미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깨달음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어쩜 저렇게 재밌는 한국어 발음이 있을까 하면서도 술 때문에 꼬이는 혀로 열심히 본인 생일 축하송을 부르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처음 보는 과자가 많다며 롯데.. 2015. 3. 13.
동일본 대지진 4년, 후쿠시마의 실태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규모 9.0의 초대형 지진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을 강타한지 정확히 4년이 지났다. 오늘 이곳에서는 그 시각, 일본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하는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특히.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후쿠시마, 미야기(宮城), 이와테(岩手) 등 도호쿠(東北) 3현 등, 전국 각지에서도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공영방송 NHK는 지진과 원전 사고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는 등 잊혀져가고 있음을 우려하는 방송이 보도 되었다. 오후 저녁 뉴스시간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 유출 증가가 늘어나는 등 오염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임을 밝히고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비교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20년 전 원전사고 영향으로 2세,3세까지 장애를 보이는 지금의 체르노빌.. 2015. 3. 12.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일본 아저씨 깨달음 선배와 뒤늦은 신년회를 하기로 했다. 깨달음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셨던 그 선배님.. 신년회라 하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린 3월의 중턱이지만 그냥 그런 명목으로 만나기로 약속한 곳은 코리아타운의 짜장면집이였다. 미팅이 길어진 깨달음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고 선배, 나, 그리고 후배, 3명이서 먼저 막걸리로 건배를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 군만두와 탕수육이 먼저 나오고 20분 늦게 도착한 깨달음과 다시 건배를 했다. 오랜만에 먹어서 너무 맛있다며 탕수육이 원래 비싼 음식 아니였냐고 선배가 물었다. 30년 전무렵, 한국의 중화요리집에 갔을 때 군만두를 시켜먹는 자기 옆 테이블에서 번쩍번쩍한 금시계를 찬 아저씨 둘이서 탕수육을 맛있게 먹는장면.. 2015. 3. 10.
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지난 달, 집 계약이 파기 된 후로 우린 부동산 담당자인 사토군에게 집 찾는 걸 잠시 쉬겠다고 전했었다. 계약파기로 인해 의욕상실및 잠시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토군에게 집찾기를 하지 말라고 정중하게 얘길 했었다. 알겠다고 그러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라며 사토군도 우리의 제안을 받았들었다. 그동안 우린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 맨션을 살 것인지, 주택을 살 것인지, 갤러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반복되는 얘기를 또 하고 또하고,,, 그런 시간들이였다. 그러다가 한국에 다녀오고,,, 한국에서도 다들 집은 어떻게 됐냐고 묻길래 정신이 좀 차려지면 다시 집을 찾을 거라고만 대답했었다. 그런데 그 계약파기 날로 딱 한달이 지난 오늘, 사토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 번 .. 2015. 3. 7.
남편이 생일선물로 후배에게 부탁한 것 약속장소에 도착한 난 주문을 먼저 해두었다. 1일 한정판매 메뉴가 있어 깨달음이 오는 시간에 맞춰 요리를 부탁드렸다. 15분후 깨달음이 들어오고 먼저 와인으로 생일축하 건배를 하고나자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당신 생일이니까 먹고 싶다는 것 무조건 시키라고 그랬더니 날마다 생일이였으면 좋겠다면서 메뉴판을 뚫여져라 쳐다봤다. 결혼하고 4번째 맞는 깨달음 생일.. 첫 해는 양복, 두번째 해는 구두를 그리고 작년엔 온천을 다녀왔었다. [ 깨달음씨, 뭐 갖고 싶어? ] [ ..........................] [오늘은 생일이니까 뭐든지 들어 줄게] [ ..........................] [ 왜? 아무 것도 필요 없어?,오늘 아니면 안 들어 줄 거니까 필요한 거 .. 2015. 3. 6.
일본의 신형 영양실조와 식습관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필름을 가지고 원장실에 들어갔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지금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어제 먹은 식단을 말해 보라 하셨다. 김치, 콩, 김, 명태조림, 식빵, 치즈, 두부조림, 토마토 파스타, 오렌지, 도너츠, 딸기, 오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얘길 했더니 매 끼니미다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를 생각하라고 하셨다. 몸은 음식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병이 오는 것도, 병을 막는 것도 모두 음식이니 한 끼를 먹더라도 잘 생각해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치료를 마친 지난 3개월동안 나름대로 체력보강을 위한 음식들을 신경써서 먹긴 했는데 영양소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예전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꼭 고깃집을 가야했던 육식생활은 조금 줄였고 싫어했던 야채,.. 2015. 3. 4.
한국인 장모와 외국인 사위의 관계 매달, 모여행사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출판물이 우편함에 들어 있었다. 결혼하고 매해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터라 올 초에도 하와이를 한 번 다녀 오자는 얘기를 잠깐 나눴었는데 지금까지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집 이사 건도 있었고 한국도 다녀오느라 이래저래 여행에 쏟을 마음적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여행 팜플렛을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기더니 갑자기 자기 책상에 올려져 있던 저금통 2개를 가져와서는 털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에서 모았던 것도 아니고 나보다는 깨달음이 훨씬 열심히 돈을 넣었기에 느닷없는 깨달음의 행동에도 아무런 불쾌감을 느끼질 못했다. 500엔짜리 동전부터 천엔짜리 지폐까지 모두 털었다. 무표정으로 사진만 찍고 있었더니 사진 그만찍고 동전 좀 세어 달라길래 함께 세.. 2015. 3. 3.
일본 재류 외국인을 위한 피난처. 사이타마캔 후지미노시(埼玉県ふじみ野市)에는 일본에 재류중인 외국인을 위한 후지미노 국제문화센터가 있다. 일본에 재류중인 외국인들의 카케코미테라 (駆け込み寺)역할을 하는 센터이다. 가케코미테라 (駆け込み寺)는 에도시대에 바람난 남편이나 강제 결혼에 시달린 끝에 도망 온 여자를 도와 안전하게 숨겨주는 특권을 가졌던 절을 뜻하며 요즘은 힘들고 약한 약자들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피난처와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센터, 협회 등을 통들어 뜻한다. 2013년, 법무성 통계에 의하면 일본에서 거주중인 재류외국인수는 165만 6천명을 넘어 가고 있다. 그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 일본에서 정착하기에 필요한 일반적인 생활습관, 문화, 언어, 행정처리등등 알아가고 익혀가야할 사항들, 그리고 거기서 오는 갈등, 트러블, 불편함 .. 2015. 3. 2.
나몰래 남편이 숨기고 있는 것 일본으로 돌아오는 기내안에서 깨달음은 밀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동경에 도착하면 바로 직원들에게 도면을 팩스로 보내야 했기에 좋아하는 한국영화도 못보고 열심히 도면체크를 했었다. 한국에 있는동안 팩스 보낼 곳을 찾아 봤지만 우체국에서도 국외로의 팩스는 취급하지 않았고 공항 라운지에서도 A3사이즈는 보낼 수 없다고 해서 급한대로 사진을 찍어 메일로 첨부를 했었다. 빠른 오후편 비행기여서인지 집에 돌아오니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였다. 이른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정리할 것들, 필요한 준비할 것들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잠시 쉬고 있는데 깨달음이 한국과자들을 그릇에 옮기기 시작했다. 엄마랑 같이 가서 산 콩엿과 옛날과자,,, 엿은 적당히 달아 질리지 않고 이빨에 붙지 않아 맛있고 옛날.. 2015. 2. 28.
한국에서만 볼 수있는 남편의 다른 모습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엔 언니, 동생네도 서울로 올라가야했기에 멀리 갈 수 없어 광주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순천 송광사에 들렀다. 점심으로는 깨달음이 좋아하는 해물지지미과 도토리묵에 동동주를 마셨다. 산나물이며 장아찌, 밑반찬으로 나오는 음식도 맛있게 먹는 깨달음을 보고 음식 가리지도 않고 아무거나 잘 먹어주는 깨서방이 너무 고맙다며 행여나 한국음식 입에 안 맞아 못 먹고 그러면 우리들도 마음이 쓰이고 그럴텐데 이렇게 잘 먹어 주니 정말 고맙다고 언니가 극찬을 해주었다. 지지미에 갓김치를 올려 먹으며 동동주를 시원하게 한사발 들이키는 깨달음 모습이 영락없이 한국의 시골 농부 아저씨 같아 새삼스럽게 웃음이 피식 나왔다. 빨갛게 달아 오른 얼굴로 깨달음은 지지미와 도토리묵, 그리고 동동주가.. 2015. 2. 27.
한국 설날을 직접 체험한 남편의 반응 광주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추모관으로 향했다. 다른 가족들은 이미 아빠와의 인사를 마치고 집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여서 왠지 마음이 바빴다. 지난 10월에 왔을 때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아빠 옆자리에 들어와 있었다. 삶과 죽음이 종잇장처럼 얇고 허망한 것임을 내 눈으로 또다시 확인하는 서늘한 시간이였다. 집에 도착하자 조카들은 추모예배에 부를 찬송가 반주연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본팀 빼놓고는 이미 설인사를 끝낸 상태였지만 우리가 합류했으니 세배 드리지 않았던 조카들, 시댁에서 늦게 도착한 언니네를 포함해 다시 세배타임을 가져야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상차리기 전에 다들 세배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간 조카, 졸업을 앞 둔 조카, 취업 준비중인 조카,,,,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 2015. 2. 26.
한국과 노스페이스의 관계 후배가 커피숍 문을 열고 내 쪽으로 향해 걸어왔다.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후배에게서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유난히 큰 가방을 의자에 올려 놓으며 잘 지냈냐고 묻는 후배. 2년 전에 본 후배와는 분위기가 너무도 달라 잠시 얼떨떨 했다. 새로 옮긴 디자인 회사일도 묻고, 한국에 차린 사무실에 관한 얘기도 나누고,, 한국엔 한 달에 한번씩 간다고 한다. 2년 전부터 한국에 디자인 사무실을 차려 왕래가 잦다고 한다.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하자,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이정도는 되야한다고 흘러 넘겼다. 2백만원이 넘은 가방, 로X스 시계, 신발까지..,,,, 점심을 간단히 초밥집에서 런치세트를 먹고 헤어졌다. 후배는 일본에 온지 12년이 되어간다. 아내와 딸 둘은 한국에 있다. 오늘 나를 보자고 했던 건 .. 2015. 2. 23.
해외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한국음식들 언니가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가 이번 주에 한국에 들어가도 일본으로 가져올 물건들이 많기에 미리 보내는게 낫지 않겠냐는 언니의 조언으로 이렇게 한국에 가기도 전인데 소포를 보내주었다. 동치미, 파김치,조기, 육포, 문어다리, 쥐포, 낙지젓갈, 곶감까지,,,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동치미와 파김치, 그리고 깨달음 몫으로 건어물도 함께 보내 주었다. 때마침, 깨달음 퇴근 시간이 곧 다가와서 소포 내용물을 그대로 펼쳐 두었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이 소포를 보고 뭘 할 것인지 알고 있기에...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오자마자 싱글벙글 신문을 깔고 자기 입맛에 맞춰 문어다리를 자르길래 너무 길다고 그랬더니 이건 내 것이니까 자기 맘대로 할 거라고 가끔 긴 채로 구워 먹으면 맛있으니까 내버려 두란다. [ .. 2015. 2. 18.
일본의 장례식 답례품 초인종이 짧게 한 번 울리고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깨달음인 걸 알고 얼른 국냄비에 가스불을 켰다. 그런데 현관에서 날 부르길래 가봤더니 쇼핑백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뿌리란다. 장례식 갔다왔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소금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뿌리고 거실에 들어와서는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녹차와 오차쯔케 세트가 들어 있었다. 선배가 돌아가셔서 급하게 다녀왔단다. 올 들어 장례식 참가가 두 번째이다. 1월초에는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고, 오늘은 대학선배였단다. 친구 어머님 장례식 답례품으로 가져 온 것은 답례품 목록이 정리된 카다로그였다. 온천 이용권, 피부 맛사지권, 주방용품, 간단한 식품류, 아기용품, 욕실용품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결혼 답례품으로만 이런 카다로그를 사용하는 줄 알았다고 했더니 요즘은.. 2015. 2. 17.
남편이 한국에 가는 진짜 이유. 우리 부부는 한 달에 한 두번은 고기를 먹으러 가는 것 같다. 삼겹살이 먹고 싶을 땐 집에서, 소고기를 먹고 싶을 땐 고짓집을 찾아 간다. 우리가 단골로 이용하고 있는 이곳은 긴쟈에 있는 오레노 야키니쿠. 점심시간인데도 밀려드는 손님으로 실내가 분주했다. 먼저 깨달음이 먹고 싶다는 전복과 게를 버물린 해물김치를 주문했다. 발렌타인 데이니까 당신이 먹고 싶은 것 무조건 시키라고 했더니 카드 가져왔냐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날 한 번 쳐다봤다. 아무래도 비싼 걸 시킬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지만 초콜렛도 선물도 필요없다고 했으니까 맘 편하게 주문하라고 그랬다. 오징어를 한 입 먹어 본 깨달음이 간장게장 맛이 난다고 맛있다며 아주 잘 먹는다. 야채 샐러드부터 추천 부위 3종세트, 호르몬, 갈비스프를 주문,,,.. 2015. 2. 16.
아이를 갖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 부부가 정기적으로 빼놓지 않고 보는 유일한 한국프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그것도 유튜브에 올라오는 날을 기다리다가 일주일 늦거나 2주 늦은 재방을 본다. 난 삼둥이들을 좋아하고 깨달음은 사랑짱을 그리고 최근에 합류한 엄 지온이 귀엽다고 춤추는 엄 지온을 따라하곤 한다. 내 아이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말도 늘어가고, 자기 주장도 세지고, 고집도 피우고, 좋고 나쁨을 알아가고, 싫고 좋음도 표현해가고,,,, 아픈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모두 하나씩 사람으로 영글어가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이렇게 남의 아이들을 보면서 내 조카, 내 이웃의 아이처럼 가깝고 귀엽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부부는 이 프로를 볼 때마다 장난반, 농담반으로 아이.. 2015. 2. 14.
한국 가기 전,, 남편이 분주하다. 건국기념일이였던 어제 이곳은 휴일이였다. 오전 중엔 서로 할 일이 있어 각자 외출을 했고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3시를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코리아타운에서 만난 우린 바로 짜장면집으로 들어가 짬짜면과 라조기를 시켜 정신없이 먹고 난 후 일 관계로 서류를 건네드려야 할 곳에 잠시 들린다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역을 향해 걸었다. 혐한들로 인해 코리아타운에 일본인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은 휴일이여서인지 20대 여성분들이 참 많았다. 가게마다 손님들도 가득했고 역 입구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알리는 그룹맴버들이 나와 찌라시를 돌리고 있었고 그 주위엔 언니들이 맴버들과 사진을 찍고,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보였다. 집에 돌아와 둘이서 집안 청도도 좀 하고, 밑반찬도 좀 만들고,, 저녁은 코리아타운.. 2015. 2. 13.
남편이 부탁하는 노후생활을 들어보니,,, 난 태국이라는 나라를 참 좋아한다. 동생내 가족이 주재원으로 3년을 넘게 생활을 했던 것도 인연이 되었지만 태국 문화, 태국인의 성향, 기후, 그리고 음식까지도 내 입맛에 맞았다. 깨달음과 함께 태국여행을 했을 때도 우리 서로 너무 적응을 질해 노후는 태국에서 보내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서로 태국을 좋아한다. 다른 동남아에 비해 태국인들의 밝고 차분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고 미소의 나라로 불리어지는 만큼 그 미소속에 숨겨진 비수가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어 좋다. 오늘 깨달음과 약속한 이 곳은 태국 본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약 1년전에 어렵게 찾은 가게이다. 남편, 아내, 그리고 종업원까지 모두 태국인으로 일본에서 장사를 하신지는 10년 가까이 되지만 일어가 서툴러 각종 관공서의 업.. 2015. 2. 11.
해외거주자에게 [아리랑]이 주는 의미 가야금 독주회에 다녀왔다. 나보다는 깨달음을 위해 목사님이 알려주신 독주회였다. 먼저 도착한 나는 팜플렛을 차분히 읽어보고,,, 메인인 [곽 수은]님 이외에도 대금 [안 성우]님, 해금[강 은일]님이 특별출연으로 짜여져 있었다. 독주회가 시작되자 세 분이 함께 무대에 올라오셨다. 첫 곡은 풍유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 영산회상중의 타령, 국악부분을 연주해 주셨고 두번째 곡인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는 오른손의 힘과 탄력을 조절하여 섬세하고 노련한 기술이 엿보이는 곡이였다. 세번째 비단길이란는 곡은 [황 병기]님이 작곡하신 비단처럼 펼쳐진 신비로움을 표현하는곡이였다. 네번째 춘설 역시 [황병기]님의 곡으로 느리고 조용하다가도 템포가 점점 빨라져서 신명나게 하는 곡이였다. 연주를 시작하시기 전에 곡에 대한 설명도 미.. 2015. 2. 9.
아줌마들에게 인기 있는 남편 올 해 들어 깨달음이 좀 바쁘다. 새로운 일이 시작되는 것도 있고 다른 계열의 회사도 겸임을 하게 되다보니 미팅도 많고 접대도 많고, 식사및 술자리도 늘었다. 늦은 퇴근을 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말없이 내민 건 꽃모양이 가득 박힌 작고 아담한 선물이였다. 풀어봤더니 야마나시의 명물인 신겐모찌(信玄餅)였다. 찹쌀가루와 설탕을 넣어 만든 떡에 콩가루를 묻힌 후, 흙설탕시럽을 부어 먹는 한국의 인절미 같은 것으로 맛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인절미류의 떡이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요즘은 백화점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하지만 귀하다고 하면 귀한 선물이다. 아카사카에 있는000일식집 마마가 주셨단다. 그 가게라면 나도 자주 갔던 곳이기에 마마도 익히 잘 알고 있다. 비지니스상 필요한 술자리를 하.. 2015. 2. 7.
국제커플의 부부싸움도 다 똑같다. 왜 우린 매번 같은 일로 싸울까. 왜 우린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을까. 왜 우린 아주 작은 일로 싸울까. 왜 우린 그냥 넘어가질 못할까. 왜 우린 서로를 아프게 할까. 왜 우린 돌아서면 후회할 말을 할까. 왜 우린 그 잠시를 참지 못할까. 왜 우린 자기 생각대로 하려고 할까. 왜 우린 상대를 이기려고 할까. 왜 우린 자기 성질을 못 참을까. 늘 그렇다... 우린 늘 같은 일로 같은 문제로 다툰다. 이젠 양보하고 이해할 때도 됐다 싶은데,,, 또 싸우고 또 싸운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세상 어느 부부들도 싸움은 하고 산다. 일본인 부부들도 69%가 싸움을 하고 한 달에 1-2번(24%), 두 세달에 1번 (24%)싸운다는 통계가 있었다. (후지야 부부싸움 조사결과 참조) 결혼 전엔 두 눈을 똑.. 2015. 2. 6.
귀국을 권할 수밖에 없는 나 후배와의 약속시간까지는 좀 여유가 있어 한국 슈퍼에 들렀다. 조미료를 사려했던 건 아닌데 깨달음이 조미료의 이름이 재밌다고 들고 한참을 쳐다봤다. 뒷면에 적힌 제품의 원료등을 천천히 읽어보다 [다시다] [다시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웃기단다. 늘 그렇듯 이곳에 오면 혼자서 열심히 장을 보는 깨달음. 일본어 표기가 잘 되어 있어서인지 내 설명이나 번역이 필요치 않다. 신라면를 바구니에 넣고, 과자를 넣었다 뺐다 몇 번 하더니만 결국엔 하나도 사지 않고 나오길래 왜 안 사냐고 물었더니 이달 말에 한국 가면 그 때 이것저것 왕창 사올 거라고 그래서 참았단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눈치를 보며 몇 번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건 김밥, 지지미, 양념통닭 3종세트메뉴였다. 오늘 후배랑 만나는 곳이 닭집이 아니였으.. 2015. 2. 4.
일본인의 배려는 아주 작은 것부터. 우린 주말에 가끔 목욕탕을 갈 때가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동경내에 온천수를 사용하는 목욕탕을 일부러 찾아 그 곳에서 온천욕을 맛보곤 한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온천 목욕탕을 향해 수건, 속옷만 챙겨서 목적지에 도착, 휴게실에서 1시간 후 병우유를 먹기로 약속하고 각자 남녀탕을 향해 들어갔다. 실내는 그렇게 붐비지 않았고 사진찰영 금지라고 적혀서 차마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목욕탕 특유의 냄새, 그리고 분위기까지 내 어릴적 엄마 손 잡고 다녔던 동네 목욕탕과 너무 흡사해 잠시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렇게 목욕을 시작, 탕에 들어갔다가 사우나에 앉아 있는데 약 60대갸량의 일본 아줌마 두 분이 들어오셨다. [ 탕 입구에 앉아 있는 두 사람 외국인 아니야?] [ 한국말 하는.. 2015. 2. 3.
일본 신입사원이 보낸 사죄편지 어제 아침, 내 책상에 놓여있던 도면과 작은 소품들. 이사할 맨션에 가구 배치를 나보고 직접 해보라고 깨달음이 실물 사이즈를 축소한 미니츄어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였다. 저녁엔 계약날을 확정 지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출근을 했었다. 김치 냉장고, 더블침대, 장농, 책장등등 사이즈까지 쓰여진 작은 종이 모형이 잘라져 있었다. 큰 방, 작은 방에 몇 개 가구들을 놓아 보다가 나도 외출을 했었다. 그런데 이날 오후,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상대편 부동산측에서 집을 팔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이해가 안 되서 차분히 설명을 해달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마음이 변한 것 같다고, 집을 팔 수도 있고 안 팔수도 있다는 말을 꺼냈단다. [ ............................ ] 그래서.. 2015. 2. 2.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인간 관계 긴쟈(銀座)에서 미팅이 있었다. 몇 년전만해도 월급날은 긴쟈에서 괜히 비싼 홍차와 함께 케익을 한 조각 먹으며 폼을 잡았던 날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행동들이 참 허세롭고 부끄럽게 느껴져 유명 커피숍 탐방을 그만 두었다. 미팅이 끝나는 시간과 맞춰 깨달음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온 곳은 오레시리즈의 중화요리(俺の揚子江)였다. 가게 입구에 만난 깨달음은 혼자가 아니였다. 직원 두 명이 날 보더니 꾸벅 인사를 했고 나도 가볍게 인사를 하고,,, 마침 저녁시간이고 이 근처 현장에 일이 있어 데리고 왔단다. 예약석이 두 명에서 네명으로 늘어나자 자리 배치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들이 자리에 앉고 음식을 주문하는 동안 플룻과 피아노의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약 15분정도의 라이브이지만 생음악과 함께 식사.. 2015.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