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크리스챤의 어설픈 변명
오늘도 우리 목사님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교회문을 나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오늘의 말씀을 잊지 않도록 상기하고 또 상기해 보았다. 내가 교회에 가 있는 동안, 집에 있는 깨달음은 다림질을 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여행 프로를 본다. 거실에 들어서면 깨달음은 매주마다 묻는다. 오늘은 목사님이 무슨 좋은 말씀을 하시더냐고,,,, 왜 궁금하냐고 물으면 자긴 무신론자이지만 좋은 말씀은 종교를 떠나서 듣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러면 대충 간추려서 얘길 해 주는데 가끔은 꼬치꼬치 따지고 하나님의 능력이 어디까지냐고 묻곤 한다. [ 언니야, 나 기도하는 법 좀 가르쳐 줘 ] [ 성경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돼~] [ 나 6번이나 정독했어,,근데 기도가 잘 안 돼,,,, 솔직히 아직까지도 뭘 기도해야하는지,..
2015. 1. 19.
블로그는 그냥 블로그일 뿐입니다.
블로그 개설 1,460일, 오늘이 4년을 꼬박 채운 날입니다. 전 아주 개인적인 얘기를 적습니다. 나의 일상을 소소히 적어 놓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어느 기준을 갖추거나 어느 목적을 갖고 적지 않기에 극히 개인적이고, 극히 편파적인 내 생각들이 묻어 있습니다. 그냥 내가 적고 싶은 것, 내가 느낀 것,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들만 적습니다. 제 블로그이고 제 이야기이니까요. 그리고 제 블로그는 이웃님들과 같이 공유하기 위한, 즉, 지식을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 이웃간의 소통을 테마로 하는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하루의 일상들을 적어나가고 한국이 그리운 것, 내 나라와 떨어져 살아보니 여러 각도로 보이는 한국의 모습들,, 내가 직접 살아 본 일본, 내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낀 것들,..
2015. 1. 18.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지난 1박2일 버스투어에서 우린 블로그 이웃님들께 드릴 선물을 골랐다. 꼭 언제 드릴려고, 누구에게 드릴려고라는 전제하에서가 아닌 그저 언제가 필요할 때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는 같은 생각이였기에 둘이서 차분한 마음으로 물건들을 구입했다. 선물들을 사고 나오면서 우린 문뜩 [행복]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들을 별 불편없이 실행하고 사는 삶이 제일 행복한 게 아니겠냐고,,, 그래도 우린 왠만한 건 다 하고 살고 있으니까 많이 행복한 거라고 둘이서 얼굴 마주보고 실없이 웃었다. [돈]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돈]이 최고인 세상이 되어 버렸지만 돈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 훨씬 많더라고,,,, 지금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들,,,, 울..
2015. 1. 17.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본능
[ 너무 희안하다,,,,왜 구피가 새끼를 가졌지?,,임신할래야 할 수가 없는데...... 참,,,신기하다,,,답이 안 나오네,,, 어떻게 한 놈도 아니 두 놈이 새끼를 밴거야,,,, 알다가도 모르겠네,,,,] 구피도 연어처럼 방정을 하나,,,근데, 방정을 한다해도 암수가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안 가네...] 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내 중얼거림을 그냥 듣고만 있던 깨달음도 옆으로 오더니 아무말 없이 구피에게 먹이를 주었다. 먹이를 다 먹은 구피들 사이에서 만삭인 암놈 두 마리를 꺼내 산란실에 넣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도 미리 준비를 해두고,,, 집에서 기르는 열대어 구피가 잦은 산란으로 수조를 두 개로 늘렸지만 포화상태를 막을 수 없었다..
2015. 1. 16.
한국사회의 [갑질] 논쟁이 불편한 이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뭐든지 [갑]과 [을]로 평가를 했었다. 대한항공 땅콩사건부터 시작해서 요즘엔 [갑질]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게 되고 가장 최근 일로 삼둥이 엄마 SNS사건이 새로운 [갑질]로 떠오르고 있었다. 삼둥이 양육을 너무 잘 시켰다, 역시 판사엄마 교육은 제대로다, 삼둥이 달력을 웃 돈 주고라도 사고 싶다, 삼둥이가 사는 송도의 땅값이 궁금하다 등등,,, 여기저기서 삼둥이 얘기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갑질]하는 부모 밑에서 뭘 배우겠냐, 아이들 다치기 전에 방송 그만 둬라, 애들 이름부터 개명하라, 애가 3명이여서 3배로 돈을 긁어 모은다, 등등 안 보고, 안 듣고 싶어도 인터넷 속에서 시끌벅적하다. 어쩌면 이렇게도 하루아침에 엇갈린 시선으로 삼둥이를 바라보는 것일까,,..
2015. 1. 15.
남편이 그리워하는 한국의 그 시절
[ 케이야, 주문한 책이 왔거든 그래서 그거랑 깨서방이 좋아하는 과자 몇 개 보내려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과자 아직도 많이 남았어, 그리고 필요한 것도 없고~ 2월달에 우리가 가니까 그 때 가져올게~] [ 그래?,,, 그럼 책도 그냥 놔둘까?] [ 응, 언니야, 그냥 놔 둬~] 2주전에 언니랑 이렇게 통화를 했는데 소포가 왔다. 깨달음 과자, 명태코다리, 호박고구마, 동치미, 오징어, 명란젓, 성경통독이 들어 있었다. 가족들과 속초여행 갔을 때 산 것들을 넣었단다. 깨달음이 안 먹어 본 과자가 있어 좋아할 것 같아 퇴근하고 돌아 올 때까지 펼쳐 놓았다. 이른 퇴근을 하고 들어 온 깨달음이 보자마자 금새 알아차리고 하나하나 봉투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보더니 홍어를 보내주셨냐고 물었다...
2015. 1. 10.
인삼즙을 앞에 두고,,,삶과 죽음
지난 일요일 엄마에게서 소포가 왔다. 추운데 또 뭔가를 바리바리 싸서 보내셨다. 2월달, 아빠 기일 때 가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 드렸는데도,,, 멀리 계셔도 마치 내 살림을 다 알고 계신듯 필요한 것들만 보내주셨다. 배즙, 감기약, 마른 미역, 쥐포, 고추가루, 된장, 풋고추, 인삼즙, 태현이가 두고 간 셀카봉,,,, 만들어 놓은 인삼즙이 떨어져가고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바로 인삼을 씻어 털어 말렸다. 그렇게 3일을 말린 오늘, 대추와 함께 인삼을 2시간쯤 달이고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냄새만으로도 힘이 쏟는 것 같단다. 식사를 끝내고 따끈하게 달여진 인삼즙을 한 잔 권했더니 뜨겁다며 구체적으로 인삼이 어디에 좋은지 좀 검색을 해보겠단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해주..
2015. 1. 7.
2014년도,, 일상들을 뒤돌아보며...
라디오에선 올 한해 인기차트 곡이 흘러 나왔다. 아침을 간단히 마친 우린 일찍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1년간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과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이곳 일본은 이렇게 집안 대청소를 한다. 책, 옷, 그리고 먹다 남은 약봉투까지 정리를 하며 1년 365일이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닦으며 내년이면 내가 몇 살인가,,, 내년엔 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까,,,, 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은 어떤일이 펼쳐질까,,,,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어두워져 밖을 내다봤더니 창밖에 먹구름이 끼여 있었다. 저녁에 비가 내린다더니 정말 비가오려나보다. 그렇게 오전내내 우린 서로에게 맡겨진 구역의 청소를 마치고 신정 준비를 위해 쇼핑을 해야할 것 같아 먼저 코리아타운에 향..
2014. 12. 31.
한국식 집밥을 고집했던 남편만의 이유.
아침에 일어나면 난 식사준비를 바로 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공휴일도 내 아침 준비는 변함이 없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깨달음은 샤워를 하고 샤워가 끝나면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다음 의자에 앉는다. 난 그 시간에 맞춰 밥과 국을 푸고, 깨달음은 젓가락을 들고 [잘 먹겠습니다]를 얘기하고 먹기 시작한다. 샐러드, 멸치볶음, 갓김치, 다시마조림, 북어포 조림, 동치미, 계란후라이, 미역국. 샐러드, 명란구이, 동치미, 우메보시, 멸치조림, 미니햄버거, 바지락국. 샐러드, 마늘장아찌, 청경채나물, 생선초조림, 멸치볶음, 계란국, 생선어묵. 밥이 먹기 싫다고 하는 날은 포도, 바나나, 사과, 시금치나물, 감자샐러드, 미니 햄버거, 두부국 샐러드, 우메보시,배추나물, 생선초조림, 겉절이 , 연..
2014.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