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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도 잔머리를 쓴다. 병원에 도착하고 1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내 번호가 불리어졌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주치의가 밝게 웃으며 하신 첫마디였다. 그러고 보니 올 해 들어 처음 인사를 드린다. 먼저 체중부터 묻고, 머리카락 상태를 체크하고, 지난달 혈액검사 결과를 말씀하시고 다음달 예약시간을 입력하셨다. 그렇게 진찰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잘 드시죠?]라고 물으셨다. [ 네,,, 잘 먹고 있어요] [그래요, 잘 드셔야 됩니다. 그럼, 다음달에 또 봐요] 병원문을 나서며 깨달음에게 검사결과를 보고하고 난 서점에서 책을 하나 사 집으로 돌아왔다. 퇴근 전인 깨달음에게 저녁메뉴는 뭘 먹을 건지 물었더니 삼겹살 먹고 싶다고 고기는 자기가 살테니 야채만 준비해 달라기에 몇가지 사서 준비를 해두었다. 퇴근한 깨달음 손에 들린 건 .. 2015. 1. 30.
집처럼 편안한 바(BAR) 대출담당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이면 결과가 나올 거라고 안심해도 될 것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음을 깨달음에게 메일로 보냈더니 퇴근하고 당장 만나자고 한 곳은 무지루시(無印)였다. 왜 이곳에서 보자고 한 것인지 금세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날 보자마자 뭐가 그리도 신이 났는지 가구코너로 무조건 올라가길래 뭔가를 준비하기엔 좀 이르지 않냐고 그랬더니 시간 있을 때 여유있게 골라놓는 게 좋다고 혼자서 빠른 발걸음으로 쇼파쪽으로 걸어갔다. 주방용품코너, 수납코너도 낱낱히 훓어 보면서 혼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난 옆에서 이사를 하더라도 새로운 물건들은 사지 않을 거라고 얘길 했고 깨달음은 쇼파와 침대, 책장까지 새 것으로 사길 원했다 난 필요없다는 말을 계속했고 깨달음은 내 말은 듣지.. 2015. 1. 29.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 언니,,, 결혼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그냥 혼자 살까? ]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니 인생이니까 니 마음에 맡겨야지~] [ 그래야겠지...근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 썩 그렇게 자주 연락이 오가는 후배는 아니다. 가끔 필요에 의할 때만 연락 하는 후배이다. 그녀는 집안, 학벌, 미모 등등 남자들이 원하는 조건은 거의 갖춘 의료계에 근무하는 M후배. 같은 병원의 선배와 사귄다는 소린 들었는데 올해는 결혼까지 생각한 모양이다. 내가 늦게까지 독신으로 있어서인지 나와 친했던 안 친했던 나에게 [결혼]에 관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후배,친구들)에게 내 [결혼]은 참 쇼킹한 사건이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결혼해서 행복하냐? 결혼해서 더 좋아진 게 뭐냐? 결혼하고 재산 관리는 어떻게 하냐.. 2015. 1. 28.
사람을 용서하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아침 일찍 우체부 아저씨가 건네 주신 소포를 받고 싸인을 하면서 얼핏 보낸이의 이름을 봤다. 그 이름을 보자마자 내 심장이 요란스럽게 뛰기 시작했고 한순간 온 몸의 피가 목덜미를 향해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느낌을 받았다. 내 학위 논문 지도교수였다. 졸업을 하고 5년을 맞이하는데도 난 이 교수 이름만 봐도 내 몸에 있는 온 신경세포가 날카롭게 거부반응을 보인다. 매해 연말이면 지도교수를 포함, 나와 관련된 학교, 학회, 협회 모든 분들께 연하장과 함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린다. 지난 한 해를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로... 그 분들 중엔 말 그대로 인사치레로 드리는 분들도 계시고 은사님으로써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파 보내드리는 분이 계신다. 이 교수님은 전자에 속하는 분이셨다. 다른 .. 2015. 1. 26.
한국의 방화 사건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 방화란 목적물을 소훼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며, 직접 목적물에 방화하거나 매개물을 이용하여 방화하건 방화의 방법은 불문한다. 적극적인 행위에 한하지 않고 부작위에 의한 방화도 가능하다. 다만 부작위에 의한 방화가 되기 위해서는 행위정형의 동가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 브리테니커 참조) 방화범이란 일부러 불을 질러 기물을 태우고 공공의 위험을 초래한 자를 칭하며 상습 방화범의 심리적 특징으로는 불꽃을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고, 흥분하고, 기뻐하고, 성적쾌감까지 느끼기에 방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방화중독에 빠지기 쉬우며 대체적으로 방화범들의 직업은 소방업무의 종사자나 소방 관련업자들이 많은 통계가 있다. 지난 주, 이곳 정보방송에서는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를 주제로 한국의 대.. 2015. 1. 25.
한국음식 궁합까지도 잘 알고 있는 남편 오후 5시인데 초인종이 울렸다. 요즘 퇴근이 빠른 깨달음이 춥다면서 얼른 들어 온다. 왜 빨리 왔냐고 물었더니 현장 조사가 이 근처여서 그냥 사무실 안 들리고 바로 왔단다. 저녁 준비 아직 안 했다고 그랬더니 괜찮다고 하던 일 하란다. 그래서 난 다시 내 일을 하고 깨달음은 자기 책상쪽으로 갔었다. 그렇게 30분쯤 지났을 무렵, 깨달음이 저녁은 배달시켜 먹어 보자고 제안을 했다.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손에 무슨 종이를 들고 흔들흔들 거리며 한국요리를 도시락으로 배달한다는 찌라시를 발견했다고 찌라시를 내쪽으로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일식, 초밥집, 피자집, 중화요리집 찌라시는 많이 봤는데 한국요리 도시락전문 찌라시는 처음이였다. 자기 회사 우편함에 들어 있었단다. 그러냐고 적당한 것 있는지 당신이 보라고.. 2015. 1. 24.
그곳이 어디든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 집에 바로 들어올 생각이였는데 깨달음이 노래방 가자고 어깨를 툭 쳤다. 난 술을 마시지 않았고 깨달음도 그렇게 술이 취한 상태는 아니였지만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 가는 곳도 늘 정해져 있다. 미얀마인이 경영하는 가라오케가 딸린 주점이다. 이곳에 간다고 해서 늘 노래 부르기를 목적으로 가진 않는다. 마마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옆 테이블에 있는 손님들과 농담을 하기도 하고, 얘기가 깊어지면 상담을 들어 주기도 한다. 미얀마에 특별히 인연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냥 나도 그렇고 깨달음도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여서이다. 손님의 90프로가 미얀마인이여서 이 가게에서 우리부부는 아주 가끔 이상한 시선에 휩싸일 때도 있다. 오늘도 우리 빼놓고 모두 미얀마인이였고 여자분 두 분만 태국분이였다. 우리가 이 가게.. 2015. 1. 23.
치매예방에 좋다는 일본의 후각신경 자극법 지하 2층,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향들이 내 코끝으로 몰려들었다. 로즈, 허브, 라임, 라벤다, 민트, 오렌지향도 잠깐 스쳤던 것 같고,, 눈을 감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여마셨다. 매장이 너무 커서 어리둥절 뭘 어떻게 사야하는지 우리가 찾는 물건은 어디 있는지 몰라 한 바퀴를 헤매고 돌아다녔더니 흰 가운을 입은 아가씨가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었다. 메모지를 꺼내 건냈더니 금방 알아차리고 전용 코너로 우릴 안내해 주셨다. 퇴근하고 우리가 찾아간 간 곳은 아로마 전문매장이였다. 처음이여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하나씩 차근차근 아로마의 정의부터 설명해 주시는 퍈매원 아가씨. 설명을 들으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향]이라 칭할 수있는 것들의 갯수는 도대체 몇 개쯤 될까라는 생각을 해봤.. 2015. 1. 22.
블로그,,공감조작 사건 발생날 내가 공감 수를 임의로 올리는 행위를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무슨 소린지 영문을 모른 채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느 블로거가 [케이의 일본생활]은 공감수를 조작한다고 떠들고 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같은 일본에 사는 블로거로 ( 그 당시 다음에서 활동 중-2015년) 예전부터 내 글을 따라하고 비난하던 상식이하의 블로거였다. 고객센터 문의창을 열어놓고 멍하니 한참을 생각하다가 전 그런 일을 하지 않았고 그런 방법도 모르니 혹 제 사이트에 그런 흔적이나 이상한 점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문의를 드렸다. 여러분이 눌러주신 [공감] 덕분에 메인에 노출이 많았습니다.메인에 도출이 된다는 것은 방문자가 늘어나고 광고 수익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광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공감]을 조작한다.. 2015. 1. 20.
선데이 크리스챤의 어설픈 변명 오늘도 우리 목사님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교회문을 나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오늘의 말씀을 잊지 않도록 상기하고 또 상기해 보았다. 내가 교회에 가 있는 동안, 집에 있는 깨달음은 다림질을 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여행 프로를 본다. 거실에 들어서면 깨달음은 매주마다 묻는다. 오늘은 목사님이 무슨 좋은 말씀을 하시더냐고,,,, 왜 궁금하냐고 물으면 자긴 무신론자이지만 좋은 말씀은 종교를 떠나서 듣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러면 대충 간추려서 얘길 해 주는데 가끔은 꼬치꼬치 따지고 하나님의 능력이 어디까지냐고 묻곤 한다. [ 언니야, 나 기도하는 법 좀 가르쳐 줘 ] [ 성경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돼~] [ 나 6번이나 정독했어,,근데 기도가 잘 안 돼,,,, 솔직히 아직까지도 뭘 기도해야하는지,.. 2015. 1. 19.
블로그는 그냥 블로그일 뿐입니다. 블로그 개설 1,460일, 오늘이 4년을 꼬박 채운 날입니다. 전 아주 개인적인 얘기를 적습니다. 나의 일상을 소소히 적어 놓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어느 기준을 갖추거나 어느 목적을 갖고 적지 않기에 극히 개인적이고, 극히 편파적인 내 생각들이 묻어 있습니다. 그냥 내가 적고 싶은 것, 내가 느낀 것,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들만 적습니다. 제 블로그이고 제 이야기이니까요. 그리고 제 블로그는 이웃님들과 같이 공유하기 위한, 즉, 지식을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 이웃간의 소통을 테마로 하는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하루의 일상들을 적어나가고 한국이 그리운 것, 내 나라와 떨어져 살아보니 여러 각도로 보이는 한국의 모습들,, 내가 직접 살아 본 일본, 내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낀 것들,.. 2015. 1. 18.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지난 1박2일 버스투어에서 우린 블로그 이웃님들께 드릴 선물을 골랐다. 꼭 언제 드릴려고, 누구에게 드릴려고라는 전제하에서가 아닌 그저 언제가 필요할 때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는 같은 생각이였기에 둘이서 차분한 마음으로 물건들을 구입했다. 선물들을 사고 나오면서 우린 문뜩 [행복]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들을 별 불편없이 실행하고 사는 삶이 제일 행복한 게 아니겠냐고,,, 그래도 우린 왠만한 건 다 하고 살고 있으니까 많이 행복한 거라고 둘이서 얼굴 마주보고 실없이 웃었다. [돈]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돈]이 최고인 세상이 되어 버렸지만 돈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 훨씬 많더라고,,,, 지금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들,,,, 울.. 2015. 1. 17.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본능 [ 너무 희안하다,,,,왜 구피가 새끼를 가졌지?,,임신할래야 할 수가 없는데...... 참,,,신기하다,,,답이 안 나오네,,, 어떻게 한 놈도 아니 두 놈이 새끼를 밴거야,,,, 알다가도 모르겠네,,,,] 구피도 연어처럼 방정을 하나,,,근데, 방정을 한다해도 암수가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안 가네...] 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내 중얼거림을 그냥 듣고만 있던 깨달음도 옆으로 오더니 아무말 없이 구피에게 먹이를 주었다. 먹이를 다 먹은 구피들 사이에서 만삭인 암놈 두 마리를 꺼내 산란실에 넣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도 미리 준비를 해두고,,, 집에서 기르는 열대어 구피가 잦은 산란으로 수조를 두 개로 늘렸지만 포화상태를 막을 수 없었다.. 2015. 1. 16.
한국사회의 [갑질] 논쟁이 불편한 이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뭐든지 [갑]과 [을]로 평가를 했었다. 대한항공 땅콩사건부터 시작해서 요즘엔 [갑질]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게 되고 가장 최근 일로 삼둥이 엄마 SNS사건이 새로운 [갑질]로 떠오르고 있었다. 삼둥이 양육을 너무 잘 시켰다, 역시 판사엄마 교육은 제대로다, 삼둥이 달력을 웃 돈 주고라도 사고 싶다, 삼둥이가 사는 송도의 땅값이 궁금하다 등등,,, 여기저기서 삼둥이 얘기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갑질]하는 부모 밑에서 뭘 배우겠냐, 아이들 다치기 전에 방송 그만 둬라, 애들 이름부터 개명하라, 애가 3명이여서 3배로 돈을 긁어 모은다, 등등 안 보고, 안 듣고 싶어도 인터넷 속에서 시끌벅적하다. 어쩌면 이렇게도 하루아침에 엇갈린 시선으로 삼둥이를 바라보는 것일까,,.. 2015. 1. 15.
일본 친구들에게 먹여보고 싶은 한국음식 하필 우리 서로 너무 바쁜 상황이였다. 부동산 측에서 급하게 일처리를 하고 싶어하는 심정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우린 우리대로 사정이 있었다. 1년을 꼬박 채우고 나서야 우리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둘러보는 그 짧은 시간에 내 마음이 이미 결정을 하고 있었다. 바로 이 집이라고,,,, 그래서 계약을 하기 위해 퇴근을 하고 급하게 다함께 모였다. 일단 매입신청 서류를 작성하고, 그 다음은 대출신청이였다. 모든 은행에서 나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이 한 군데 있었지만 내 저축액보다 작은 액수였다. 영주권이 있고 직업이 있어도 대출의 문턱은 높디 높았다. 외국인이라는 마이너스 요소도 작용해서인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외국인에게 몇 억이 되는 대출.. 2015. 1. 14.
한국의 안동마을로 불리는 일본 전통마을 12일, 성인의 날인 이곳은 오늘까지 3일 연휴이다. 우린 간단히 짐을 챙겨 1박2일 버스투어를 다녀왔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라카와고(白川郷)을 중심으로 가나쟈와(金沢), 히다다카야마를(飛騨高山)를 도는 투어였다. 우린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그냥 특별한 목적을 두지 않고 단순히 떠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 바람처럼 갔다 바람처럼 돌아오곤 한다. 이번엔 단순히 눈이 보고 싶었다. 그냥 새 하얀 눈이... 이곳 동경에선 좀처럼 함박눈을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첫번째 코스는 간장라면으로 유명한 라면공장 견학을 잠시하고 그곳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후 버스는 내가 기대하고 기대하는 눈 속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우린 서로 아무말 없이 창밖을 보며 경치를 즐겼다. 두번째 도착지는 세계문화유산.. 2015. 1. 12.
일본 지하철에서 지갑을 줍던 날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핑크색 손지갑을 들고 분실물 관리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가 종착역에 내릴 때까지 내 옆좌석에 놓여있던 지갑이 주인을 잃은 채 그대로였다. 그래서 깨달음이 갖다 주자고 역에 있는 분실물 관리소를 찾은 것이다. 문을 열고 00행 지하철, 몇번째 차량, 오른쪽 좌석 두번째에 놓여있었다고 상세히 보고를 하자, 아저씨가 우리들 보는 앞에서 지갑을 열어 보이셨다. 마치, 증거를 같이 공유하자는 듯이.... 아저씨가 지갑 속에 내용물을 보여주시면서 카드, 밴드, 약등이 들어있다고 우리에게도 확인을 시켜주셨다. 그렇게 아저씨께 지갑을 맡기고 우린 집을 보러 가기위해 환승을 했다. 나도 일본 온지 3년째 되던 해 택시 안에 손가방을 놓고 내린 적이 있었다. 이틀후 한국에 가기 위해 쇼핑을 잔뜩.. 2015. 1. 11.
남편이 그리워하는 한국의 그 시절 [ 케이야, 주문한 책이 왔거든 그래서 그거랑 깨서방이 좋아하는 과자 몇 개 보내려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과자 아직도 많이 남았어, 그리고 필요한 것도 없고~ 2월달에 우리가 가니까 그 때 가져올게~] [ 그래?,,, 그럼 책도 그냥 놔둘까?] [ 응, 언니야, 그냥 놔 둬~] 2주전에 언니랑 이렇게 통화를 했는데 소포가 왔다. 깨달음 과자, 명태코다리, 호박고구마, 동치미, 오징어, 명란젓, 성경통독이 들어 있었다. 가족들과 속초여행 갔을 때 산 것들을 넣었단다. 깨달음이 안 먹어 본 과자가 있어 좋아할 것 같아 퇴근하고 돌아 올 때까지 펼쳐 놓았다. 이른 퇴근을 하고 들어 온 깨달음이 보자마자 금새 알아차리고 하나하나 봉투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보더니 홍어를 보내주셨냐고 물었다... 2015. 1. 10.
카톡 속, 한국어가 너무 웃기다. 깨달음의 카톡 이름은 [케다룬]이다. 자기 귀에는[깨달음]이 아니라 [케다룬]으로 들린다고 발음나는대로 소리나는대로 입력을 해놨다. 그래서인지 카톡으로 대화를 하다보면 웃기는 한국어들이 참 많다. 어제는 협회직원 생일이라고 그랬더니 샌츄카하미다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보내왔다. 한국사람은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완전 일본식 한국어 발음이였다. 일본식표기가 예를 들어 깨, 께, 캐, 케를 け만으로 표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서도 발음나는대로 쓰는 이유중의 하나이겠지만 참 일본스러운 발음이다. 오늘 저녁엔 퇴근이 늦은 깨달음에게 저녁은 먹었는지 물었더니 오누룬 마시솟소요 (오늘은 맛있었어요)라고 적어 보냈다. 친차로(진짜로) 코진마루(거짓말) 초와요( 좋아요) 대충 이런 식이다. 내가 귓가에 대고 발음을 몇 .. 2015. 1. 9.
인삼즙을 앞에 두고,,,삶과 죽음 지난 일요일 엄마에게서 소포가 왔다. 추운데 또 뭔가를 바리바리 싸서 보내셨다. 2월달, 아빠 기일 때 가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 드렸는데도,,, 멀리 계셔도 마치 내 살림을 다 알고 계신듯 필요한 것들만 보내주셨다. 배즙, 감기약, 마른 미역, 쥐포, 고추가루, 된장, 풋고추, 인삼즙, 태현이가 두고 간 셀카봉,,,, 만들어 놓은 인삼즙이 떨어져가고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바로 인삼을 씻어 털어 말렸다. 그렇게 3일을 말린 오늘, 대추와 함께 인삼을 2시간쯤 달이고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냄새만으로도 힘이 쏟는 것 같단다. 식사를 끝내고 따끈하게 달여진 인삼즙을 한 잔 권했더니 뜨겁다며 구체적으로 인삼이 어디에 좋은지 좀 검색을 해보겠단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해주.. 2015. 1. 7.
사랑은 나라도 민족도 필요없다. 영화 한 편 보러 나갔다. 화가 이 중섭씨와 일본인 아내의 사랑을 그린 두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이라는 다큐영화였다. 한국과 일본,,격동의 그 시절에 [사랑]을 키워간 부부. 결혼사진도 올려져 있고, 남편이 떠난 후에도 두 아들을 혼자 키우며 살아 온 일본인 아내(야마모토 마사코)의 일상들이 상세히 적혀있다. 나라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시대가 달라도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 감동을 그대로 영화에 담고 싶었다는 감독의 인터뷰 장면도 전시되어 있다. 1916년 9월 16일 평남 평원군에서 태어난 화가 이 중섭. 고등보통학교 시절, 교사이던 화가 임용련, 백남순 부부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아 일본에 유학, 사립 분카가쿠잉(문화학원) 미술과에 다녔다. 그 당시 동급생이였던 일본 여성과 뜨거운 열애를 .. 2015. 1. 6.
신년, 양가 부모님께 들은 새해 덕담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라고 그리고 우리가 이사하게 되면 동경으로 한 번 모실테니까 몸 관리 잘 하고 계시라고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설교?를 시작하셨다. [ 올 해는 아프지 말고 건강에 특별히 신경을 써라잉~ 글고 더 올라갈라고도 허덜말고(하지말고), 지금 현재를 중요시해라~잉 남들하고 비교하고 말것도 없고 너는 너대로 지금을 만족함시롱 살아야쓴다~ 안 되는 일을 애간장 태워감시롱 속 썩을 필요도 없어야~~ 너도 할만큼했응께 인자 그만 마음을 접어부러~! 사람은 하고싶은거 다~ 하고 못산다잉~~그것이 인생인 것이여~ [욕심]을 버리는 게 제일 편하게 사는 방법이다잉~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믄 한도 끝도 없어야~~ 긍께 버려라, 버리는 것이 니가 편해지는 길이다잉~ 미련을 못 버리고 계.. 2015. 1. 5.
고깃집에서 남편이 냉면에 찍어 먹은 것 1월4일까지 신정연휴인 이곳 일본. 신정 분위기도 즐기고 고기도 먹으러 가자고 둘이 간 곳은 긴쟈에 있는 고깃집, 오레노 야키니꾸(俺の焼肉)였다. 먼저 김치와 샐러드를 주문하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소 모양의 식판에 각 부위별로 고기가 올려져 있는 한정 판매 메뉴였다. 소의 혀부터 앞다리, 뒷다리 등등 각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메뉴여서 인기가 많다. 양념장이 묻어 있지 않은 부위는 소금과 와사비를 곁들어 먹으라는 스텝의 조언을 듣고 야채와 함께 굽기 시작,,, 부드러우면서 육질이 살아 있고 부위별로 맛이 많이 달랐다. 그렇게 고기를 구어 먹다가 깨달음이 주문한 굴찌개가 나오고,,, 먼저 국물을 떠먹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스탭을 불러 고추장을 달라고 했다. 고추장을 넣고도 맛이 부족했는지 김치 .. 2015. 1. 3.
일본 이모부에게 초딩 조카가 보낸 연하장 두 시간 간격으로 우체국 아저씨가 우편물을 가져다 주셨다. 첫번째는 명절이였고 두번째는 한국에서 온 EMS였다. 마지막날이여서 연하장을 포함해 우편물이 너무 많다고 두번째 오셨을 때는 숨을 헐떡거리셨다. 하나는 조카 태현이가 보낸 신년카드이고 또 하나는 블로그 이웃님이 보내주신 것이였다. 먼저 이웃님이 보내주신 신년카드를 열어 보고 너무 맘에 든다고 왕이 입는 한복아니냐고 역시 센스가 있네,,, 치마저고리도 귀여운데 왕비 한복이 아니라고 자기 것이 더 좋다며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갔다. 다음은 태현(초딩3년)이가 보낸 신년카드였다. 속을 열어보기 전에 카드 디자인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한국문화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고 참 보기 좋단다. 자기 카드에 있는 십장생 그림들은 어머님 안방에 있는 장농에 그려져 있.. 2015. 1. 1.
2014년도,, 일상들을 뒤돌아보며... 라디오에선 올 한해 인기차트 곡이 흘러 나왔다. 아침을 간단히 마친 우린 일찍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1년간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과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이곳 일본은 이렇게 집안 대청소를 한다. 책, 옷, 그리고 먹다 남은 약봉투까지 정리를 하며 1년 365일이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닦으며 내년이면 내가 몇 살인가,,, 내년엔 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까,,,, 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은 어떤일이 펼쳐질까,,,,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어두워져 밖을 내다봤더니 창밖에 먹구름이 끼여 있었다. 저녁에 비가 내린다더니 정말 비가오려나보다. 그렇게 오전내내 우린 서로에게 맡겨진 구역의 청소를 마치고 신정 준비를 위해 쇼핑을 해야할 것 같아 먼저 코리아타운에 향.. 2014. 12. 31.
한국 여성만이 갖고 있는 매력.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었다. 회사를 그만 둔 직원도 거래처 분들도 함께 다 모였다. 1년동안의 성과및 수고를 서로 격려하며 건배로 시작했고 각자 코스 요리를 먹으며 지난 1년간의 얘기를 나누었다. 정치얘기를 하는 사람, 여행, 자녀들, 새직장, 연애 등등 서로가 다른 주제로 2,3명씩 애기를 나누다 내 옆에 앉은 여직원이 요즘 맛사지를 하러 다니는데 한국여성의 피부관리에 관해 내게 물었고 난 원래 그런쪽에 별 관심이 없어 잘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한국인은 고추에 든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을 많이 섭취해서 피부가 좋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일본사람들에게 늘 듣는 소리이기에 그런 영향도 있을 거라 대답한 뒤 스마트폰으로 한국인의 피부관리 비법에 관한 사이트를 몇 개 찾아 알려주었다. 그 외.. 2014. 12. 30.
한국식 집밥을 고집했던 남편만의 이유. 아침에 일어나면 난 식사준비를 바로 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공휴일도 내 아침 준비는 변함이 없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깨달음은 샤워를 하고 샤워가 끝나면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다음 의자에 앉는다. 난 그 시간에 맞춰 밥과 국을 푸고, 깨달음은 젓가락을 들고 [잘 먹겠습니다]를 얘기하고 먹기 시작한다. 샐러드, 멸치볶음, 갓김치, 다시마조림, 북어포 조림, 동치미, 계란후라이, 미역국. 샐러드, 명란구이, 동치미, 우메보시, 멸치조림, 미니햄버거, 바지락국. 샐러드, 마늘장아찌, 청경채나물, 생선초조림, 멸치볶음, 계란국, 생선어묵. 밥이 먹기 싫다고 하는 날은 포도, 바나나, 사과, 시금치나물, 감자샐러드, 미니 햄버거, 두부국 샐러드, 우메보시,배추나물, 생선초조림, 겉절이 , 연.. 2014.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