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지난 달, 집 계약이 파기 된 후로 우린 부동산 담당자인 사토군에게 집 찾는 걸 잠시 쉬겠다고 전했었다. 계약파기로 인해 의욕상실및 잠시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토군에게 집찾기를 하지 말라고 정중하게 얘길 했었다. 알겠다고 그러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라며 사토군도 우리의 제안을 받았들었다. 그동안 우린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 맨션을 살 것인지, 주택을 살 것인지, 갤러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반복되는 얘기를 또 하고 또하고,,, 그런 시간들이였다. 그러다가 한국에 다녀오고,,, 한국에서도 다들 집은 어떻게 됐냐고 묻길래 정신이 좀 차려지면 다시 집을 찾을 거라고만 대답했었다. 그런데 그 계약파기 날로 딱 한달이 지난 오늘, 사토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 번 ..
2015. 3. 7.
일본의 신형 영양실조와 식습관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필름을 가지고 원장실에 들어갔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지금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어제 먹은 식단을 말해 보라 하셨다. 김치, 콩, 김, 명태조림, 식빵, 치즈, 두부조림, 토마토 파스타, 오렌지, 도너츠, 딸기, 오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얘길 했더니 매 끼니미다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를 생각하라고 하셨다. 몸은 음식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병이 오는 것도, 병을 막는 것도 모두 음식이니 한 끼를 먹더라도 잘 생각해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치료를 마친 지난 3개월동안 나름대로 체력보강을 위한 음식들을 신경써서 먹긴 했는데 영양소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예전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꼭 고깃집을 가야했던 육식생활은 조금 줄였고 싫어했던 야채,..
2015. 3. 4.
한국과 노스페이스의 관계
후배가 커피숍 문을 열고 내 쪽으로 향해 걸어왔다.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후배에게서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유난히 큰 가방을 의자에 올려 놓으며 잘 지냈냐고 묻는 후배. 2년 전에 본 후배와는 분위기가 너무도 달라 잠시 얼떨떨 했다. 새로 옮긴 디자인 회사일도 묻고, 한국에 차린 사무실에 관한 얘기도 나누고,, 한국엔 한 달에 한번씩 간다고 한다. 2년 전부터 한국에 디자인 사무실을 차려 왕래가 잦다고 한다.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하자,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이정도는 되야한다고 흘러 넘겼다. 2백만원이 넘은 가방, 로X스 시계, 신발까지..,,,, 점심을 간단히 초밥집에서 런치세트를 먹고 헤어졌다. 후배는 일본에 온지 12년이 되어간다. 아내와 딸 둘은 한국에 있다. 오늘 나를 보자고 했던 건 ..
2015. 2. 23.
해외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한국음식들
언니가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가 이번 주에 한국에 들어가도 일본으로 가져올 물건들이 많기에 미리 보내는게 낫지 않겠냐는 언니의 조언으로 이렇게 한국에 가기도 전인데 소포를 보내주었다. 동치미, 파김치,조기, 육포, 문어다리, 쥐포, 낙지젓갈, 곶감까지,,,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동치미와 파김치, 그리고 깨달음 몫으로 건어물도 함께 보내 주었다. 때마침, 깨달음 퇴근 시간이 곧 다가와서 소포 내용물을 그대로 펼쳐 두었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이 소포를 보고 뭘 할 것인지 알고 있기에...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오자마자 싱글벙글 신문을 깔고 자기 입맛에 맞춰 문어다리를 자르길래 너무 길다고 그랬더니 이건 내 것이니까 자기 맘대로 할 거라고 가끔 긴 채로 구워 먹으면 맛있으니까 내버려 두란다. [ ..
2015. 2. 18.
아이를 갖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 부부가 정기적으로 빼놓지 않고 보는 유일한 한국프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그것도 유튜브에 올라오는 날을 기다리다가 일주일 늦거나 2주 늦은 재방을 본다. 난 삼둥이들을 좋아하고 깨달음은 사랑짱을 그리고 최근에 합류한 엄 지온이 귀엽다고 춤추는 엄 지온을 따라하곤 한다. 내 아이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말도 늘어가고, 자기 주장도 세지고, 고집도 피우고, 좋고 나쁨을 알아가고, 싫고 좋음도 표현해가고,,,, 아픈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모두 하나씩 사람으로 영글어가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이렇게 남의 아이들을 보면서 내 조카, 내 이웃의 아이처럼 가깝고 귀엽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부부는 이 프로를 볼 때마다 장난반, 농담반으로 아이..
2015.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