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522 일본 초밥집 침 테러 이후, 이렇게 변했다 요즘, 일본은 각종 음식점에서 벌어지는 몇몇 손님들의 위생테러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1월 초, 회전 초밥집에서 다른 손님이 주문한 초밥을 멋대로 먹어버리는 영상이 SNS에 확산되면서 날마다 새로운 테러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컨베이어 레일 위에 초밥에 와사비를 몰래 가득 올리기도 하고 어느 여고생은 테이블이 있는 소스를 섞어 놓기도 하고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영상은 남고생이 대형 회전초밥집 스시로(スシロー)에서 레일 위를 지나는 초밥에 자신의 침을 손가락으로 묻히고, 또 식탁 위에 놓인 간장병 입구를 핥는 영상이었다. 더 경악할 일은 손님들이 사용할 수 있게 놓아둔 컵을 입에 대고 침을 빙 둘러 바른 후 다시 올려놓았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인들조차도 더 이상 회전초밥집.. 2023. 2. 20. 내가 모르는 나를 남들은 더 잘 안다.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온 덕분에 빵집에 줄을 서도 마음은 여유로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집이라고 하자 그녀는 이곳이 처음이라며 내 뒤에 서서 사람들이 뭘 사는지 눈으로 체크했다. 오늘은 일관계로 모리 상(森)과 함께 긴자(銀座) 쪽으로 나오게 됐다. 우리가 방문해야 할 곳은 미리 검토해 둔 상태여서 둘이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을 해야 해서 그분께 드릴 간단한 음료 선물도 미리 사 두었다. 12시 30분이 되자 시간에 맞춰 방문을 하고 수업시간은 1시간 예정이었는데 회원님 댁을 나오니 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 너무 열심히 했으니 에너지 충전을 해야될 것 같아 점심을 먹으러 그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배가 고픈 상태여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면서 사무실에 연락을 했더.. 2023. 2. 17. 요즘 남편의 하루는 이렇게 바뀌었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터벅터벅 걸어 나오다 역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결정했다. 늘 지나칠 때마다 분위기가 괜찮아 한 번쯤 와봐야지 했던 곳이었다. 호텔 로비엔 외국인들이 체크인을 하려고 길게 줄이 서 있었다. 샐러드를 먹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깨달음이 여기 사우나가 있는지 검색을 하다가 한국 찜질방 같은 곳에서 하루종일 땀을 빼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자주 애용하는 암반욕 사우나도 좋지만 한국처럼 여러 방으로 나눠진 곳에서 땀을 빼면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 깨달음은 많이 바쁘다. 작년 연말, 깨달음 회사를 앞으로 맡아야 할 야마무라(山村) 상이 심부전 진단을 받았고 그 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자기가 일을 대신 하다 보니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도면을 수정하고 체크하.. 2023. 2. 12. 일본인이 끊임없이 저축을 하는 이유 거실 노트북 위에 6만엔이 놓여있었다. 2만5천엔은 여행경비로 우리가 매달 적립하는 돈인데 나머지는 무슨 뜻인지 몰라 샤워하고 나온 깨달음에게 물었다. [ 이거 뭐야? ] [ 지난번에 외식할 때 당신이 너무 많이 부담한 것 같아서 돌려주는 거야 ] [ 아니야, 내가 사고 싶어서 낸 거야 ] [ 알아, 그래도 그냥 받아둬 ] 지난달 외식을 많이 했던 건 사실이다. 퇴근시간이 얼추 비슷하거나 외출 장소가 가까우면 번개팅처럼 그냥 만나서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곤 하는데 그 때마다 매번 깨달음이 계산을 했고 지난달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내가 지불한 건데 왜 돈을 돌려주는 건지,, 곧 다가 올 발렌타인데이에도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해서 약간 신경 쓰였는데 받아야 할지 괜스레 복잡해졌다. 점심시간에 깨.. 2023. 2. 8. 봉사 활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내게 꼭 식사를 사고 싶다고 작년부터 시간을 내달라고 했었다. 솔직히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아 미루고 미뤘는데 이제 출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모두 알고 있어서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와의 자리가 불편하거나 싫은 건 아니었지만 굳이 내 마음이 돌아선 이유를 끝까지 말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디가 좋은지, 뭘 좋아하는지 묻길래 그냥 사무실 앞에서 먹자고 미리 봐 둔 레스토랑으로 갔다. 런치타임이 끝날 무렵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한산해서 우리가 잠깐씩 나누는 대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스페인 요리를 기다리는 중이어서 스페인에 관한 얘길 조금 나누고 비행기 티켓이 비싸네, 싸네.. 비즈니스석은 기내식이 어쩌고 저쩌고,, 뭐 그런 가벼운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 메인요리.. 2023. 2. 6. 일본 주부들 사이에 인기 있는 이 소스 코리아타운에 잠깐 들려 사고 싶은 게 있다는 메이짱은 사람들이 줄이 서 있는 가게마다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새로 생긴 카페가 완전 한국식 인테리어라며 케이크랑 빵도 지금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것들이라고 약간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나보다 훨씬 한국소식이 빠른 메이짱은 내 블로그에서도 두어번 소개된 친구이다. 한국 음식 만들기를 취미로 삼고 김치는 물론 잡채며 각종 전까지 손이 가는 음식들도 직접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한다. 코로나로 3년이상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은 내가 시간을 그녀에게 맞췄다. 내게 미술치료를 받았던 그녀는 내성적이며 소극적이였다. 이혼 후, 한국 드라마를 접하면서 한국요리에 흥미를 갖게 되고 하나씩 만들어보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붙어 우울했던 시간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는 그녀. 우리 집.. 2023. 2. 3. 백수가 된다면 뭘 할까? 그린차(グリーン車)에 올라탄 우린 편의점에서 사 온 초코볼을 말없이 나눠 먹었다. 그냥 바다 보러 가자는 한마디에 출발 3분전에 후다닥 전철을 탔다. 늘 그렇듯 목적지는 정하지 않고 그 상황에, 그 시간에, 그 분위기에 맞춰 감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우리 부부. 종착역까지 노선도를 보면서 요코하마(横浜)를 갈까 잠깐 망설이다가 오랜만에 가마쿠라(鎌倉)를 가보기로 했다. 50분쯤 달려 가마쿠라 역에 내렸는데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눈에 띄였고 캐리어를 끌면서 한 손엔 핸드폰으로 목적지를 찾은 이들이 많았다. [ 여기 5년 만에 왔나? 별로 안 변했네 ] [ 근데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예전에는 일본의 옛 풍경이 느껴지는 가게가 많았는데 지금은 젊은 층과 관광객을 타켓으로 하는 인기 상품들이 나열되어.. 2023. 1. 30. 블로그,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PCR 검사를 또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가 음성임을 확인받고 싶었다. 4회 차 백신을 맞았어도 여전히 난 코로나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 같다. 깨달음은 늘 그렇듯 잔기침을 계속하고 자긴 더 이상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어 더 이상 검사를 해라, 말아라는 말조차도 이젠 하지 않는다. 난 이유없이 살이 3킬로가 빠졌다. 결혼 전과 같이 지금껏 늘 같은 체중을 유지해 왔는데 갑자기 한달사이에 3킬로가 줄어든 건 아무래도 갑상선 호르몬 이상 같은데 진료 예약도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글을 쓰려고 블로그를 열었는데 자꾸만 주저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블태기, 블로그 권태기가 온 건 아니다. 10년여간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면 스스로.. 2023. 1. 27. 5년간의 아쉬움을 떨쳐버린 날 예배를 마치고 깨달음이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했다. 자기 회사가 공사를 하려다 못한 곳을 다시 한번 가서 보고 싶단다. 00역 앞에 세워진 쇼핑몰과 상업시설이 함께 있는 지하 2층 지상 41층의 타워맨션으로 그 공사를 따내지 위해 5년간 공을 들였지만 끝내 남의 회사로 넘어갔던 씁쓸한 기억의 건물이라고 했다. 왜 갑자기 가고 싶은 건지 물었더니 자기 회사와 같이 공사에 참여하려고 했던 거래처 사장님과 오랜만에 저녁을 먹으며 그때 일을 회상했었는데 함께 했던 5년의 시간을 다시 상기시켜 보고 싶어 졌단다. 역에 도착하자 깨달음은 감회가 새로운 듯 천천히 둘러보며 완공때 몇 번 왔을 때와 별로 변한게 없다며 건물 구석 구석을 살폈다. 2019년 완공 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며 이곳에 올 때마다 그 .. 2023. 1. 23. 요즘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이상한 한글 깨달음이 한글을 배운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한국어 실력에 본인도 답답해하고 있다. 제2 외국어를 60이 넘은 나이에 시작해 배워나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음을 스스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오늘 외운 단어가 하루가 지나면 바로 잊어버리고 반복학습을 하고 있어도 기억력감퇴인지 노화현상인지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올 목표는 초급을 떼고 중급으로 가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으며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깨달음에게 변한 게 있다면 길거리를 지나가다 한글표기가 된 것들을 모조리 읽으려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읽어보다가 뜻을 모르겠거나 읽기가 어렵거나 발음이 힘든 단어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와서 내게 무슨 뜻인지 묻곤 하다. 맞춤법이 맞은지 안 맞는지.. 2023. 1. 18. 우리가 늙어도 공부를 하는 이유 지난주, 깨달음은 3년마다 한 번씩 치르는 건축사 정기강습에 출석하기 위해 아침을 거른 채로 나갔다. 9시 30분부터 시작한 수업이 5시가 넘어서 끝나는 하루종일 수업을 들어야 하는 강습이었다. 건축사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의무와 같은 강습으로 깨달음은 마지막 시간에 치르는 시험이 있어서 너무 싫어했다. 자기 나이에 시험을 치른다는 자체도 그렇고 그 시험을 위해 5센티정도 되는 두꺼운 책을 펼쳐놓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짜증스럽다고 투덜거렸다. 해년마다 건축법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새로운 법률들도 생기다 보니 그것들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3년마다 공부를 해야 했다. 큰 화제나 붕괴사고 등이 터질 때마다 건축법상 보안해야 할 점들, 개선해야 할 점들이 바뀌거나 수정되는 것들을 외워야 한다. 강습을 마치.. 2023. 1. 16. 가난은 솔직히 많이 불편하다 PCR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좀처럼 설사를 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지난주부터 복통과 함께 속이 불편하다고 했다. 코로나는 아닐 거라며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길래 당장 하라고 쓴소리를 했었다. 이젠 코로나에 걸려도 그냥 독감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로 전환되어 버렸지만 그게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바이러스이기에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미리 조치를 취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난 연말부터 송년회, 그리고 신년을 맞이해 거래처에 인사 다니면서 예정에 없던 식사자리에 참석하기도 하고 저녁엔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어가길래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 그럴 때마다 자기는 백신을 5차례나 맞아서 행여 또 걸려도 증상이 거의 없을 것이기에 남에게 옮겨가지 않을 거라는 근거도 없는 소릴 하길래 두말할 것 없이 당장 검사를 .. 2023. 1. 11. 일본인이 한국에서 불편했다는 이 두가지 그녀가 날 만나자고 지정한 장소는 숯불 고깃집이었다. 일 관계로 만났다가 서로 집도 가깝고 취미가 같아서 가끔 차를 마시는 사이가 된 아키모토(秋本) 상은 40대 후반이다. 작년, 연말쯤에 한국에 다녀올 거라고 했던 건 같은데 새해가 됐으니 얼굴 한 번 보자고 해서 나오게 됐다. [ 정 상, 주말인데 나와줘서 고마워요 ] [ 아니에요, 일도 해야 되는데 뭐.. ] 보자마자 소중한 주말에 시간을 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 아키모토 상, 우리 언제 만났지? ] [ 지난 세미나에서 만났으니까 6개월쯤 된 것 같은데요] 우린 적당히 주문을 하고 그때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첨부할 사항들을 서로 전하고 앞으로 진행될 행사에 관해서도 잠시 얘길 나눴다. 새로 역임하게 될 분과 내가 그만두게 .. 2023. 1. 7. 일본의 신정 연휴는 대략 이렇다 2022년 마지막날, 우리 대청소를 마치고 찜질방을 다녀와 소바집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소바를 먹었다. 오미소카(大晦日 그 해 마지막날)에 이처럼 소바를 먹는 풍습은 애도시대 때부터였다. 한 해 동안 있었던 나빴던 기운들을 다 끊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으로 먹는다. 소바자체가 다른 면에 비해 끈기가 없이 잘 끊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우동으로 대신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소바집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얼른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세치( お節신정에 먹는 음식)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구색을 맞춰야 될 거 같다며 깨달음이 자기가 먹을 1인용 세트를 사서 찬합에 썰어서 넣었다. 나는 그동안 나물과 전을 지지고 야채조림, 해물찜을 만들어 구절판에 담았다. 1월 1일, 아침, 갈비와 잡채를 만.. 2023. 1. 2. 저희 부부는 2022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오늘은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었다. 아침부터 난 미리 담가 둔 배추김치와 깍두기, 오이김치와 창란젓, 그리고 조미김을 챙겨 나눴다. 3년 만에 참석하는 송년회인데 늘 저녁에 했던 모임을 올 해는 코로나도 있고 해서 점심으로 간단히 하자고 해서 오전 시간이 꽤나 촉박했다. 시부야(渋谷)까지 가는 이동시간을 맞춰 화장을 대충하고 냉동해둔 아이스팩을 꺼내고 있는데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 출발 하지 않얐냐며 송년회가 취소되었으니 그냥 신주쿠(新宿)에서 만나자고 했다. [ 무슨 일이야? ] [ 야마무라(山村)군이 심부전으로 긴급 입원했어 ] 오늘 오전 일찍 병원에서 진찰을 했는데 상태가 심각해 긴급으로 입원을 하게 됐다며 조금만 늦였어도 큰 일 날 뻔했단다. 원래 가족병력이 있어 심장 쪽이 약했는데 며.. 2022. 12. 3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