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마지막 날, 병원문을 나서며,,
아침이어서인지 환자들이 많았다. 예약 번호표를 들고 잠시 눈을 감았다. 협회 설립도 다시 정리해야하고, 수업도 보강해야하고, 세미나도 참석해야하고 전시회 준비도 해야하고, 자격증 시험도 다음달이고,,, 한국에도, 시댁에도 가야하고, 새 집 구하기도 계속해야 하고,,,,, 10월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 32번, 케이님~ ] 낯익은 간호사가 날 보고 웃는다. [ 수고하셨습니다. 케이씨, 잘 참으셨어요 ] [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 힘드셨죠?] [ ....................] [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지 중단해야할지 솔직히 갈등했었는데 끝까지 잘 버텨주셔서 무사히 끝나 다행입니다 ] [ 네,,,감사드려요] [ 그래도 한달에 한번, 지속적으로 혈액 체크..
2014. 10. 1.
일본에서 방영된 세월호 생존자들 증언
지난 일요일, 이곳 후지TV에서 세월호 생존 학생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그 날, 세월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상황들을 재현한 방송이 스페셜로 방영되었다. 배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서로 도와가며 갑판으로 빠져나왔다는 증언. 그 무렵,1등 항해사들은 갑판에서 캔맥주 마시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는 증언. 방송이 끝날 무렵, 생존 남학생이 일본 방송국에 도움을 청한 이유를 밝혔다. 왜 이번 사고가 일어났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진실을 밝히고 싶어서이고 한국 메디어에서는 이제 거의 세월호 침몰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 않고 있다는 말도 덧붙혔다. 핸드폰에 남긴 메시지, 배 안에서 찍힌 영상들,,,, 그리고 희생 학생들의 생전에 모습들이 동영상으로 나오고,,, 떠나버린 자식을 향한 부모님들의 심경, 눈물..
2014. 9. 26.
한국어가 점점 어렵게 느껴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하요~] 를 시작으로 일본어가 시작된다. 밖에서도 100%일본어,,,, 집에 돌아와서도 깨달음과 일본어로 대화를 한다. 내가 하루에 한글을 접하는 시간들은 카톡, 블로그를 통해서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가족,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후배를 만났을 때뿐인 것같다. 그래서인지 얘기 중에 한국어 단어가 잘 안 떠오르기도 하고, 주춤거림이 잦아졌다. 어느 이웃님이 독서(한국어판)를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고쳐진다고 하시던데 활자를 접하는 것도 전부가 일본어이니,,,맞춤법도 점점 헷갈리고 어렵게 느껴진다. 지난주, 협회관계로 한국 출신의 신경과 여의사분을 만났는데 일본생활 22년째라는 그 분의 한국어가 상당히 서툰 걸 보고 은근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많이 헷갈린다.....
2014. 9. 23.
뭐든지 대신해 주는 일본의 대행 서비스
일본엔 참 많은 [대행 서비스]가 있다. 지난 여름방학, 초등학생의 밀린숙제를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다양한 서비스내용, 이용료, 이용객의 의견들이 소개 되었다. 1. 숙제대행 서비스 드릴학습( 학습지 풀이) -한권에 5,000엔~ 공작, 만들기 숙제-5,000엔~ 독서 감상문- 400자 원고1장당 3,000엔~ 그림,포스터 숙제는 18,000엔부터~ 의로인은 주로 아이들 숙제를 도와주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2. 사죄대행 서비스 의뢰인에게 사과하는 방법(어드바이스)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함께 사과를 하러 가기도 하며, 의뢰인을 대신해서 사죄를 한다. 이용자의 연령층은 사과방법을 모르는 20,30대가 많다고 한다. 요금은 우편(편지)나 전화를 이용한 사죄는 5,000엔~ 직접 찾..
2014. 9. 20.
해외에서 부모님께 할 수 있는 효도
한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 몸은 괜찮냐? 힘든디 진짜 올라고? ] [ 추석 때도 못 갔고, 깨서방도 가고 싶어해서 예약했어 ] [ 깨서방도 같이 오냐?] [ 응, 첫 비행기로 가서 바로 광주로 내려갈게] [ 오메~ 왔다갔다 고생시롱께 이번에는 내가 서울로 올라갈란다, 긍께, 그냥 서울에 있어라, 내가 날짜 맞춰서 올라갈랑께~] [ 아니야, 엄마, 우리가 내려갈테니까 그냥 계셔~] [ 짐가방 들고 여기까지 올라믄 깨서방도 글고 너도 힘들어서 못써야~ 긍께, 그냥 동생집에 있어라, 내가 KTX타고 갈랑께~] [ 아니야~ 티켓도 다 예약했고, 깨서방도 광주 가고 싶대 ~] [ 오메,,, 여기 와봤자 볼 것도 없는디....] 엄마 보러 가는 거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
2014. 9. 18.
한국 고구마 앞에서 괜시리 목이 메인다
간단히 화장을 하고 모자를 눌러썼다. 아주 깊숙히,,, 나라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탈모가 심해졌다. 거울에 비친 앙상한 내 육신,,,, 이러다간 부서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렇게 교회를 다녀오고 집에 돌아왔더니 동생이 보낸 소포가 도착해 있었다. 내가 거실로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깨달음이 상자를 열기 시작했다. 책, 씨디, 말린 민들레, 그리고 호박고구마,,,, 호박고구마가 먹고 싶다고 올린 내 글을 봤던 모양이다. 깨달음이 고구마를 보고 금세 알아차린다. 당신이 코리아타운에서 찾았던 고구마냐고 처제에게 고맙다고 전화해야겠단다. 실은, 2주전 엄마가 보내주셨던 깨죽도 먹질 못했다. 음료, 과일계 이외에는 어떤 음식도 거부를 ..
2014. 9. 15.
해외 블로거, 주소를 바꿔야만 했던 이유
갑자기 블로그 주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 드리자면, 1. 제 개인정보가 많이 새고 있었습니다 제가 올린 사진속에 주소, 그리고 주변 사진들의 모자이크가 벗겨진 채 저희집 주소가 알려졌습니다. 저희 부부를 너무 좋아하셔서 주소를 알고 싶었던 거라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제 블로그에 실린 광고에 못된 짓을 하셨는지 제 사이트가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것 역시, 저희 부부에게 관심 받고 싶어 그러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소만 바꾼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제가 너무 솔직했던 점, 너무 리얼하게 내 주변상황, 주변인물을 묘사했던 것, 모자이크 처리가 엉성했던 것 등등,,, 제 관리에도 문제가 많았음을 반성하고 있으며 나쁜쪽으로 악용되지 않았으니 다행..
2014.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