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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재충전 할 수 있는 바로 이곳 이곳은 어제까지 3일연휴였다.우린 특별한 스케쥴이 없어서오전에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했다.정각 12시, 거실로 나온 깨달음이 겨울준비용 코다츠(전기난방 테이블)를 설치하겠다고 카페트를 새로 바꾸고 청소를 하는가 싶더니갑자기 하기 싫었는지 누웠다 앉았다, 개구리처럼 몸을 피였다 움추렸다하더니내가 한 번 쳐다보면 죽은척 했다가 뒹굴기도 하면서 내게 무언가를 어필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더 과하게 몸을 움직이며 막상 하려고 하니까귀찮아서 하기싫다고 아이처럼 투정을 부린다.저렇게 일을 못하는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깨달음은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일이 서툴다.보다 못해 한마디했다.[ 깨달음씨, 내가 해도 되니까 그만 놔 두세요 ][ 아니야, 내가 할 거야..][ 그럼, 점심은 뭐 먹을까? ][ .. 2016. 10. 12.
한국에는 못가고, 마음을 비운다.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은 늘 무겁기만 하다. CT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나 이외의 환자는 한 명도 이곳으로 내려오지 않았다.지하라는 특성상 왠지 음침한 기분이 들었다.얇은 환자복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에어콘 바람에 소름이 돋았다. 아침 일찍 출근했던 깨달음이 오후가 되어서야집에 들어왔다.[ 병원에서 뭐래? 결과는 언제 나온대?][ 자세한 건 다음주에 나오는데 일단 특별한 이상은 없어 보인다고 했어 ] [ 그래? 다행이네 ]우린 노트북 앞에 머리를 맞대고 앉아예약해 둔 한국행 티켓을 취소했다. 그리고 대청소를 하기 위해 각자 위치로 자릴 옮겼다. 오늘의 대청소는 차가워진 가을 준비를 위함도 있고 심난한 마음을 잠재우고 싶어서였다.그래서인지 깨달음도 솔선해서 청소기를 먼저 꺼내들었다. 내 생일에 맞춰 한국행 티.. 2016. 10. 10.
매일 자살을 꿈꾸는 일본의 청년들 내가 미술사로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은 청소년 쉼터의 학생들, 장애인, 그리고 실버센터 어르신들이 많았고 개인적으로 신경정신과에 다니는 일반환자분들도 계셨다. 나 역시도 7년 전 약 1년가량 신경정신과를 찾았던 경험이 있어 우연히 자신들의 얘기를 털어 놓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수강생 반 이상이 [ 자살]이라는 충동속에 살고 있다는 게 쇼크였다. 일본은 2011년부터 4년 연속년간 자살인구 3만명 돌파라는 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루 74,5명이 자살을 택하고 있고 자살 미수도 그 10배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명의 자살자는 주변의 5-7명에게 심각한 심리적 휴유증을 안겨주며 매해 200만명이 자살문제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렇다보니 한국이나 일본, 이 두 사회가 [ .. 2016. 10. 7.
저희 부부얘기가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출판 계약서가 도착하던 날, 퇴근이 늦은 깨달음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마치 한국어를 아는 사람처럼한 장 한 장, 이리보고 저리보고 한참을 살피다가 뭐라고 쓰여있는지 대충 알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보내 주신 책들을아주 흥미롭게 읽었다.읽었다기 보다는 사진들을 꼼꼼히 살피더니일본식 건축물이 많이 나와있다며건축 역사에 조회가 깊은 사람이 아니면이런 사진들을 올리기 힘들었을 거라고작가 프로필을 물었다. 그 날 이후, 이 책 [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는 깨달음 책장에 들어가 있다. 지난 7월 초, 모요사 출판사의 실장님에게서 블로그 내용을 책으로 엮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다.그렇게해서 원고 정리를 다시 시작했고밤 늦게까지 새 글을 쓰고 있던 어느날,깨달음이 물을 한 잔 가져다 주면서옆에.. 2016. 10. 4.
일본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토요일인데도 아침 일찍 출근했던 깨달음이점심이 무렵쯤 퇴근한다는 카톡과 함께사진을 두 장 보내왔다.신주쿠역, 전철 타는 선로 앞에 앉아 있는20대 초반 아가씨들 사진이였다.일본사람도 변해버렸다고 밥상을 뒤엎는 아이콘과 함께 보내왔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그녀들을 보고 다들 놀래 멍한 눈으로 쳐다보기도 하고한심하다는 눈으로 째려보는 사람도 있었지만전혀 의식하지 않았단다.혹시 술이 취해서 몸을 못 가눠 앉아 있나 싶어 가까이 가 봤는데 멀쩡했고핸드폰을 만지면서 낄낄거리고웃으면서 새로 다운 받은 어플에 관해설명하고 있더란다.너무 기가 막히고,솔직히 정말 일본인인가 싶어의심스러웠는데 일본이였단다. [ 정말 술 취한 거 아니였어?][ 아니였다니까, 그니까 다른 사람들도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 다리가 다쳤나?].. 2016. 10. 2.
남편이 주는 따뜻하고 특별한 생일선물 [ 샌 추카하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 생일? 아,,,음력은 아직 멀었는데 ? 그래서 나오라고 한 거였어?] [ 응 ] [ 음력에 해도 되는데....] [ 매년 양력, 음력 두번씩 하니까 좋잖아 ] [ 응,,고마워...근데 케익은 없어?] [ 응, 케익 잘 안 먹잖아. 그래서 안 샀어.] [ ........................... ] [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 없어,,] [ 진짜? 필요한 거 없어? ] [ 응, 없어...] [ 그래도 뭐 갖고 싶은 거 있음 말해 봐. ] [ 아니야,,진짜 없어, 요즘은 그냥 어떻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노후를 맞이할까 그 생각들만 가득해.. 죽을 때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만 늘어가는 것 같애 ] [ 맞아, 건강이 최고지, 오늘 케.. 2016. 9. 28.
한국 사물놀이에 남편이 받은 감동 이번주인 9월 24일, 25일은 제 8회일한교류축제가 히비야공원에서 열렸다.교회를 마치고 역 앞에서 만난 우리는 공원으로 걸어가며 점심으로 뭘 먹을 것인지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약간 이른 점심시간이였지만사람들이 각 푸드코너마다 긴 줄이 서 있었고입구에 자리잡은 호떡집의 호떡은 불티나게 팔리고..옆가게 김밥집은 모두 팔려 30분후에다시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뽀로로는 일본 아이들 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푸드코너 맞은편에는 한국관광안내, 한일고교생교류 등등다양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한복을 입어보는 코너였다. 맥주를 사고 적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데깨달음이 20분 기다려 사 온 군만두와 닭갈비.찐만두를 사고 싶었는.. 2016. 9. 26.
남편의 취중진담 속 한국인 아내 밤11시 50분, 초인종이 울렸다.현관문 여는 소리와 함께 가방을툭 던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늦였네..술 많이 먹었어? ][ ............................... ][ 안 좋은 일로 마셨어? ] [ ............................... ][ 얼른 씻고 자][ 아니야,너무 술이 취해서 말이 잘 안 나와,혀가 꼬여서...]혀가 꼬였을 뿐만 아니라 다리도 풀려 흐물흐물 주체를 못하고 있었다.[ 옷은 갈아 입겠어? ][ 응,,]날 힐끗 쳐다보더니 술취한 자기 사진 찍는다면서얼른 고개를 숙이며 아이고,,,피곤해...진짜 피곤하다고허리를 꾸부정 꼬부린채로 세면대로 향했다. [ 힘들면 양치만 하고 자,,,][ 아니야,,괜찮아,,,] 몸 전체가 흔들흔들, 다리가 휭청휭청,,,.. 2016. 9. 24.
지진 발생시 일본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 오늘 아침 8시 50분경, 이와타현에서 3도 지진이 있었다.지난주에는 관동지역에 3도 지진이 있었는데 발생지역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한달에 한 두번은 크고 작은 지진이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진동이 감지되면 이렇게 바로속보로 각 TV방송에 지진의 강도와지역, 여진, 쯔나미의 유무에 관한자막 정보를 흘려보내 준다. 이곳에서 15년을 넘게 살다보니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솔직히 3도정도의 진도는 그냥 그러러니 하고 넘어가 버리는데요즘, 한국에서도 지진이 일어나고 있어걱정하던 차에 친구가 대처방법을 모르겠다는 전화를 해왔다.그래서 오늘은 지진발생시 각자 있던 장소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사항과 대처방법들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일본 소방청 지진대책매뉴얼과 동경 재해방지 홈페이지.. 2016. 9. 21.
상스러운 댓글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지난 추석 상차림과 함께 올린 깨달음 사진에 누군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내 블로그를 적어도 1년은 넘게 읽고 있는 분이다. 1년전에는 메구미라는 닉네임으로 댓글을 달았다. [상스럽다] [경박하다]는 표현을 남의 블로그에 아무렇지도 않게 달고 있는 본인의 몰상식 (常識はずれ)을 알고나 있는지 참 어이없다. 이 댓글을 단 사람은 [상스럽다]는 게 뭔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블로그를 하다보면 악플이 달리는 것도 피곤하지만 이렇게 속된 말로 밥맛없는 댓글을 다신 분들 때문에 할 말을 잃을 때가 많다. 어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지... 이렇게 주제파악 못하고(身の程知らず) 마치 자기가 아는게 전부인양 아는 채(知ったかぶり)를 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밥맛이 떨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2016. 9. 19.
후지산 등반시 준비물과 유의사항 2주전, 비가 많이 내리던 주말 우린 후지산에 갔었다.[ 비오는 데 괜찮을까? ][ 어차피 우린 산에 안 올라가니까 괜찮아..]각자의 점퍼를 가방에 넣고일단 우린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나는 동경에서 15년을 넘게 살면서아직 한 번도 후지산을 올라가보지 않았다.솔직히 산행에 별 취미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이번엔 그냥 후지산을 좀 가까이서 보자는 의미만을 가지고버스에 몸을 실었다.깨달음은 젊었을 때 5번 올랐다고 한다. 후지산은 해발 3,776m로 한국의 한라산 1,950m에 비교하면거의 두배에 가까운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의 태평양 연안에접해 있고 5개의 작은 호수가 산 기슭에 있다.지난 6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후지산을 오르기시작했고 개방이 허락되는 시.. 2016. 9. 19.
일본에서 차리는 추석 상차림 한국은 모두가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난, 이곳에서 벌써 16년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유학시절, 추석이면 유학생 몇 명이 돈을 모아 코리아타운에 가 송편과 다른 떡들을 몇 팩 사 온 다음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특별식으로 나는 김밥을 만들고 어린 학생들은 한국 집에서 보내 온 라면들을 꺼내와 같이 끓여 먹었던 기억들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깨달음과 함께 매해 조금이나마 추석답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 [ 뭐 먹고 싶어? ][ 음,,잡채..] [ 잡채? 질리지도 않아? ] [ 응, 안 질려,, 잡채 먹을래,,,] [ 다른 것은 또 뭐 먹고 싶어?] [ 꼬막..] [ 꼬막은 지금 못 구해,.쯔끼지시장(수산시장)에 가야 될 거야,,] [ 알았어,.. 2016. 9. 14.
남편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 오머니,,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지금 뭐 하세요? 한국도 시원해졌어요?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시장에 같이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오머니, 맛있는 거 많이 하세요? ][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만 하세요 ][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 잘 보내세요]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지금 뭐 하세요? ] [ 시원해졌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해서 적어줬더니10분이 넘게 계속해서 발음과 악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어때? 발음 좋아졌어? ][ 응, 좋아졌어, 전화해도 될 것 같애.. ] 엄마와 통화를 할 때 깨달음 악센트가 애매해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는깨달음이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 2016. 9. 13.
결혼생활 5년이면 남자들도 변한다 일주일째 미열과 두통으로 시달리다오후에 병원을 찾았다. 감기일 거라 생각했는데[갱년기 증상]이라는 받아들이고싶지 않은 진단을 받고,,,너무 우울해서 깨달음에게 전화했더니맛있는 음식 먹으면 낫는다고아주 가볍게 흘러 넘겼다.갱년기라,,몸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나이는 못 속인다는 어르신들 말이 하나 틀린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전철을 갈아타고창 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맑고 청명한데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한 낮엔 여전히30도를 넘나들고 있고그나마 태풍이 와서 잠시 비바람을 뿌려줬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가을 준비를 서두르는 사람들의발걸음을 주춤하게 만든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아썩 기분이 맑지 않는데깨달음은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싱글벙글이였다.자리에 앉아 내 몸.. 2016. 9. 10.
악플 달고 계신 분들을 공개합니다. 블로그를 5년 넘게 하다보면별 일이 다 있고 별 이상한 댓글도 많이 달린다.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이상한 소문, 오해, 질문, 댓글들에 무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조금은 주춤해 지는 것 같던데없는 일도 꾸며서 사실화 시켜려 애를 쓰던 방식은 지나가고 요즘은 무차별 폭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니 참 무서운 게 SNS다. 댓글의 유형도 점점 변해 남의 블로그, 게시물에 토 달기식 댓글들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고 수법이 악락해서 차단을 해도다시 들어와 글을 남기고 표현도 너무 거칠어서웬만한 정신력으로는 초연해지기 힘든상황도 몇 번 있었지만 아무튼 잘 버티고 있다.(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서울대 모 교수가 분석한 악플을 지속적으로올리는 사람들의 심리분석을 보면 자신의 상태나 욕구를 알리고자 하는과시욕과 .. 2016. 9. 7.
남편을 설레게 만든 한국 여가수 깨달음이 노트북을 한 대 샀다.태블렛이 편하다고 했던 깨달음이 노트북을 산데는 딱 하나의 이유 때문이였다.내 노트북으로 한국방송을 볼 때면내가 노트북을 쓸 수 없어 자유롭게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애로사항을해결하기 위해 산 것이였다. 즉, 한국프로 전용으로 보기 위한 노트북이다.그렇게 꿈?을 이룬 깨달음은 아침식사를 할 때는 물론 휴일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본다. 요즘은 음악프로 이외의 정보, 시사 다큐멘터리 [생활의 달인] [한국인의 밥상] [ 다큐3일] [ VJ특공대] [3대천왕] 까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하게 즐긴다. 굳이 한국어를 못 알아 들어도괜찮을 것 같아 찾은 프로인데음식에 관한 얘기들이 많다보니영상을 보고 대충 이해를 하고 좋아한다.한가지 귀찮은 건, 각 프로에 소개 된 가게의 위치가 정.. 2016. 8. 31.
일본의 고령자가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 보란티어를 하다보면 장애인 가족들 뿐만 아닌 연로하신 노인들을 찾아 뵐 때가 있다. 자식들은 있지만 출가시킨 후부터 노령이 된 부부만 단 둘이 사시는 분들이 많다.그러다가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떠나시면혼자 계시다가 고독사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다.동경 23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로약 3,000명 정도가 고독사로 세상을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 우리팀이 찾은 곳은 동경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 서민아파트가 많은 곳이였다. 오늘 우리가 방문하는데는 목적이 있었다. 노인들의 고독사가 심해지고 있고 자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연고자로 사망처리를 하는 케이스가 늘어가고 있어 지난달에 모든 노인 가정을 방문해 엔딩노트를 배부했었고 그 엔딩노트의 효과를 조사하고 도움을 .. 2016. 8. 29.
올 폭염을 이겨낸 국제커플의 한국식 식탁 막바지 더위가 이곳도 기승을 부린다.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결엔 가을이 묻어있지만여전히 한낮엔 32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엊그제는 태풍으로 비바람이 불더니 또 다시 늦여름 태양빛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 깨달음은 낮에 현장 감찰을 나갈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이면 땀을 너무 쏟아서인지현지증이 난다고 했었다.충분한 수분과 적당한 염분섭취( 소금사탕)으로나름 조절을 하고는 있는데도 폭염으로 힘들어 하는 깨달음을 위해 되도록이면 기운 나는 한국 음식을 위주로 준비를 했었다.근처 슈퍼에서 산 재료들로 만든 이번주 우리집 저녁 식탁이다.두부조림, 야채셀러드, 참치전, 오징어볶음, 고추장찌개. 잔멸치와 청경채, 감자전, 나물, 두부샐러드, 보쌈, 계란찜. 버섯조림, 낫또, 문어, 감자샐러드, 불고기, 순두부찌개.. 2016. 8. 26.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역시 돈이다. [ 보내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보냈네,지금 보낸 걸 보면 보낼까 말까 망설였단 소린데,,그래서 보내지 말라고 강조를 해 뒀는데 말을 안 듣네...] 조금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깨달음이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6월달에 돌아가신 다카시 형님의 큰아들이 보낸 장례 답례품이였다. 답례품에 꼭 들어있는 감사글이 넣어져 있었다.장례식에 참석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끝냈음을 감사하는 내용이다. 지난 추석(8월 15일), 우리가 시댁에 갔을 때 다카시 형님의 동생분이 저녁에 찾아오셨다.형님이 돌아가신 후, 여기저기서 채권자들이 찾아와 문제가 좀 크게 났다고 한다.형이 그렇게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줄 몰랐는데돌아가시고 일주일 후 바로 살고 계시던 집도 압류가 되었고, 그래서 집안으로들어가질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6. 8. 24.
일본남자가 말하는 한국여자의 매력 오후 5시무렵 회사로 잠깐 나올 수 있냐는 깨달음의 전화를 받았다. 깨달음 후배인 회계사 하시모토상이 날 만나게 해달라고 그랬단다. 지난번 만났을 때 한국어발음이 어렵다고 하셨던 게 떠올라 서점에 들러 한국어 발음표기가 한국어, 영어, 일어로 된 사전을 한 권 사서 사무실에 들어서니 [오랜만입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신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우린 장소를 옮겼다. 동경대를 졸업한 이 분은 아직 독신으로 직업은 회계사이다. 내가 드린 사전은 보는둥 마는둥 하시더니 자기 핸드폰 액정에 담은 배우 [혜리] 사진을 보여주면서 드라마 응답하라1988를 보았냐고 자기는 지난주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또 보고 또보고 있다며 주인공 [혜리]가 귀여워서 미칠정도라고 했다. [ ................ 2016. 8. 17.
내가 일본 시부모님을 존경하는 이유 깨달음은 신칸센 안에서도 도면 체크 중이였다.우린 나고야와 오사카로 가는 길이였고나고야에는 착공식에 참석을 해야했고 오사카에서는 관계자 미팅이 있어서였다.그리고 추석이기에(일본은 8.15일이 추석임)겸사겸사 시댁에도 잠시 들릴 계획이였다. 먼저, 나고야에 도착해 개찰구를 빠져 나가자공사 관계자분이 우릴 향해 손을 흔드셨다.무사히 착공식을 마친 우린 시댁으로 내려가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을 청했다.새벽부터 움직인 것도 있고 요즘 이래저래 피곤이 많이 쌓인 상태였다. 정신없이 잤던 탓인지 금새 시댁에 도착을 했다.[ 아버님, 어머님,, 저 왔어요]안방으로 들어가 인사를 드렸는데두 분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껌뻑껌뻑 하시며 아버님이어머님을 향해 이렇게 물었다.[ 케이짱이지? 여보.. 2016. 8. 15.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본 깨서방 지난 주일 우린 오랜만에 긴자(銀座)를 찾았다.깨달음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국영화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를 보기 위해였다. 2015년 봄, 일본의 배급회사와 계약을 맺고 상영 극장까지 결정된 상태였는데당시 일본내 반한감정이 팽배해서 흥행에 지장을 우려한 배급사가 개봉시기를 연기해 오다가 지난달 지난 7월 30일 드디어 개봉을 하게 되었다.민족의상인 한복을 입고 있다는 이유로 정치적 이미지라는 억측을 내세워 개봉이 늦여졌지만 노부부의 사랑과 부부애의 절절함을 영화 관계자들은 절찬을 했었다. 상영관 한 쪽 벽면엔 감독과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들이 스크랩되어 있었다. 관객들은 주로 4.50대가 많았다.영화의 첫장면은 할머니가 눈 밭에 혼자 앉아 계시는 신이였다.봄에는 꽃을 꺽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 2016. 8. 10.
내가 몰랐던 남편의 또 다른 얼굴 상하이는 생각보다 아주 넓었다.2주전, 우린 직원과 함께 중국을 다녀왔다.여행이라기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현장조사를 위한출장이 목적이였다.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그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의 부족현상으로 인해깨달음은 지금 전국 각지의 신호텔 건축에 정신이 없다.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자매호텔을 동경에 만들기 위해 조사해야할 사항도 있고 그곳 관계자와의 미팅도 필요했다.굳이 직접 와서 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깨달음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내 눈에 비친 상하이는 홍콩과 매주 흡사한 느낌이 들었다.언어도 그렇고 그들의 옷차림,도심의 공기까지도,, 상하이 중심가를 돌며 깨달음은 사진을 찍느라 온 힘을 다 쏟아 부었고 난 옆에서 파일을 열어 보이거나 팜플렛들을 정리했다. 몇 군데 호텔을 방문할 때마다 외관부터 내.. 2016. 8. 7.
고깃집 갈 때 남편이 꼭 챙겨 가는 것 특별히 꼭 따야할 자격증은 아니였다. 나이도 있고, 내 머리 회전이 무뎌지고 있음을 느꼈기에 뭔가 젊었을 때처럼 내 자신에게 자극과 긴장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밤늦게 까지 책을 보고 암기를 했었다. 그런 나에게 적당히 하라고, 공부도 즐기면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침대 위에서 책보는 걸 싫어했던 깨달음. 그래도 왠지모를 불안감에 읽고 외우고 그랬었다. 그 시험결과가 오늘 나왔고, 1차 2차 모두 합격을 했다. 2차 시험이 있던 날,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아 바보같은 내 자신에게 화가나서 고시장을 나오면서 눈물을 훔쳤더니 반대편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던 깨달음이 아직도 자신에게 그렇게 욕심이 많냐면서 이젠 그냥 적당히 살아도 되지 않겠냐고 했었다. 그런데 최종합격 발표가 오늘 나왔고 생각보다.. 2016. 8. 4.
국제결혼의 환상과 주의할 점 [ 괜찮아요,,,그냥 편하게 말씀 하세요,] 그녀의 목소리에서 망설임과 주저함이 섞여 있었다. 안심하고 얘길 털어놨으면 하는 바람에 난 그녀가 입을 뗄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 내가 왜 일본까지 와서 이 고생인지 모르겠어요..우리 아이가 그래도 아빠를 좋아해요.. 한국에 돌아 가는 것도 솔직히 불안하고 챙피해요. 나 같은 부모를 만나서 고생하는 우리 딸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형제도 다 필요없더라구요. 위자료를 얼마 청구해야할까요,,, 돈을 벌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네요,,,, 남편을 생각하면 할수록 화병이 나요,,. 우리 시어머니만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고,,,] 두서없이 얘기들을 섞어가고 있다는 건 그만큼 가슴에 담아둔 얘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와의 전화통화는 20분을 지나.. 2016. 8. 2.
가족을 죽음으로 모는 일본의 간병살인 지난달, NHK에서는 [간병살인] [간병자살] 문제를 다룬[나는 가족을 죽였다]라는 타이틀의 특집방송을 다루었다. 최근 일본은 [간병살인]이 늘어가고 있어 일본 노인복지계에 대두되고 있는 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아주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간병살인]이란 오랜 간병 생활의 피로에 지쳐 부모나 배우자를 살해한다는 말이다. [간병살인]은 전체 인구 네명 가운데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일본의 현실을 드러내는 안타까운 비극이다. 간병에 지쳐 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이 매년 50건 가량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간병살인]이라 불리는 사건 가해자의 공통점은 배우자등 가족 간병이 자신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책임감이 강한 은퇴한 노년남성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번 특집 방송에서는 가족 간병경험자 6.. 2016. 7. 30.
일본인이 느끼는 한국인의 친절함 30분이나 늦어서야 약속장소에 도착한 나는 가게 안의 북적대는 손님들 속에서 일행들을 금방 찾아냈다. 미팅 때문에 늦을 거라고 미리 얘긴 해두었는데 막상 멤버들을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근, 2년만에 보는 얼굴들이였다. 내가 이들과 알게 된 사연들은 각자 다르지만 학생신분이였을 때부터 알게 되었고 다들 년령도, 직업도 다른 개성파이지만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기적인 모임이 아니기에 맴버들이 모두 모이긴 힘들어도 아주 자유롭게, 아주 편하게 만나는 사이이다. 오늘은 나를 포함해 모두 6명이 모였다. 건배를 시작으로 그동안의 안부와 서로의 생활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길 나누며 술잔이 오갔다 한 친구는 프랑스에서 1년간 근무를 했었고, 다른 친구는 어머님이 뒤늦은 재혼을 하는 바람.. 2016.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