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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남다른 남편의 배려에 감사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모든 준비를 마친 깨달음이내가 샤워하는 동안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혼자 앨범을 보고 있었다.[ 어디서 뺐어? ][ 저기 책장에 있던데..이게 당신이지?,,][ 응 ][ 역시,,사진 속에서 다 나타나네.. ][ 뭐가? ][ 이거 당신 고등학교 때 사진인 것 같은데눈빛이 너무 강렬해..어릴때부터눈에서 광선이 나왔어? 진짜 날라리 같애][ ............................. ] 아침을 먹고 구례로 향한 우리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첫눈을 보고 화엄사로 자리를 옮겼다. 초겨울 햇살이 아주 따뜻했고 절이 가까워질수록고스넉하고 고요한 산바람이 상쾌했다.평일이여서인지 인적도 드물고, 낙엽이 바람결에뒹구는 소리도 가끔 들려왔다.마침 김장을 하시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던깨달음이 한걸음에 .. 2017. 12. 2.
한국 처갓집에 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남편 [ 오머니, 이고(이것), 이고(이것) ] [ 오메, 오메,,,많이도 사왔네~~] 가방에서 사 온 물건들을 계속 꺼내면서 깨달음은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엄마에게 설명을 드렸다. [ 응,,이놈은 커피고, 이놈은 사탕이고,, 이것은 뭐신고? 생선 같은디? ] 연어라고 손으로 물고기 흉내를 내자 엄마가 바로 알아들었다. 내가 옆에서 설명을 해주면 빨랐겠지만 깨달음의 한국어 실력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에 난 잠자코 엄마와 깨달음의 대화를 들었다. [ 이놈은 빵인갑네..] [ 카스테라 이무니다(입니다) ] [ 오,,카스테라,,,많이도 챙겨왔네.. 사오지 마라고 해도 징허게 말을 안들어 우리 깨서방이...버스 타고 오니라고 고생했을 것인디 얼른 밥 먹세~] 하네다공항이 아닌 나리타공항으로 가기 위해 새벽 5시에 집.. 2017. 11. 29.
일본 부모들이 남자아이를 키우는 방법 목까지 타고 올라온 뱀머리 문신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보여가며 고개를 까딱거리고춤을 추 듯 몸을 꿀렁거린다.건들건들, 어슬렁 어슬렁 매장을 돌아다니며행여 손님이 옷을 만지기라도 하면 보는 앞에서바로 툴툴 털어 정리를 한다.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사든지 말든지,질문도 두번 하면 못 들은 척한다.참, 갈 때마다 불쾌함을 느끼고 오는 가게이다.일본생활 15년을 넘어가면서 이렇게불친절하고 예의없는 가게는 처음이였다.그런데 알고 보니 점원들의 이런 이상행동?이 이 가게만의 컨셉이라고 누군가 귀뜸을 해줘서 그냥 그러러니하기로 했다. 이 브랜드를 알게 된 건 동생을 통해서였고중1학년이 된 현민(가명)이가 이 브랜드를 한번 입고 싶어 한다고 반팔 티 한장을 구입해 달라고 했었다. 한국에는 매장이 없어모조품이 너무 .. 2017. 11. 26.
남편이 한국 장모님을 위해 준비한 것들 [ 오머니, 식사 하셨어요? ][ 아이고, 깨서방이네..][ 오머니, 뭐 드시고 싶으세요? ][ 나는 괜찮응께, 깨서방 먹고 싶은 거 먹어요][ 칼국수, 만두 먹어요~][ 오메,,더 맛있는 것이 천진디..꼭 칼국수를 먹은다그네..내가 맛있는데 알고 있응께 같이 갑시다~][ 오머니, 어디 가고 싶으세요? ][ 어디 가고 싶냐고? 아무데나 가세~][ 바다 보러 갈까요? ][ 좋제~가세,바다도 보고,,깨서방이 좋아하는낙지도 먹고 오세~][ 네~감사합니다~]옆에서 듣고 있는 나는 깨달음의 한국어가 발음, 억양 모두 이상해서 불안불안한데우리 엄마는 잘 알아들고 대답을 하셨다.[ 엄마, 깨서방이 무슨말 하는지 알겠어? ][ 응, 인자 뭔 말한지 대충 알아 먹것드라~][ 한국어 공부를 하라고 그래도 말을 안 듣고이렇.. 2017. 11. 23.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 아이고, 잘 오셨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 네명이서 건배를 했다. 7년전, 내 결혼식에 참석했던 후배와 그 여동생이 이번에 다시 도쿄를 찾은 것이다. 결혼식 이후, 이렇게 4명이서 술잔을 기울리는 것도 역시 7년만이였다. 그 동안 서로에게 있었던 자잘한 사건, 사고들을 시작으로 여행, 갱년기와 건강 등등,, 그런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와인을 두 병째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미혼인 동생분을 앞에 두고 결혼이란 얘기가 나와 각자의 생각들이 오갔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결혼이지만 결혼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나는 그간의 결혼생활 체험담?을 먼저 얘기했다. [ 일단, 결혼을 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거야 정말 현실이라고,,이혼하는 커플이 주변에 참 많이 있지만 이혼이 쉬운 게 아니고,, 아무튼.. 2017. 11. 20.
티스토리 초대장 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도 함께 이번주부터 깨달음은 송년회가 시작되었다.월요일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11시를 넘나들고 있다.매해 연말이면 있는 행사이기에 그러러니하고 난 대략 퇴근시간만 물었는데 지금껏 그렇게 빗나가지 않고 자신이 말한퇴근시간에 맞춰서 들어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12시가 넘어서 들어왔고가방을 자기 방에 던져두고 나와서는자세를 바로 잡고 내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미안합니다~~][ ........................... ] 아무런 반응를 보이지 않자 또 한다.[ 많이 많이 미안합니다 ][ 알았어, 들어가 자...][ 옷 갈아 입고 나올게 ][ 아니야, 양치 하고 자,,빨리 ]갈지자로 안 걷는 걸 보니 그리 많이마시지는 않은 것 같았다.자기방에서 우당탕 소리가 한번 나고세면대에서 터프하게 세수를 하는 소리.. 2017. 11. 18.
일본에서 지진 발생시 하는 행동방침 10가지 한국에서 지진이 일어난지 몰랐다. 저녁을 먹으며 뉴스를 통해 알았고 깨달음은 포항이 어디쯤인지 궁금해했다. 진도 5도이면 상당한 흔들림이 있었을텐데 걱정이 앞선다. 수능도 일주일 미뤄졌다고 하니.. 여러 사이트에서 피해상황들을 깨달음과 함께 보며 한국도 지진대비를 철저히 해야해야할 때가 왔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이곳 일본에서 15년을 넘게 살다보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진도 3정도는 솔직히 그냥 그러러니하고 넘어가버리고 무디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한국에서 예측할 수 없는 지진이 발생을 하고 그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하니 재해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미리 습득해 놓으면 좋을 것 같아 행동방침 10가지를 간단명료하게 소개하자고 한다. 예고없이 찾아오.. 2017. 11. 16.
일본 시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 나고야에 가는 동안,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난 음악을 깨달음은 바로 도면을 펼쳐놓고 설계를 했다. 오늘 스케쥴은 나고야에 신축예정인호텔부지 견학과 완공된 호텔에서숙박을 하기 위함이였다. 신축호텔인만큼 입구에 축하화환들이즐비하게 늘여져있고베테랑 스탭이 긴급 투입되었다고 하더니아주 친절하고 능숙한 체크인이 이루워졌고기존의 비즈네스호텔과는 다른 신감각적인느낌이 전반적으로 풍겼다. 방에 들어갔더니 침대가 좀 높은 감이 있어물었더니 침대밑으로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공간을 만들기 위해 침대높이를 약간 높게 조절했다고 한다.그리고 샤워실도 바로 위에서 내려오는 천장샤워기를 설치했다고 내게 어떠냐고 묻는다.[ 음,,좋은데...] 그리고 새로운 부지에 가서 열심히뭔가를 체크하며 혼잣말을 하는 깨달음..이마살을 찌푸리며 조.. 2017. 11. 14.
일본 시아버지의 눈물, 그리고 감사 지난 주말, 우리 시댁에 다녀왔다.서방님도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 와 주셨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아버님이 좋아하는 장어덮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두 분이 필요한 것들 적어놓은 메모지를 받아우린 마트로 향했다. 쇼핑한 물건들을 가지고 시댁으로 자리를 옮긴 우리들은 이젠 쓸 일이 없는 모든 살림살이들을 버리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시댁에 올 때마다 버리고 있지만 묵은 살림들이 많다보니 치워도 표가 좀처럼 나질 않는다. 깨달음은 안방을 난 옷장에 넣어진 옷가지를 모두 재활용 봉투에 넣었다.2층에 올라가봤더니 쥐들이 다녀간 흔적만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빈집,,, 빈집이 되어가는 과정이리얼해서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묵묵히 물건들을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깨달음이 상기 된 목소리를 날 부른다.[.. 2017. 11. 11.
남편에게 있어 한국 블로그의 의미 일찍 자겠다고 들어갔던 깨달음이거실문을 열고 고개를 내민다.[ 뭐 해? ][ 음,,그냥,,][ 바빠? ][ 음,,조금,,,,,] 노트북을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옆에 앉는다.올 하반기에 들어서 괜시리 바쁘다.읽어야할 책도 페이지가 그대로인 채로침대에 널부러져 있고,....하루가 너무도 쉽게 지나가 가버린 듯해서아쉬운데 새로 찾아 온 오늘을 또 정신없이 보내버리고 만다.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자고 일기장 맨 밑에무슨 주문처럼 적어 넣고 있지만24시간을 얼마나 알차고 보람되게 사용했는지 잠자리에 누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어 허무하기 그지 없다.밀린 스케쥴을 다시 정리하고블로그에 들어와 댓글들을 읽고지난주에 찍어둔 사진을 포토샵으로수정하고 정리를 했다.이 얘기에는 저 사진이 들어가야 되고이 사진은.. 2017. 11. 8.
일본 친구가 한국 갈때 멋을 내는 진짜 이유 [ 케이짱, 다음달에 같이 부산 안 갈래?나,,부산 한 번도 안 가봤어..같이 가자~케이짱~~..]잘 있었냐는 인사도 하는둥마는둥 자리에 앉아서둘러 주문을 마친 마리짱이 자기하고 싶은얘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물을 한모금 마시고 내가 먼저 물었다.[ 갑자기 왠 부산? 서울도 아니고? ][ 지금 00여행사 이벤트 기간인데, 혼자 가면 5만엔(약 오십만원)이고둘이 가면 3만엔에 갈 수 있단 말이야,그니까 같이 가자~오늘 꼭 케이짱에게같이 갈 약속을 받으려고 한거야] [ 엄청 싸네,,,근데 내가,,시간이 안 나...][ 안돼~케이짱 밖에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서울은 내가 혼자 갈 수 있는데..부산은아무것도 몰라서,,용궁사, 감천문화마을, 부평시장에 가고 싶어.가이드북도 이미 샀단 말이야,,][ 마리짱 혼자서.. 2017. 11. 4.
한국,,가족,,귀국,,갈등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난 언니차를 타고 모델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재개발이 될 거라해서 사 둔 작은 아파트가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고 계약을 해야해서 급하게 한국에 오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 들어 오기 전부터 언니가 몇 번의 설명을 해줬지만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날 위해 형부까지 일부러 시간을 내 주었다. 생각보다 좋은 위치의 집이 배정이 되었고 가격도 썩 나쁘지 않다는 부가 설명을 덧붙혀 주셨지만, 나는 남의 일처럼 멍하기만 했다. 계약을 하는 동안, 그리고 욥션으로 들어가야할 사항들을 형부와 언니가 알기 쉽게 설명을 해 주었고 난 그 상황을 이해하는 데 바빴다. 그래서인지 계약서 작성을 할 때 담당자가 날 외국인 바라보는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옵션창구 직원은 계약자가 본인이 맞냐고까지 물었다... 2017. 11. 1.
돈에 대한 개념이 너무 다른 일본인 깨달음 대학동창인 가네코 상이 우리부부를 초대했다. 대학시절 무전여행을 함께 하며 공부 외에도 청춘을 즐겁게 보낸 사이라고 알고 있다. 가네코 상은 올해 퇴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우리를 초대한 이유는 리폼을 한 자신의 집도 소개할겸 오랜만에 함께 술자리를 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친구집이 어딘지 헷갈려서 전화를 걸고 있는데 멀리서 가네코 상이 깨달음 이름을 불렀다. 집에 도착하니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깨달음은 우리가 가져 온 와인을 꺼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분이 오시고, 그렇게 좀 이른 저녁식사겸 리폼 축하를 하려는데 가네코 상이 깨달음에게 흰 봉투를 건넸다. [ 뭐야? ] [ 지난달,내가 지갑 잊어버리고 안 가져 갔을 때 니가 내 술값 대신 내 .. 2017. 10. 29.
이룰수 없는 남편의 꿈과 희망 [ 잠깐만, 나 이것 좀 사고... ]집에 가는 길에 깨달음이 발걸음을 멈춘 곳은 바로 복권판매점이였다. [ 지난주에도 샀잖아 ][ 여기는 많이 당첨되는 명당이니까이런 곳에서는 꼭 사야 돼~ ]깨달음은 복권을 자주 산다. 아니 매주 사고길을 가다가 왠지 자기 느낌이나 기분이 좋을때무슨 일이 있어도 꼭 산다.대략 100장~ 300장까지 구입을 하며 40대부터 사기 시작해 이제까지 최고 당첨금액은 만엔(약 십만원)뿐이였지만그래도 끝임없이 깨달음은 복권을 산다.[ 오늘은 몇 장 살거야? ][ 여기가 명당이니까 200장 살거야... ][ .......................... ] 뭘 사면 좋을지 줄을 섰다가 다시 쳐다보고심각하게 고르고 있는 깨달음에게 한마디 했다.[ 왜 당신은 복권을 그냥 지나치는지 .. 2017. 10. 25.
해외에서 병마와 싸우고 계시는 분들 아침일찍 병원에 들렀다.내년까지 예약이 들어가 있는 예약표를 보고있으니 괜시리 한숨이 나오긴 했지만내 번호가 다가오자 마스크를 한채로미소짓는 연습을 했다. [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 네..비가 와서 좋네요 ][ 케이씨 비 좋아하시나봐요? ][ 아니요, 싫어하는데요, 4일째 내리니까그냥 좋아하기로 했어요,짜증 낸다고 안 내리는 것도 아니고해서..][ 완전 긍정모드네요~][ 네..]늘 하는 정기점검이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다.항상 긴장하게 되고, 불안한 게 사실이다.재발하지 않았을까, 다른 조직에 문제가 생긴 건아닐까,,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별 문제없이 순조롭다는 얘길 듣고 신주쿠에 나갔다. 아로마향을 사기 위해서이다.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칼레이터부터로즈, 허브, 라임, 라벤다,.. 2017. 10. 22.
남편이 준비한 뜻밖의 생일선물 의미를 알 수 없는 봉투가 놓여있었다.대부분, 큰 싸움을 한 다음날이나깨달음이 내게 특별히 부탁할 사항이 있을 때,아님, 축하할 일이 있을 때이렇게 노트북에 편지를 올려놓는데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아침 약속이 있어 외출을 하고 돌아와 천천히 열어보았다.결혼해서 7번째 맞이하는 생일을 축하하고나와 함께 있을 때가 정말 행복하다는좀 과한 애정표현이 적힌 편지와 돈이 들어 있었다.왠 생일인가 했더니 내 음력생일이 아닌양력으로 쓰는 생일을 기념한 것이다.결혼하고 매해 음력과 양력을 가르쳐 줘도깨달음은 한 번 입력된 생일날만 기억할 뿐, 음력은 언제인지 모르고 넘어간다. 점심시간에 맞춰 전화를 했다.[ 내 생일은 11월 초야,,음력,,][ 아,,그래? 해년마다 두번씩 해야하네 ][ 아니야, 음력.. 2017. 10. 19.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약속 장소에 그녀가 미리 와 있었다.40대후반의 그녀는 내가 대학원 시절,학회발표를 하며 알게 된 친구이다.석사 졸업후 한국으로 돌아가 직장생활을바로 했었다.그녀는 늘 차분하고, 절제할 줄 알며, 한 발 물러서서 상대를 들여다보고무엇보다 말을 예쁘게 한다. 같은 말을 해도 참 애정이 묻어있다.[ 언니.., 많이 아팠지? ][ 아니, 괜찮아,,,다 나았어..,][ 술 마셔도 되는 거야? ][ 응,두잔까지는 괜찮아..] 코스요리가 하나씩 나오고 우린 식사를 했다. 둘만의 공간 속에서도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를 염려하지 않으며 자연스레 편한대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그녀이다.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다. 묻지 않고 설명하지 않아도 느낌으로알 수 있는 부분이 서로에게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아.. 2017. 10. 16.
남편 속에 여자가 살고 있다 우리의 퇴근시간에 맞춰 1인용 침대가 도착했다.깨달음 방에 놓기 위해 미리 레이아웃을 바꾸고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양복을 벗고 바로 조립을 시작한 깨달음.[ 어려워? ][ 응, 조금,,,꽤 복잡하네...]30분쯤 지나 들어다봤는데 그때까지도 형태를 못 찾고 있었다.깨달음은 남자인데 기본적으로 남자들이잘하는 조립이나 기계설비, 컴퓨터가 서툴다.그리고 자신은 결코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지만상당한 길치이다. 난 그런 깨달음이 처음엔 답답했지만결혼생활을 거듭해가면서깨달음의 서투른 부분은 인정하고잘 하는 부분을 높게 평가하기로 했다.그렇게 꼬박 1시간 반이 지나서야 깨달음은 조립을 완성했고아주 만족해하며 힘을 너무 많이 썼으니고기를 먹으로 가자고 했다. 늘 주문하는 메뉴들이 나오고 맛있게 고기를 구워먹다가 내가 .. 2017. 10. 13.
일본인 친구가 말하는 한국 남자의 매력 그녀를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 애리짱은 김치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1년에 한번씩 꼭 여름휴가에 일주일간의 여유로운 한국행을 다녀오곤 한다.주로 먹방을 위주로 하는 여행이다보니해년마다 살이 찐다며 불만을 토해낸다.[ 몇 년만이지? ][ 작년? 아니,,재작년인가? ][ 3년전인 것 같은데..우리 너무 오랜만이다 ] [ 근데, 정말, 좀 살이 찐 것 같네...][ 하지마,,깻잎김치때문에 젓가락이 멈추질 않아 미치겠어..][ 그렇게 맛있어? ][ 깻잎김치랑 깻잎장아찌가 있잖아,,그게 먹어도 먹어도 안 질려,,]칼칼한 태국요리를 몇가지 주문하고 우린 건배를 했다. 이번 서울에서는 유명하다는떡볶이와 양념통닭집을 찾아다녔다고 한다.양념통닭을 매운 칠리소스에 찍어먹었던 게.. 2017. 10. 10.
남편이 두려워하는 아내의 사랑 확인법 [ 이번주는 어디라고? ][ 교토 ][ 1박2일? ][ 응, 근데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한밤중일거야, 도쿄에서 바로 미팅 있거든][ 그래,,술 마셔야 돼? ][ 음,,식사하고,,또 2차로 가겠지..][ 알았어, 가방 챙겼어? ][응, 지금부터 챙길거야,, ]회사일이 바쁜 경우 깨달음은자신이 직접 출장을 가곤 한다.한달에 한 번, 많을 땐 두세번의 출장을 가고당일치기로 돌아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이주말을 낀 1박2일인 경우가 많다.그렇게 깨달음이 출장을 가고 혼자 남아도난 여느날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다.함께 있어도 각자의 할 일들에빠져서 자유로운 생활을 해서인지...잠자리에 들기전, 잘자라는 카톡을 보내기까지깨달음이 부재임을 전혀 못 느낄 때도 있다. 그러다가 아주 가끔이지만 뜬금없이 깨달음에게 지금 있는 .. 2017. 10. 7.
시아버님이 보여주신 배려와 사랑 깨달음이 잠긴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정막감이 맴돌았다.아무도 안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안방, 부엌, 이층, 그리고 마당까지 그 어디에서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었고냉냉하고 차분한 공기만이 맴돌았다.방문들을 열어 먼저 환기를 시키고 깨달음은 마당에 나가 아버님이 애지중지 키우시던 화초들에 물을 주었다.시부모님이 집을 비운지 채 10일도 되지 않았는데 포도는 주렁주렁 열렸고, 감나무에 감도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교토에 사시는 서방님이 시간이 날 때마다시댁에 들러, 집들을 정리하고필요한 것을 챙겨 요양병원에갖다드렸다고 하던데, 방 여기저기엔뭔가 물건을 찾은 듯한 흔적,덜 닫힌 서랍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린 간단한 점심을 먹고난 어머님 옷장과 장롱, 깨달음은 아버님이주로 사용하.. 2017. 10. 4.
일본의 장수노인이 즐겨먹는 의외의 음식 일본 전국에 사는 건강장수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을 유지해 온 식생활 패턴과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발표가 있었다. 먼저, 장수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로는 녹차가 단연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커피, 우유 순으로 나왔다. 즐겨 먹는 발효식품에 관한 조사에서는 1위를 요구르트가 차지했고, 낫또(청국장), 된장, 쯔게모노(야채 절임) 5위가 김치순으로 나왔다. 요구르트는 소화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였고 특히 바나나를 넣은 요구르트는 소화기능 뿐만 아니라 면역을 높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전문의의 설명이 덛붙혔다. 또한, 하버드 대학에서 요구르트를 먹는 그룹과 먹지 않는 그룹을 30년간 연구한 결과, 요구르트를 매일 먹는 그룹에서 당뇨병 리스크가 18%감소.. 2017. 10. 1.
엄마를 속상하게 만든 효도여행 라운지에 들어가 따끈한 우유를 한 잔 엄마께 드리고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내 목소리를 금방 알아차리고 묻는다.[ 싱가포르야? 다들 별 일 없으시지?어머니도 좋아하셨어? 근데 왜 울어? ]한번 터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난대답을 못했다. [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내가 막판에 못 참고 엄마한테 짜증 내버렸어...][ 왜 그랬어..어머니를 위한 여행이였잖아,,좀 참지 그랬어..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어머니한테 잘못했다고 그래..마지막까지 어머니 기분 맞춰드려,,, 지금 바로,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그래,알았지? ][ 알았어..]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제발, 말 좀 들으시라고 악을 써 버린 것이다.딸들이 하는 말들은 전혀 안 들으.. 2017. 9. 28.
나는 가고 남편은 남고,, [ 조심히 잘 갔다 와~, 어머님을 위한 여행이니까 행여 못마땅한 게 있어도 그냥 다 들어드리고,, 무슨 말인지 알았지? ] 짐가방을 싸고 있는 내게 옆에서 계속해서 주문을 외우듯, 조심하라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다. [ 당신이랑 같이 가면 좋았을텐데...] [ 아니야,,이번에는 엄마와 딸들만 가는게 좋아 그래야 편하게 즐기실 수 있지...] [ 나 없는 동안 당신은 뭐할거야?] [ 응, 나는 시골에 내려가서 노인홈에 아버지랑 어머니 들어가는 수속도 하고 집에서 짐도 좀 챙기고,,버릴 것도 좀 버리고.. 그럴 생각이야..] [ 여행 갔다와서 바로 같이 갑시다] [ 그래.. 알았어, 건강히게 잘 다녀와 ] 다음날, 아침, 공항에서 헤어지며 계속해서 손을 흔드는 깨달음에게 못내 미안한 마음이 밀려들어왔다. .. 2017. 9. 24.
남편이 준 축하금의 진정한 의미 [ 책, 지금 집에 몇 권 남았어?] [ 아마,,20권쯤 있을 걸...왜 ] [ 당신 사인을 좀 넣어서 9권만 준비해 줘] [ 왜?] [ 주문 받았어..] [ 한국어잖아,,] [ 괜찮아, 재일동포하고 한국사람에게 줄거야] [ 누군데?] [ 하라모토 상 알지? 그 사람이 엊그제 회사를 왔는데 내 책상에 있는 당신 책을 보고는 한국어를 읽더라고,,그래서 한국말 아냐고 물었더니.. 그냥 좀 배웠다고 그러면서 당신 책을 계속 읽는 거야,, 그래서 알았지..재일동포라는 걸..] [ 물어봤어? 재일동포냐고?] [아니,그 전부터 업계에서는 그런 말이 있었거든.. 근데 하라모토 상이 책을 사고 싶다고 5권을 구입해 달라고 했어..] [ 나머지 4권은?] [ 나머지는 내 주변에 다른 재일동포에게 주려고,,] [ 그 사람.. 2017. 9. 21.
남편을 춤추게 만든 한국식 집밥 [ 모두 좋아지셨네요. 빈혈수치도 정상치에 가깝고,,이젠 예전처럼 활동하셔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철분제는 당분간 드셔야 해요] [ 네, 감사합니다] 담당의가 다음달 예약표를 작성하는동안 깨달음과 마주보며 무언의 미소를 서로에게 보냈다. 병원을 나와 그길로 바로 초밥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자고 했더니 축하의미로 초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마냥 들 떠 있었다. 초밥이 나오자 내가 좋아하는 성게말이를 내 접시에 올려주는 깨달음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 당신, 고생했어..이제까지..고마워..] [ 아니야,,당신이 빨리 낫는 게 중요했지... 별 문제없이 회복이 됐다고 하니까 참 다행이야,,] [ 응,이제부터 아프지 않고, 당신에게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줄게..한달가량 외식만 하느라 당신이 애를 .. 2017. 9. 18.
일본을 찾는 관광객에게 향한 불편한 시선들 요즘, 일본의 대중교통계에서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첫번째로 여행자들이 대형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다보니 일반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각 지역마다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특히, 교토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교토는 산업도시인 오사카(大阪)와 문화도시인 나라(奈良)와도 거리상으로 가까운 긴키지방의 중심도시로 1,000년 이상, 황궁이 있던 일본의 옛수도였고 지금까지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국제적인 문화 관광도시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들이 큰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다보니 일반승객들의 승하차에 문제가 생기고.. 2017. 9. 15.